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월 국내 완성차 판매량은 13만2321대로, 작년 같은 기간(12만7157대) 대비 4.1% 증가했다. 현대차가 올해 최다 월간 판매량을 기록한 가운데, 제네시스도 반등에 성공한 덕분이다. 나머지 제조사는 고금리로 인한 소비 심리 위축과 전기차 수요 둔화, 일부 제조사의 생산시설 가동 중단 등으로 감소세를 보였다.

현대차 포터2
현대차 포터2

현대차는 6만1169대로 네 달 연속 1위 자리를 지켰다. 4만9311대를 기록한 전년 동기 대비 24.0%나 증가했다. 현대차가 월 6만대를 넘긴 것은 지난 2020년 7월(6만6262대) 이후 무려 40개월 만이다. 

지난달에도 현대차의 베스트 셀링 모델은 포터(9255대)였다. 승용 라인업에서는 싼타페(8780대)가 가장 많았고, 그랜저(7980대), 아반떼(5828대), 캐스퍼(5701대), 쏘나타(4895대) 순을 보였다. 

가솔린만 판매되던 싼타페는 하이브리드가 가세하며 날개 돋친 듯 팔리고 있다. 지난달 하이브리드 판매량은 6949대로, 가솔린(1708대)을 압도한다. 다만, 가격 인상과 디자인 호불호 논란으로 쏘렌토보다는 낮은 판매량이다. 

현대차의 올해 1~11월 누적 판매량은 58만4032대로, 기아(52만659대)와의 차이는 6만3000여대로 벌어졌다. 이변이 생기지 않는 한 올해 1위는 현대차가 차지할 전망이다.

기아 쏘렌토 하이브리드
기아 쏘렌토 하이브리드

기아는 전년 동월 대비 3.6% 감소한 5만322대로 2위다. 기아는 쏘렌토, 스포티지, 카니발, 셀토스 등 RV 라인업이 실적을 이끌었다.

지난달 국산차 베스트셀링 모델은 쏘렌토(9364대)다. 쏘렌토는 9월부터 11월까지 세 달 연속 국산차 전체 1위에 오르는 기염을 토했다. 경쟁 모델인 싼타페와 올해 누적 판매량 차이는 3만4000여대에 달한다.

끝나나 싶던 레이의 역주행이 다시금 불붙은 것도 흥미로운 점이다. 지난 9월 3464대로 올해 최저치를 기록했지만, 레이EV가 출시되며 10월(4824대)과 11월(4587대) 연달아 좋은 성적을 거뒀다. 레이EV는 보조금이 소진된 지자체가 꽤 많음에도 1387대가 판매되며 아이오닉5(1723대), 토레스 EVX(1667대), 포터 일렉트릭(1406대)에 이어 전기차 4위를 기록했다.

세단 라인업은 별다른 힘을 내지 못하고 있다. K5(3783대)는 14위, K8(2799대)은 22위, K3(1428대)는 28위다. 그랜저, 아반떼, 쏘나타가 모두 10위 안에 든 현대차와는 반대되는 양상이다.

제네시스 GV80 쿠페
제네시스 GV80 쿠페

제네시스는 1만889대로 4달 만에 1만대를 탈환하며 3위를 지켰다. 페이스리프트로 돌아온 GV80이 전년대비 75.0%, 전월대비 337.7%나 급증하며 탄력을 받았다. 여기에 GV70(2910대)도 2.8% 늘어나며 힘을 보탰다.

다만, 나머지 차종이 문제다. 마찬가지로 페이스리프트를 앞둔 G80(3023대)이 28.4% 감소세인 가운데, G90(719대), G70(267대) 등 세단이 전부 무너졌다. 유일한 전기차 GV60은 100대 미만이다. 

KG모빌리티 토레스 EVX
KG모빌리티 토레스 EVX

KG모빌리티는 5050대로 21.4% 감소하며 4위다. 토레스 EVX가 합류했지만, 평택공장 조립라인 통합공사에 따른 생산 중단 여파로 감소세다.

토레스 EVX는 본격적인 출고가 시작되자마자 1667대로 KGM 실적을 이끌었다. 아이오닉5(1723대)에 이은 전체 전기차 2위다. 문제는 보조금이다. 지자체에 따라 이미 보조금이 소진된 곳이 많은 상황이다. 내년 3월 재개될 때까지 사실상 토레스 EVX의 판매는 불가능하다. 

토레스(1546대)도 작년보단 저조하지만 나름대로 버티는 중이다. 하지만 나머지 차종의 부진이 너무 크다. 렉스턴 스포츠(994대)가 1000대 밑으로 내려왔고, 렉스턴(170대)과 티볼리(575대), 코란도(98대)도 부진하긴 매한가지다. 

쉐보레 트랙스 크로스오버
쉐보레 트랙스 크로스오버

한국GM은 46.6% 증가한 3016대로 5위다. 다만, 이는 작년 11월에 부진했던 탓으로 올해 10월과 비교하면 32.5% 줄었다. 판매 중인 모든 차종이 두 자릿수 감소세다.

가장 뼈아픈 것은 트랙스 크로스오버의 부진이다. 트랙스 크로스오버는 지난 9월 1424대로 최악의 실적을 거둔 이후 10월 3043대로 회복하는듯 싶더니 다시 2306대로 주저앉았다. 누적 판매량은 2만2000대를 넘었지만 마냥 웃을 수는 없는 상황이다.

트레일블레이저 역시 판매량이 나날이 줄고 있다. 지난달 판매량은 425대로, 페이스리프트 이후 1000대 수준에도 미치지 못하고 있다. 소형 SUV 최하위 수준이다. 트랙스 크로스오버의 카니발라이제이션과 가격 인상으로 인한 여파다.

더 큰 문제는 '구원자'도 없다는 점이다. 당장 출시할 신차도, 수입할 글로벌 신모델도 마땅치 않다. 한국GM은 트랙스 크로스오버와 트레일블레이저 수출에 사활을 걸어야 한다.

르노코리아 QM6
르노코리아 QM6

르노코리아는 1875대로 꾸준히 최하위다. 10월(1451대)보다는 반등했지만 분위기 반전에는 역부족이다.

그나마 QM6(1034대)가 1000대를 넘었지만, 과거의 영광에 비하면 초라한 수준이다. 기대주인 XM3(694대)는 하이브리드 투입에 이어 연식 변경까지 진행했음에도 별 효과를 거두지 못했다.

그래도 희망은 있다. 내년 '오로라 프로젝트'의 결과물인 중형 하이브리드 SUV가 출시된다. 2025년부터는 폴스타4의 위탁생산도 예정됐다. 폴스타4는 판매량이 높은 차종은 아니지만, 지리그룹 산하 타 차종 생산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는 만큼 업계에서는 의미가 큰 것으로 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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