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 환경 뿐 아니라 산업 생태계의 변화가 거세고 급격히 진행되고 있습니다. 더불어 전세계 자동차 회사들도 미래를 향해 체질을 바꾸면서 새롭고 다양한 시도들을 하고 있습니다. 그 중 하나가 자동차 생산기지의 변화입니다. 이른바 스마트 팩토리로 통칭됩니다. 보다 나은 미래를 위해 전 세계 자동차 회사들은 자동차 생산기지를 어떤 방식으로 어떻게 진화하고 있는지 시리즈로 살펴봅니다.

먼저 2021년 7월로 돌아가 본다. 당시 메르세데스-벤츠가 중요한 발표를 하나 했었다. 향후 제품 포트폴리오 전략과 투자 계획을 포함한 새로운 전동화 전략에 대한 것이었다. 이들은 전동화 전략을 ‘전기차 중심(EV-first)’에서 ‘전기차 전용(EV-only)’으로 바꾸면서, 배출가스가 없고 소프트웨어가 주도하는 미래를 향해 속도를 높이겠다고 강력한 의지를 표명했다.

이 발표를 통해 메르세데스-벤츠는 2030년까지 시장 여건이 허락하는 한, 전체 차종을 순수전기차(BEV)로 전환하겠다고 밝혔다. 뿐만 아니라, 2022년부터 2030년까지 순수 전기차 분야에 총 400억 유로 규모의 대대적인 투자를 진행해 전기차 아키텍처 및 차세대 배터리 개발, 새로운 충전 시스템 및 인프라의 구축, 전기차 생산 네트워크 확장 등 다양한 노력을 기울이기로 했다. 이 흐름을 이어 메르세데스-벤츠는 총체적인 관점에서 지속가능성을 실현하기 위해 나아가고 있다. 배터리 공장을 포함한 전세계 생산 공장에서 탄소 중립적인 방식으로 차를 만들기 위한 만반의 준비를 진행 중이다.

계획의 첫 번째 단계는 차량 생산 및 공장 내 에너지 공급 시 발생하는 배기가스 배출을 점진적으로 줄이고 가능하다면 완전히 배출시키지 않는 것이다. 그리고 그 과정의 첫발로 팩토리 56이 있다. 2020년 9월 개소한 독일 진델핑겐(Sindelfingen)의 팩토리 56은 생산 단계에서의 탄소 중립을 위한 청사진을 제시하는 최첨단 생산기지로 자동차 생산의 유연성, 효율성, 디지털화 및 지속가능성을 모두 결합했다. 탄소 중립적인 생산 공장으로 에너지 요구량이 기존 생산 라인보다 4분의 1로 크게 줄어들었다. 옥상에는 연간 전력 요구량의 약 30%를 감당할 수 있는 친환경 전력 공급을 위한 태양광 발전 시스템이 있다. 전력 중 일부는 혁신적인 직류 네트워크로 구성, 공장 운영 시 에너지 효율을 향상시킨다. 지붕 면적의 40%가 녹지로 조성돼 있으며, 재활용 콘크리트를 사용하는 등 생태학적 측면을 고려해 지속가능성을 실현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이산화탄소와 에너지 사이의 균형을 고려하는 것 외에도, 메르세데스-벤츠는 공장 옥상 공간 40%가량에 옥상 녹화를 적용해 오염된 물과 빗물을 분리하고 빗물을 보관하는 시스템을 구축했다. 보관된 빗물은 주변 용수로에 대한 부담을 완화하는 동시 새로운 녹지공간을 조성하는데 사용된다. 또한, 팩토리 56의 메인 건물은 건축학적 및 지속 가능성 측면에서도 뛰어난 사례가 된다. 콘크리트 외벽을 재활용 콘크리트로 만들어 지속 가능한 폐기물 재활용에도 중점을 뒀다.

팩토리 56에는 실시간 데이터를 이용해 메르세데스-벤츠 승용부문의 전 세계 자동차 생산을 지원하는 디지털 생태계 MO360(Mercedes-Benz Operation 360)이 사상 최초로 본격 적용됐다. M0360은 전세계 30개 이상의 메르세데스-벤츠 자동차 공장의 주요 생산 프로세스와 IT 시스템의 정보를 통합하고, 중요한 소프트웨어 애플리케이션들을 연결시킨다. 예를 들어, 최적화된 KPI 기반의 생산 제어를 제공하며, 각 직원이 실시간으로 사용할 수 있는 필요한 정보와 작업 지침을 제공한다. MO360의 주요 요소는 이미 전 세게 30개 공장에서 시행되고 있으며, 디지털화된 자동차 생산에서 최대한의 투명성을 제공하기 위해 효율성과 품질 수단을 기능적 단위로 결합한다.

팩토리 56의 360도 커넥티비티(360-degree connectivity) 개념은 팩토리 56 시설을 넘어 개발 및 설계, 공급 업체, 생산 및 고객에 이르기까지 전체적인 가치 사슬로 확장된다. 고성능 WLAN 및 5G 이동통신 네트워크를 갖춘 새로운 디지털 인프라가 완전한 디지털 운영의 중요한 역할을 담당하며, 스마트 기기부터 빅데이터 알고리즘에 이르기까지 초현대적 인더스트리 4.0(Industry 4.0) 애플리케이션을 사용한다. 디지털 생산 기술은 모든 곳에서 구현되어 있으며, 팩토리 56은 종이가 필요하지 않은 페이퍼리스 공장으로 운영된다. 고정밀 제조 공정을 자동화하는 데 사용되는 포지셔닝 시스템(positioning system)을 통해 라인 내 각 차량을 디지털 추적할 수 있으며, 해당 직원과 관련된 차량 데이터는 디지털 기기 및 디스플레이 화면을 사용해 실시간으로 확인할 수 있다. 덕분에 매년 약 10톤의 종이를 절약할 수 있다.

또한, 기계 및 생산 장비는 모든 공장에서 상호 연결되어 있으며, 대부분은 사물 인터넷(IoT)을 사용할 수 있다. 가상 현실, 증강 현실 등 시리즈 생산을 보다 유연하고 효율적으로 만드는 데 기여한 디지털 기술은 팩토리 56을 개발 및 계획하는 단계에서 이미 사용됐다. 전세계의 자재 흐름을 디지털로 파악할 수 있도록 공급업체 및 운송 서비스 제공 업체와의 다이얼로그 추적에도 사용된다.

최첨단 기술과 혁신적인 인더스트리 4.0을 실현하면서도, 팩토리 56의 중심에는 사람을 최우선의 가치로 두고 있다. 메르세데스-벤츠는 직원의 전문성, 유연성, 높은 수준의 동기 부여가 성공의 핵심이라고 여기며, 지속가능한 생산을 위해 근무 조직과 새로운 근무 시간 모델을 개발하고, 회사와 직원의 요구사항을 조화시키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이러한 맥락에서, 개인의 상황에 따른 교대제도에 대한 직원의 요구를 잘 고려하고, 일과 삶의 균형을 도모할 수 있는 유연한 팀 운영을 위한 모델, 교대 근무 풀(Pool of Shift Employee)에 대한 테스트를 진행하고 있다.

지금 이곳에서는 S-클래스 세단과 롱 휠베이스 버전 모델의 생산을 시작으로, 메르세데스-마이바흐 S-클래스와 럭셔리 전기 세단인 EQS도 같은 생산라인에서 조립되고 있다.

공사기간: 2.5년

연면적: 22만 평방미터(축구장 30개 크기)

굴착토: 약 70만 입방미터

공사 과정에서 사용된 철근 량: 약 6400톤(파리 에펠탑 건설과 유사)

사용된 콘크리트 양: 약 6만6300 입방미터(가정집 150개 분량)

메인 건물 건설에 재활용 콘크리트 적용

1만2000개 이상의 태양광 모듈을 통해 5000 메가와트피크(MWp) 생산

배터리 저장기술 전문 자회사 메르세데스-벤츠 에너지(Mercedes-Benz Energy)의 시간당 1400 킬로와트(kWh) 용량 에너지 뱅크 사용

길이 1km, 최대 깊이 17m, 직경 3m의 빗물 저류시설 확보

고성능 WLAN 및 5G 이동통신 네트워크를 토대로 전면 디지털 방식 운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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