숫자로 본 '2014 부산모터쇼'의 허와 실
  • 전승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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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14.06.11 15:42
숫자로 본 '2014 부산모터쇼'의 허와 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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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대 최대 규모라지만 여전히 부족했다. 자동차 업체들이 대거 불참했고 최초 공개되는 프리미어 모델들도 턱없이 부족했다. 

▲ '2014 부산모터쇼'가 벡스코에서 열렸다

지난달 29일 프레스데이를 시작으로 이달 8일까지 부산 해운대 백스코에서 열린 '2014 부산모터쇼'가 11일간의 일정을 끝냈다. 모터쇼 조직위는 "1.5배 늘어난 전시장에 월드 및 아시아 프리미어 신차들이 대거 공개됐으며, 115만명이라는 국내 모터쇼 사상 최다 관람객이 방문한 전국민의 자동차 축제"라고 평가했다. 

하지만 곧이 곧대로 믿기는 어렵다. 다음은 숫자로 본 '2014 부산모터쇼'의 '허와 실'이다. 

부산모터쇼를 찾은 관람객 숫자부터 '뻥'이다. 조직위는 115만명의 관람객이 몰렸다는데, 이는 야구장을 찾은 LG팬들을 1년 동안 꼬박 모아야 가능한 숫자다. 중국 베이징모터쇼가 84만명이 드는 정도임을 감안하면 100만 관객을 모으는건 14억 인구로도 어려운 숫자다.

▲ 전시장을 빽빽히 채운 관람객들. 그래도 115만명은 불가능해 보인다

지난 4월 중국에서 열린 '2014 베이징모터쇼' 전시장 규모는 23만㎡로, 부산모터쇼(4만3000㎡)보다 5배 이상 크다. 참가 업체 역시 부산(179개)보다 11배나 많은 2000여 곳에 달했다. 프레스데이 조차 관람객들로 북새통을 이룬다. 그런데도 '2014 베이징모터쇼' 관람객수는 84만명. 

부산모터쇼 조직위도 관람객 115만명의 근거를 명확하게 답하지 못했다. 조직위 한 관계자는 "현장 입장권 수는 30~40만명 수준으로 파악하고 있다"면서 "115만명이 순수 관객 숫자는 아니고 업체 관계자와 업체에 나눠준 입장권까지 포함된 자체 추정치"라는 애매한 답변을 내놨다.

'2014 부산모터쇼'에는 월드프리이머 3대, 아시아프리미어 6대, 코리아프리미어 22대 등 총 31대의 최초 공개 모델이 전시됐다. 

▲ 벨로스터 미드십은 누가뭐래도 이번 모터쇼의 당당한 월드프리미어 삼총사다. 다만 전시장 구석에 방치돼 이를 알아챈 이가 드물었다

월드프리미어 3대는 현대차에서 구색맞추기 식으로 내놓은 모델이었다. AG는 외관만 공개한 미완성이었고, 그랜저 디젤은 같은 차체에 파워트레인만 바뀐 모델이었다. 벨로스터 미드십은 부스 구석에 전시돼 존재감이 없었다.

아시아프리미어6대도 마찬가지다. 기아차가 선보인 신형 카니발은 이미 언론을 통해 국내에 공개됐으며, GT4 스팅어는 양상 계획이 없는 콘셉트카였다. 마세라티가 선보인 콰트로포르테와 기블리 디젤, 닛산 캐시카이 역시 엔진만 변경된 모델이었고, 폭스바겐 크로스블루는 최초 공개된지 1년 5개월이나 지난 콘셉트카였다. 

코리아프리미어도 22대 역시 대부분 모터쇼를 통해 출시되거나 올해 하반기 출시 예정인 신차여서 신선도는 다소 떨어졌다. 

이번 부산모터쇼는 참가 브랜드(19개) 만큼 참가하지 않은 브랜드(12개)가 많았다. 롤스로이스, 벤틀리, 람보르기니, 페라리, 포르쉐 등 최고급 자동차 브랜드는 물론, 쌍용차를 비롯해 혼다, 시트로엥, 푸조, 크라이슬러, 피아트, 볼보 등 현재 국내에 판매되고 있는 여러 브랜드가 부산모터쇼를 외면했다.

▲ 쌍용차는 부산모터쇼 기간 중에 렉스턴W 동호회 평택공장 견학을 실시했다

투입비용 대비 효과가 적으니 참가할 이유가 없다는 것이다. 모터쇼에 참가하기 위해서는 업체별로 수억에서 수십억원이 들어가는데, 차리리 이 비용을 다른 마케팅으로 돌리면 더 큰 효과를 얻을 수 있다는 입장이다. 

실제로 불참 업체들은 모터쇼 기간에 맞춰 컨퍼런스, 캠핑쇼 참가, 대규모 시승회, 가격 프로모션 등 다양한 마케팅 이벤트를 실시하기도 했다. 

이번 부산모터쇼에는 유난히 많은 연예인들이 방문했다. 최근 연예인을 홍보대사나 광고 모델로 임명한 자동차 브랜드가 늘어난 탓도 있지만, 부족한 볼거리를 유명 연예인으로 매꾸려는 듯한 인상을 주기도 했다. 

▲ 메르세데스-벤츠 부스에는 조인성이 등장했다. 브리타제에거 사장이 환하게 웃고있다

특히, 좀처럼 모터쇼에서 보기 힘든 거물급 연예인들이 대거 등장했다. 메르세데스-벤츠에는 조인성이, 폭스바겐은 소지섭, 아우디는 하정우와 최시원, 인피니티는 이서진, 마세라티는 차승원, 한국GM은 김진표를 전면에 내세웠다. 월드컵 마케팅에 한창인 현대차의 경우 이동국과 김남일을 깜짝 등장시켜 관심을 받기도 했다. 

전시장 규모는 신관을 추가해 49% 늘어난 4만4652㎡의 전시공간을 확보했다.

하지만, 여러 업체들이 신관에 들어가길 꺼렸다. 쌍용차의 경우 신관을 배정받은 점이 마음에 들지 않는다며 모터쇼 자체를 불참했다. 천장이 낮아 구조가 잘 나오지 않고 관람객들이 입장하는 구관과 멀리 떨어졌다는 점도 불만이었다.

▲ 신관으로 가려면 긴 다리를 건너야 했다. 모터쇼 조직위에서 신관 브랜드를 위해 신경 써 준 흔적이 보인다

실제 구관에는 현대차, 기아차, 르노삼성, 한국GM, BMW·미니, 아우디, 폭스바겐, 도요타, 인피니티, 닛산, 캐딜락 등 11개 부스가 마련된 반면, 신관에는 메르세데스-벤츠, 렉서스, 재규어·랜드로버, 포드·링컨, 렉서스, 마세라티 등 6개 부스가 들어섰다.

이에 대해 모터쇼 조직위는 구관 관람객들 중 90%가량이 신관까지 방문한 것으로 집계돼 큰 불이익은 없었다고 밝혔지만, 이 집계 역시 구체적인 근거는 없었다.

'2014 부산모터쇼'에 공개된 20여대의 신차가 올해 하반기 국내에 출시된다. 

기아차가 제일 먼저 신형 카니발의 본격적인 판매를 시작한다. 현대차는 월드프리미어로 공개한 AG와 그랜저 디젤의 출시를 앞두고 있다. 

▲ 부산모터쇼 월드프리미어로 공개된 현대차 AG. 아직은 껍데기만 공개됐다.

수입차 업체에서는 BMW 4시리즈 그란쿠페와 M3·M4, 메르세데스-­벤츠 신형 C클래스와 GLA, 폭스바겐 골프 GTI·GTD, 재규어랜드로버 F­타입 쿠페와 레인지로버 롱휠베이스, 닛산 캐시카이와 2015년형 GT-R, 캐딜락 신형 CTS, 링컨은 MKC, 마세리티 콰트로포르테·기블리 디젤, 렉서스 NX300h 등이 부산모터쇼를 통해 출시됐거나 올해 중에 출시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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