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승기] 현대차 벨로스터N...당신의 선입견을 깨뜨리는 차
  • 김한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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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18.05.03 19:58
[시승기] 현대차 벨로스터N...당신의 선입견을 깨뜨리는 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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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구원이 현대차 벨로스터N을 시승하고 있다.
연구원이 현대차 벨로스터N을 시승하고 있다.

 

내 생애 현대차를 또 살까 싶었지만, 이번엔 달랐다. ‘이거다!’란 느낌이 단박에 온다. 자동차가 그저 A지점에서 B지점으로 가는데 필요한 물건이라고 생각하는 사람이 있다면 이 차를 타보는게 좋겠다. 현대차에 대한, 아니 자동차의 개념에 대한 당신의 생각을 뒤바꿀만한 제품이기 때문이다. 

인테리어는 기능에 충실하다. 한껏 부풀린 사이드서포트와 센터 디스플레이의 그래픽, 그리고 핸들에 달린 체크(N)버튼이 인상적이다. 아 그리고 간만에 만나는 수동변속기도 무척 반가웠다. 

연구원이 현대차 벨로스터N을 시승하고 있다.
연구원이 현대차 벨로스터N을 시승하고 있다.

# 벨로스터N은 오늘도 팝콘을 튀긴다

국산차 최초의 기계식 가변 배기 시스템으로 소리에 그만큼 공을 들였다. N버튼(체크무늬버튼)을 누르면 가변 배기가 열리는데, 2000-3000rpm에서 나는 소리는 굉장히 고급스럽고 6000rpm을 넘겨 발을 떼면 빵빵 터지는 것 같은 우렁찬 소리가 난다. 기어노브의 위치도 너무나 적절하다. 어깨를 늘어뜨리면 바로 그 위치에 있고 심지어 예쁘기까지 하다. 짤막하기 그지없는 동그란 노브를 움직이는 이동 거리가 짧고 체결되는 기분이 경쾌해 감탄사가 절로 나온다.

기어를 한단 낮출때는 스스로 rpm을 올려주는 레브매치(Rev Match) 기능이 제공된다. 레브매칭도 얼마나 스포티하게 할지를 4단계로 구분해 운전자의 취향을 세심하게 배려했다. 변속을 할 때마다 “부웅~팍팍팍!”하고 소위 ‘팝콘이 튀겨지는’ 소리를 느낄 수 있다. 가속 할 때면 이 사운드를 통해 짜릿한 느낌이 배가 되는데 이 절묘한 기분을 글로는 도무지 설명 할 길이 없다.

현대차임에도 독일 스포츠카 감성을 느낄 수 있었다. 아우토반에서는 시속 250km/h까지 별 무리 없이 달렸는데 이날 시승시간이 극히 짧아 그렇게까지는 달려볼 수는 없었고, 적어도 그 잠재력은 느낄 수 있었다.

물론 275마력의 힘은 최근 초고성능 차들에 비할 바는 아니다. 그럼에도 운전자 심장을 두근대게 하는 감성 품질이 우수하다. 현대차에 이런 표현을 쓰는 날이 올 줄은 몰랐다. 현대차 화성 연구소의 각종 기기에는 얼마전부터 '가슴 뛰는 드림카를 만들자'라는 문구를 새겨놨는데, 이 차가 바로 그 결과물인 것 같다. 

연구원이 현대차 벨로스터N을 시승하고 있다.
연구원이 현대차 벨로스터N을 시승하고 있다.

# 코너링은 발군...전륜구동 최강을 노렸다

이 차의 진정한 재미는 직진 가속력이 아니라 극단적으로 우수한 코너링에 있다. 단단한 서스펜션에 핸들을 돌릴 때면 노면을 움켜쥐는 듯 앞머리가 돌아나간다.  좌우로 1 가까운 횡G(중력을 1로 놓았을때 옆으로 향하는 관성력)를 느낄 수 있을 정도. 19인치 휠에 피렐리 P ZERO 여름용 퍼포먼스 타이어가 끼워졌다고는 하지만 이 정도면 결코 예사로운 수준이 아니다.

전자적인 시스템도 적극적으로 개입한다. 우선 4바퀴의 가변식 댐퍼 시스템이 각기 10ms(밀리세컨드) 단위로 개폐를 조절하며 전후 좌우의 기울어짐을 억제하고 있다. 게다가 e-LSD를 장착해 코너에서 안쪽 바퀴가 헛돌지 않도록 적절한 비율로 토크를 분배한다. 

세팅은 전륜구동에 대한 우려 때문인지 언더스티어를 극단적으로 피했고 가속 페달 조절로 오버스티어를 어느 정도 다룰 수 있도록 만들어졌다. 코너링만큼은 국산차 수입차를 통틀어 현재 국내에서 판매되는 어떤 전륜구동 양산차를 가져다 놔도 우월한 정도다. 운전의 재미가 우수한건 물론, 이대로 레이스카로 내놔도 손색 없겠다. 

그럼에도 유럽에서 판매되는 i30N에 비해선 좀 부드러운 세팅이다. 국내 도로환경과 소비자 취향을 반영한건 물론, 심지어 노면 추종력이 우수해 레이스에서도 더 나은 결과가 나올거라고 강병휘선수는 말한다. 

연구원이 현대차 벨로스터N을 시승하고 있다.
연구원이 현대차 벨로스터N을 시승하고 있다.

브레이크도 양산차 치고는 스트레스를 견디는 능력이 매우 우수한 편. 브렘보 고성능 브레이크 시스템과 세미메탈 패드가 적용돼 반복되는 급제동에도 성능이 줄지 않았다. 에어가이드를 통해 냉각 성능을 향상시킨 것도 서킷을 주행할 때 매우 중요하게 작용될 요소다. 이 차는 도로에선 데일리 스포츠카로, 주말에는 서킷에서 레이스카로 사용될 수 있는 차로 설계됐다고 한다. 

연구원이 현대차 벨로스터N을 시승하고 있다.
연구원이 현대차 벨로스터N을 시승하고 있다.

# 가격이 관건, "설마 3500만원 안쪽?"

유럽에서 i30N의 가격은 결코 만만치 않다. 성능은 골프GTI와 비교할 바가 아니고 혼다 시빅 타입R이나 골프R과 비교 할 차여서 유럽서 우리돈 4000만원 정도에 내놨다. 그 이란성 쌍둥이 뻘인 벨로스터N의 가격은 아직 공개되지 않았지만 3500만원 언저리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만약 3000만원 안쪽으로 책정된다면 개인용 차로 하나 계약해야 겠다는 객쩍은 생각마저 든다. 

우리나라 자동차 시장은 해치백의 무덤이란 말은 새빨간 거짓. 폭스바겐 골프의 선풍적인 인기가 웅변한다. 실은 현대기아차가 팔릴만한 해치백을 내놓지 않았던 것이다. 비로소 우리나라에도 살만한, 사야만할 해치백이 나왔다는 점이 무척 반갑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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