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연합이 중국 자동차 제조사를 대상으로 징벌적 과세 부과 여부 관련 조사를 시작한다고 로이터가 밝혔다. 이번 조사를 두고 수출량이 수직상승 중인 중국 전기차를 견제하려는 유럽연합의 조치일 것이라는 해석이 나오고 있다.

중국 지리자동차의 고급 전기차 브랜드 지커(Zeekr) 생산 공장
중국 지리자동차의 고급 전기차 브랜드 지커(Zeekr) 생산 공장

로이터에 따르면 유럽연합은 중국 BYD, 지리, 상하이자동차에 대한 조사를 진행 하고 있다. 모두 중국에서 생산돼 유럽으로 수출되는 모델들이다. 반면 테슬라, 르노, BMW 일부 모델도 중국에서 만들어 유럽으로 수출하지만 조사 대상에서 제외됐다는 특이점이 발견된다. 

이번 조사의 표면적인 이유는 중국산 전기차가 유럽의 국가 보조금 혜택을 부당하게 받고 있는지를 파악하기 위함이었다. 이미 2023년 10월부터 시작됐으며, 13개월간 강도높은 조사가 진행될 예정이다.

이번 조사에 대해 중국 정부는 강하게 항의하고 나섰다. 유럽연합에 “보호무역주의”라고 비난하고 나서면서 중국과 유럽연합 사이에 긴장감이 커지기도 했다. 유럽이 중국산 자동차를 건드리자, 지난주 중국은 유럽에서 수입하는 브랜드 관련 반덤핑 조사를 시작하는 것으로 대응에 나서고 있다.

그럼에도 유럽연합은 강건한 태도를 고수하고 있다. 올로프 길(Olof Gill) 유럽연합 무역 담당 대변인은 “위원회는 중국 및 유럽 생산업체 중 대표 표본을 선정했다”고 언급하면서 “해당 사업장을 직접 방문할 계획도 있다”고 못 박았다.

중국 전기차 판매는 가파르게 상승 중이다. (사진출처=Transport & Environment)
중국 전기차 판매는 가파르게 상승 중이다. (사진출처=Transport & Environment)

중국 자동차에 대한 유럽의 견제 이유 1순위는 가파르게 치솟고 있는 유럽 내 중국 차들의 시장 점유율에 있다. 현재 중국산 모델들의 점유율은 8%를 기록 중이고, 2025년이면 15%까지 늘어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이처럼 빠르게 점유율을 높이는 핵심 동력은 가격 경쟁력이다. 유럽 전기차와 비교하면 중국 전기차가 평균 20% 이상 저렴하기 때문이다.  

가격 경쟁력을 바탕으로 빠르게 점유하기 시작한 중국 전기차에 대해 유럽연합은 의존도를 낮추기 위한 다앙햔 시도와 노력을 펼치고 있다. 유럽 자체 브랜드를 키워 새로운 미래 먹거리 선점을 목표로 하기 때문이다.

반대로 중국 제조사는 자국 내 경쟁 심화에 따른 성장 둔화 등을 이유로 해외 진출에 총력을 기울이는 상황이다. 국가 관계 등 진입이 쉽지 않은 북미 시장보다 상대적으로 수출 진입 장벽이 낮은 유럽 시장에 집중하고 있는 셈이다.

2023년 중국은 일본을 제치고 세계 최대 자동차 수출국으로 부상했다. 중국 자동차 협회에 따르면 2023년 526만대의 신차를 수출했다. 무려 932억 유로(약 134조 5000억 원)에 달하는 규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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