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월 수입차 판매량 업&다운…한국은 독일차가 독식?
  • 전승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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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14.08.07 12:46
7월 수입차 판매량 업&다운…한국은 독일차가 독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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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입차 대부분은 화려한 겉모습과 달리 극심한 어려움을 겪고 있었다. 판매량을 보면 존속하는 비결 자체가 미스터리인 브랜드도 한둘이 아니다. 

한국수입자동차협회(KAIDA)에 따르면 1~7월까지 누적등록대수가 11만2375대로 25.6%나 증가했다. 수입차 점유율은 작년 11.9%에서 15% 수준으로 뛰어오를 것으로 전망된다(상용차 제외).

전체적으로는 가파른 상승세를 기록하며 호황을 누리는 걸로 비춰지지만, 그 안을 살펴보면 30개 브랜드 중 몇개 브랜드가 판매를 주도하고 있었다. 독일 빅4의 판매량이 너무나 압도적이어서 다른 수입차 브랜드 판매량이 저조하더라도 독일차 판매가 늘면 전체 수입차 시장은 성장한 것처럼 착시현상을 보이게 된다. 

BMW와 메르세데스-벤츠, 폭스바겐, 아우디 등은 각각 월 3000대가 넘는 판매량을 유지하며 여전히 70% 넘는 높은 점유율을 기록했다. 더구나 다양한 포트폴리오까지 갖췄기 때문에 노후화 등으로 일부 차종의 판매량이 하락하더라도 각종 새 모델이 투입돼 판매량을 끌어 올렸다.

▲ 7월 수입차 브랜드별 점유율

독일 빅4를 제외한 유럽 브랜드와 일본·미국 브랜드들은 나머지 30%의 시장을 놓고 치열하게 다퉜다. 대부분 안 팔리는 브랜드는 특정 모델에 대한 의존도가 높고 신차를 내놓는데 인색한데다 할인과 할부 등 프로모션에 따라 판매량이 큰 폭으로 오르내렸다. 특히, 특정 브랜드 판매량이 늘면 다른 브랜드는 줄어드는 이른바 '제로섬 게임' 체제가 굳어지고 있었다.

지난달 독일 빅4를 제외한 유럽 브랜드 점유율은 11.5%, 일본 브랜드는 10.8%, 미국 브랜드는 7.4% 수준에 그쳤다.

◆ 차종별 업&다운…폭스바겐 티구안, 베스트셀링카 1위 탈환

▲ 7월 베스트셀링카 1위를 차지한 폭스바겐 티구안

차종별로는 906대가 판매된 폭스바겐 티구안 2.0 TDI 블루모션이 전월(652대) 대비 39.0% 성장하며 베스트셀링카 1위를 차지했으며, 아우디 2.0 TDI는 전월(504대)보다 35.1% 늘어난 681대가 판매돼 2위에 올랐다.

메르세데스-벤츠 E220 CDI는 63.9% 증가한 544대가 판매됐으며, BMW 520d x드라이브도 30.4% 늘어난 459대가 판매됐다. 또, 메르세데스-벤츠 C200은 191% 증가한 393대, BMW 320d는 79.3% 늘어난 337대가 팔리는 등 판매량 상위권 모델들은 대부분 독일 빅4가 독차지했다.

이밖에 포드 익스플로러는 137% 성장한 303대가 판매됐다.  

▲ 7월 수입차 모델별 판매량 변화표

BMW 520d의 경우 전월(711대) 대비 22.6% 줄어든 550대가 판매됐지만, 베스트셀링카 3위를 기록했다. 렉서스 ES300h도 15.8% 감소한 357대가 판매됐지만, 여전히 높은 인기를 모았다. 

또, 인피니티 Q50 2.2d는 전월(390대) 대비 41.8% 줄어든 227대, 폭스바겐 폴로는 33.5% 감소한 167대, 닛산 알티마는 34.9% 하락한 153대 등이 판매됐다.

◆ 업↑수입차 브랜드…롤스로이스 7대 판매하고 성장률 1위

지난달 가장 높은 성장률을 기록한 브랜드는 의외로 롤스로이스였다. 물론, 한 달에 1~7대만 팔리는 브랜드다 보니 판매량의 비교는 어렵지만, 어쨌든 KAIDA에 등록된 수입차 중 가장 '업'된 브랜드였다. 롤스로이스는 6월에 고스트 2대가 팔렸을 뿐이지만, 지난달에는 고스트 3대와 레이스 3대, 팬텀 1대 등 총 7대가 판매돼 250% 늘었다.

다음으로는 지난달 315대를 판매해 전월(184대) 대비 71.2% 성장한 푸조다. 푸조의 경우 최근 FTA로 가격을 내리고, 활발한 마케팅을 펼친 것이 주효했던 것으로 분석된다. 모델별로는 508 1.6 e-HDi 판매량이 6월 28대에서 7월 110대로 크게 늘었다. 푸조 수입사 한불모터스는 이번 달에도 508 악티브 모델을 주유비 419만원을 지원하는 특별 프로모션을 실시하고 있다. 

▲ 한불모터스는 최근 푸조 508 판매에 집중하고 있다

포드·링컨도 917대를 판매해 29.2% 늘었다. 모델별로는 포드 익스플로러가 128대에서 303대로 크게 늘었으며, 퓨전 2.0도 47대에서 81대로 증가했다. 링컨의 경우 MKS가 66대에서 103대로 늘었지만, MKZ는 179대에서 140대로 줄었다.

메르세데스-벤츠는 3349대로 전월(2907대) 대비 15.2% 증가했다. 최근 새롭게 출시된 C200은 135대에서 393대, E220 CDI는 332대에서 443대로 크게 증가하는 등 대부분의 모델의 판매량이 늘었다. 메르세데스-벤츠코리아는 이달 소형 SUV 모델인 GLA를 출시해 SUV 라인업 판매도 늘린다는 계획이다. 

이밖에 혼다는 283대에서 320대로 13.1%, 볼보는 245대에서 276대가 판매돼 12.7% 증가했지만, 눈에 띄게 늘거나 줄어든 모델은 없었다. 

▲ 7월 수입차 브랜드별 판매량 변화표

◆ 다운↓수입차 브랜드…인피니티, Q50 의존도가 90%

가장 큰폭의 하락을 기록한 브랜드는 판매량이 73.7%나 줄어든 피아트였다. 피아트는 6월 304대가 판매됐지만, 7월에는 불과 80대가 팔렸다. 사실 피아트의 경우 최근 친퀘첸토(500)의 가격을 최대 1160만원이나 낮추며 재고를 모두 소진해 팔 차가 없었기 때문이다. 피아트는 현재 친퀘첸토 연식 변경 모델 출시를 준비하고 있다. 

다음은 47.8% 줄어든 벤틀리다. 벤틀리는 6월 23대가 판매됐지만, 7월에는 12대가 팔리는데 그쳤다. 모델별로는 플라잉스퍼가 16대에서 8대로 줄었으며, 컨티넨탈도 7대에서 4대로 감소했다.

▲ 인피니티는 Q50 의존도가 너무 높아 잘 펼려도 문제, 잘 안 팔려도 문제다

인피니티의 경우 Q50에 대한 의존도가 너무 컸다. 인피니티 전체 판매량 중 Q50의 비중은 6월  93.8%, 7월 87.3%에 달했다. 덕분에 Q50은 6월에 390대가 팔려 인피니티가 433% 성장하는데 큰 도움이 됐지만, 지난달에는 277대가 팔려 37.5% 하락하게 만들었다. 하지만 인피니티로서는 선전한 셈이다. 

미니는 지난달 495대가 판매돼 전월(411대) 대비 19.0% 하락했다. 쿠퍼가 164대에서 106대, 컨트리맨 D가 256대에서 143대로 줄어드는 등 주력 모델의 판매량이 감소했기 때문이다. 

이밖에 렉서스는 ES300h 판매량이 424대에서 357대로 줄며 14.2% 하락했다. 재규어의 경우 XF 2.2D가 82대에서 28대로 감소해 전체 판매량도 18.6% 줄었으며, 랜드로버도 래인지로버 판매량이 전체적으로 줄어들어 12.4% 떨어졌다. 또, 닛산은 393대에서 309대로 21.4%, 시트로엥은 60대에서 41대로 31.6% 줄었다.

BMW와 폭스바겐, 아우디, 도요타, 포르쉐, 캐딜락 등은 전월과 비슷한 수준의 판매량을 유지했다. 

수입차 협회 윤대성 전무는 "수입차 시장에서 일부 브랜드가 선전하고 있지만, 영속성과 다양성 면에서 다양한 브랜드들이 제 색깔을 찾고 일정 부분 시장을 차지하는게 바람직 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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