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승기] 르노 클리오 타보니...가장 많이 팔린 이유 알겠다
  • 김한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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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18.05.18 21:09
[시승기] 르노 클리오 타보니...가장 많이 팔린 이유 알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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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노 클리오
르노 클리오

소비자들은 세계 자동차 판매량엔 그리 관심이 없는 것 같다. 특히 르노닛산그룹의 판매량이 폭스바겐을 제치고 세계 1위에 올랐다는 사실이나 현대기아차가 포드를 제치고 수년째 5위를 굳건하게 지키고 있다는 점도 잘 알려져 있지 않다. 그러면 유럽에서 가장 많이 팔리는 소형 해치백은 어떤 차일까. 바로 르노 클리오다. 때로는 유럽 판매 전 차급 중 1위를 차지한 적도 있었을 정도니 그 인기는 말로 다 할 수 없다. 현대차의 i20, 기아차 리오(프라이드), 폭스바겐 폴로를 모두 제친건 물론이고, 다른 세그먼트의 차량까지 넘보게 된 비결은 무엇인지 궁금한 마음으로 시승에 나섰다. 프랑스에서 한번, 스위스에서 한번씩 탔지만 국내 도로에선 이번이 처음이라 좀 설레기도 했다. 

르노 클리오
르노 클리오

# 작지만 큰 디자인...해치백의 힘

재작년에도 이 차는 시판 가능성이 있었다. 하지만 모든 인증을 끝낸 상태에서 국내 안전 법규가 갑자기 변경되며 발매하지 못하게 됐다. 이후 페이스리프트 시점과 겹치면서 출시는 긴 시간 미뤄지고 말았다. 때문에 ‘다음달 차’라는 별명을 얻기도 했는데 결과적으로는 페이스리프트 된 차량이 들어오게 되면서 오히려 더 깔끔한 시작을 하게 된 것 같다. 

페이스리프트 된 디자인은 LED램프를 적극 활용해 이전에 비해 더 넓고 안정적인 이미지를 추구했다. 품질이나 마무리는 물론이고 질감이나 소재면에서도 B세그먼트(소형차)에 대한 상식을 크게 뛰어넘었다. 실은 이 차 뿐 아니라 유럽에서 가끔 보게 되는 기아차 신형 리오(프라이드)도 디자인도 상당히 귀여운데, 이제는 우리가 그동안 생각했던 ‘소형차’에 대한 선입견은 버려야 할 때가 됐는지도 모른다. 

이 차의 외관은 그리 크지 않지만 실내에 들어서면 생각보다 넓은 차체에 놀랄 정도다. 앞좌석은 아반떼와 비슷한가 생각될 정도, 뒷좌석은 머리공간이 넉넉하고 300리터짜리 짐칸도 수치보다 훨씬 넉넉한 공간으로 느껴진다. 해치백이라는 형태가 주는 장점인데, 덕분에 실용적인 자동차를 중시하는 유럽에서는 소형은 물론 프리미엄 준중형까지도 대부분 해치백을 선택한다. 

르노 클리오
르노 클리오

# 일단 타보자...이 차의 매력은 달리는데 있다

‘차 정말 잘 만들었네’

시승을 마친 기자들이 입을 모았다. 가격에 대해선 이견이 많아도 주행 성능은 나무랄데가 없다는데 의견을 일치한다. 국내 들어온 모델은 1.5리터 디젤엔진으로 90마력을 낸다. 작은 엔진으로 생각되지만 정작 달려보면 꽤 경쾌한 주행감각이다. 듀얼클러치인 EDC 변속기와 조합이 절묘하다. 이 차의 게트락 듀얼클러치 변속기는 QM3나 SM6에서와 비슷하지만 이 차에 가장 잘 어울리는 느낌이다. 응답이 즉각적이고, 직결감도 매우 스포티하다. 

르노 클리오
르노 클리오

더구나 소형차라는 점을 감안하면 굉장히 조용하고 안정적인 주행감각도 보여준다. 타이어사이즈는 205/45R17로 소형차임에도 17인치 휠의 당당한 이미지를 준다. 분명 해외에서 생산한 수입차인데 국내 브랜드 넥센 타이어가 장착 돼 있다는 점은 기쁘다고 해야 할지 기분 나쁘다고 해야 할지 알 수 없는 기분이 든다. 중저속에서 토크감을 살린 기분좋은 가속감이 매력적이다. 엔진은 4500rpm까지 밖에 오르지 않는 저rpm 중심이고 낮은 rpm을 적극 이용하게 돼 있다. 연비와 정숙성을 생각하면 당연한 세팅이다.

에코모드가 제공되는데, 이때도 변속 시점이 조금 빨라져 조금의 연비를 더 향상시켜준다. 일반모드에서도 연비는 쉽게 20km/l를 넘고 조금만 더 노력하면 30km/l에도 도달 할 수 있을 정도다. ‘연비 끝판왕’이라 표현한 르노의 멘트가 다시금 떠오른다.

르노 클리오
르노 클리오

잘 짜여진 서스펜션과 차체의 탄탄한 느낌은 노면의 소음이나 불쾌한 미세진동을 잘 억제해내는 능력을 발휘한다. 서스펜션의 접지력이나 스티어링의 부드러움, 정확도가 우수하게 숙성돼 기분 좋고 상쾌한 주행으로 장거리를 달려도 피로가 적다. 높은 수준의 드라이빙 재미는 단연 톱클래스 수준이다. 

이게 스포츠카가 아니라 보통의 대중적 자동차라니, 과연 유럽의 자동차 만드는 능력이 만만치 않다는 것을 새삼 깨닫게 되고, 또한 이 정도 차라면 베스트셀러가 될 수 밖에 없겠다고 고개를 끄덕이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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