현대차 아슬란, 고급차 시장 가열…"그랜저·제네시스·수입차 모두 덤벼"
  • 전승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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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14.10.29 13:30
현대차 아슬란, 고급차 시장 가열…"그랜저·제네시스·수입차 모두 덤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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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가 아슬란을 통해 브랜드 이미지를 고급화하고 수입차를 견제한다는 계획이다. 하지만 내부에선 원치 않는 간섭, 이른바 카니발리제이션 현상도 경계하고 있다.

현대차는 30일, 서울 동대문디자인플라자에서 아슬란을 출시하고 본격적인 판매에 나선다. 아슬란은 현대차가 2011년 3월 벨로스터 이후 3년여 만에 선보인 완전 신차로, 그랜저와 제네시스 사이 모델이다. 

현대차 측은 "아슬란을 통해 고급 세단을 희망하는 소비자들의 선택 폭을 넓히는 동시에 프리미엄 브랜드로서의 이미지를 강화할 계획"이라며 "개발 단계부터 차명 선정에 이르기까지 면밀한 시장분석과 고객의 요구사항을 반영해 심혈을 기울여 만든 모델인 만큼 신규 수요를 창출할 수 있을 것"이라 자신했다. 

◆ 아슬란, 공략할 시장은…치열한 경쟁 상황

일부에서는 그랜저와 제네시스 사이에 비집고 들어갈 틈이 좁을 뿐 아니라, 수입차와 경쟁하기도 만만치 않다고 우려한다.

우선 국산 준대형·대형차 시장이 포화상태여서 이미 그랜저와 제네시스의 판매량이 줄어들고 있기 때문이다. 그랜저의 경우 올해 1~9월 6만6027대를 판매해 국산 준대형 세단 시장에서 70.8%의 높은 점유율을 기록했지만, 판매량은 1월 8134대에서 9월 6210대로 감소했다. 제네시스 역시 2만7596대로 국산 대형 세단 시장에서 68.9%의 점유율을 차지했지만, 신차 효과가 점점 줄어들어 판매량은 1월 3728대에서 9월 2053대까지 하락했다. 

▲ 1~9월 4000만원 이상 고급차 판매량 및 점유율

현대차는 아슬란을 통해 수입차에 넘어가 있는 4000만원 이상대 시장을 노린다. 올해 1~9월까지 판매된 4000만원 이상 고급차 판매량은 총 16만1562대로, 이 중 수입차는 10만9941대로 68%에 달했다. 반면, 국산차는 5만1621대로 32%에 불과했다. 특히, 수입차 판매량은 급속히 늘어나고 있지만, 국산차 판매량은 지속적으로 줄어들어 격차는 더욱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업계 한 관계자는 "현대차 제네시스를 살 돈으로 비슷한 가격대의 메르세데스-벤츠 C·E클래스나 BMW 3·5시리즈 등 수입차를 사려는 소비자들이 더욱 늘고 있다"고 설명했다.  

◆ 아슬란, 결국 그랜저·제네시스와 경쟁?

업계에서는 아슬란이 결국 그랜저·제네시스와 경쟁할 가능성이 높다고 내다봤다. 국산 준대형·대형차 시장에서 그랜저와 제네시스의 점유율이 70%에 달하기 때문에, 아슬란으로 유입되는 수요의 대부분은 이들에게서 발생할 것이란 분석이다. 

▲ 현대차 아슬란

실제로 아슬란은 플랫폼과 파워트레인, 가격 등 그랜저·제네시스와 상당 부분 겹친다. 

우선 플랫폼은 그랜저와 공유한다. 후륜구동을 기본으로 하는 제네시스와 달리 아슬란은 그랜저처럼 전륜구동 모델이기 때문이다. 차체 크기는 역시 길이 4960mm, 너비 1860mm, 높이 1470mm로, 제네시스(4990×1890×1480)보다는 2015년형 그랜저(4920×1860×1470)와 비슷하다. 휠베이스도 2845mm로, 그랜저와 같다.

반면, 실내외 디자인은 제네시스와 비슷하다. 외관은 플루이딕 스컬프쳐 1.0이 사용된 그랜저와 달리 플루이딕 스컬프쳐 2.0이 적용돼 제네시스처럼 간결하고 정제된 느낌이다. 실내 역시 전체적인 레이아웃을 간결하게 만들고 센터페시아의 각종 버튼의 크기와 배치 등도 인체공학적 설계를 적용해 만들었다. 또, 고급 나파 가죽 시트를 기본으로 적용했으며, 그랜저를 뛰어넘어 제네시스급 안전·편의 사양이 적용됐다. 

▲ 현대차 아슬란 실내

파워트레인은 3.0리터급과 3.3리터급을 적용해 그랜저와 제네시스의 딱 중간이다. 그랜저(2.4, 3.0), 아슬란(3.0, 3.3), 제네시스(3.3, 3.8), 에쿠스(3.8, 5.0)의 고배기량 엔진 라인업을 완성시키려는 의도다. 

아슬란에 탑재될 예정인 3.0리터급 GDI 엔진은 그랜저에 장착돼 최고출력 270마력, 최대토크 31.6kg·m의 동력 성능을 발휘한다. 복합 연비는 10.4km/l다. 제네시스에 사용된 3.3리터급 GDI 엔진은 282마력의 최고출력과 35.4kg·m의 최대토크를 내며, 복합 연비는 9.4km/l다.

다만, 동력 성능과 연비는 조금 차이가 있을 것으로 보인다. 최근 현대차가 실용 영역에서의 주행 성능을 높인다며 최고출력을 낮추고 있어 아슬란의 제원상 동력 성능은 그랜저(3.0)와 제네시스(3.3)보다 다소 낮아질 가능성도 높다. 또, 아슬란의 무게가 그랜저보다 무거울 것이기 때문에 연비를 유지하려면 어느 정도의 출력 조정이 불가피하다. 업계에서는 아슬란의 복합 연비가 10km/l 수준이 될 것으로 예상했다. 

▲ 그랜저-아슬란-제네시스 제원 비교표

가격 역시 그랜저와 제네시스 사이다. 현대차는 아슬란의 가격을 4천만원대 초중반으로 책정할 계획인데, 이는 그랜저 3.0 최고급 풀옵션 모델(4391만원)과 제네시스 3.3 기본 모델(4660만원) 사이에 맞춘 것이다. 또, 트림과 옵션 사양에 따라 제네시스보다 비싼 모델이 나올 가능성도 높다.

한편, 아슬란은 지난 6일부터 사전계약을 시작했으며, 28일까지 2200여대가 계약됐다. 현대차는 아슬란의 목표 판매량을 월 1800대(연간 2만2000대) 수준으로 잡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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