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승기] 메르세데스-벤츠 GLA…작아도 '벤츠는 역시 벤츠'
  • 문서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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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18.03.16 17:28
[시승기] 메르세데스-벤츠 GLA…작아도 '벤츠는 역시 벤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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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르세데스-벤츠 GLA를 시승했다. 디자인, 실내공간, 주행질감 면에서 높은 만족감을 준 도심형 SUV였다. 그릴 위 '반짝반짝' 빛나는 삼각별은 덤이다.

 

사실, 딱히 땡기는 시승은 아니었다. 직업 특성상 신차 시승을 많이 하는 터라 출시 4년차에 접어든 모델은 그다지 눈에 차지 않았다. 벤츠에게는 좀 미안한 얘기지만 그게 솔직한 속내였다.

그러나 막상 시승을 하고 나니 이 같은 생각은 금방 사그라들었다. 몰면 몰수록 만족감이 높아졌다. 오래 봐도 한결 같은, 잔잔한 즐거움이 있는 그런 짝과 함께한 느낌이었다.

 

디자인은 페이스리프트를 맞아 눈매를 가다듬는 등 일부 변화가 있었지만, 전체적인 모양새는 크게 달라지지 않았다. 헤드램프를 조금 더 날카롭게 다듬고, 그릴 핀을 입체적으로 짠 정도다. 기존 디자인 완성도가 높아서인지 소극적으로 다듬은 티가 났다.

실내도 마찬가지였다. 스티어링 휠을 비롯한 주요 부분 디자인이 개선됐으나 기본 바탕은 그대로 유지됐다. 센터페시아는 다소 아쉬웠다. 구형 벤츠에서 쓰던 숫자 다이얼이 그대로 남아 고루하게 느껴졌다. 요즘에는 거의 쓰지 않는 방식으로, 쓸 때 없이 공간만 차지하는 듯했다.

 

엔트리급 SUV지만 공간은 적당했다. 1, 2열 모두 답답하지 않았다. SUV답게 트렁크 공간도 넉넉했다. 기본 421리터고, 60:40으로 접히는 2열을 활용하면 최대 1235L까지 넓어진다. 자전거, 스노보드, 캠핑용품 등 큰 부피를 차지하는 짐도 거뜬히 실을 수 있는 크기였다. 

파워트레인 구성은 직렬 4기통 2.0L 가솔린 터보와 7단 DCT 조합이다. 최고 184마력, 최대 30.6kg.m를 전부 앞바퀴로 쏟아낸다. 1530kg의 차체를 끌기에 부족함 없는 힘이었다.

움직임도 나름 경쾌했다. 잠시 터보 랙이 있지만, 초반 가속 및 추월 가속에는 답답함이 느껴지지 않았다. 엔진이 제 능력을 십분 발휘하는 것 같았다. 주행모드를 스포츠 모드로 바꾸면 회전수를 최대한 끌며 보다 화끈한 주행이 가능하다. 제원상 최고속도는 230km/h다.

 

SUV지만 차체가 그리 크지 않아 굽어진 도로를 돌아 나갈 때 느낌도 꽤 안정적이다. 보닛 끝은 운전자 의도대로 부지런히 움직였고, 서스펜션은 균형을 잃지 않으려 최선을 다했다. 무게 중심이 높지 않은 덕에 롤도 크지 않았다. 확실히 SUV보다는 승용차에 가까운 거동이었다.

주행 안전 품목으로는 앞차와 충돌을 방지하는 능동형 브레이크 어시스트, 앞차와의 간격을 유지시켜주는 디스턴스 파일럿 디스트로닉, 사각지대 차량 유무를 알려주는 사각지대 어시스트 등이 있었다. 구식이라 그런지 영리하지는 않았다.

 

내 차를 몬 듯 편안한 시승이었다. 한 차를 사면 5년이고, 10년이고 탈 사람에게 추천하고 싶은 차였다. 화려하고 짜릿한 것과는 거리가 멀었지만, 그래서 더 좋았다. GLA에는 질리지 않는 디자인과 부족함 없는 실내 공간 그리고 도심을 완벽히 소화하는 주행질감이 담겨 있었다.

시승차인 프리미엄의 가격은 4930만원. 휠, 범퍼 등 외관에 멋을 준 모델이다. 보다 합리적인 소비를 추구하는 사람은 엔트리 트림(4620만원)을 선택하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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