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튜너] '르망'하면 떠오르는 '이름셔'…뚝심의 오펠 튜너
  • 김상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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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14.01.23 09:46
[튜너] '르망'하면 떠오르는 '이름셔'…뚝심의 오펠 튜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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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터스포츠를 통한 오랜 역사를 바탕으로 하는 이름셔

아쉽게 혁명이 실패했다. 폭스바겐은 골프GTI로 아우토반 1차선을 쟁취하며 ‘서민들의 슈퍼카’로 자리 잡았지만, 대우 르망 이름셔(LeMans Irmscher)는 그 이름 한번 제대로 알리지 못하고 사라졌다. 자동차를 단순한 이동수단으로만 여기던 90년대에는 르망 이름셔의 등장 자체가 지나친 파격이었나보다. 

▲ 오펠 카데트 이름셔. 르망 이름셔와 상당 부분을 공유하는 모델.

르망 이름셔는 오펠(Opel) 전문 튜너 이름셔의 작품이었다.

대우자동차는 1986년 오펠 카데트(Kadett)를 기반으로 제작한 르망을 내놨다. 이어 대우자동차는 국내 시장에서 르망의 이미지를 이끌어갈 모델이 필요했고 1991년, 오펠 카데트에 적용되던 이름셔의 튜닝 부품을 그대로 장착해 르망 이름셔로 판매하기 시작한다.

우리나라에선 처음 소형차에 2.0리터 엔진이 장착됐고, 에어로파츠도 적용돼 특색 없던 우리나라 도로에서 유독 빛났다. 2.0리터 SOHC 엔진은 최고출력 120마력, 최대토크 19.0kg.m의 성능을 발휘했다. 정지 상태에서 시속 100km까지 도달하는 시간은 9.2초로 알려지며 최고속도는 시속 185km에 달했다. 당시 소형차로는 상상할 수 없었던 성능이었다. 하지만 가격 역시 소형차로는 상상할 수 없던 수준이었고, 일부 마니아들에게 조차 외면 당했다. 비록 혁명은 성공하지 못했지만 르망 이름셔는 아직까지도 많은 자동차 마니아들에게 기억되고 있다.

▲ Irmscher Omega V8STAR

◆ 40여년을 이어온 오펠의 오랜 파트너

이름셔는 독일 랠리드라이버 출신의 귄터이름셔(Günther Irmscher)가 1968년 독일 슈투트가르트 근처에 위치한 빈넨덴(Winnenden) 세운 오펠 전문 튜닝업체다. 작은 차고에서 랠리 경기에 참가하기 위해 차를 튜닝했고 경기에서 얻은 상금이 곧 회사의 수익이었다.

▲ 이름셔가 제작한 참여한 랠리카. 아우디 콰트로에 필적하는 성능을 발휘했다.

1970년 오펠과 계약을 맺고 본격적으로 튜닝 부품을 제작하기 시작했다. 1977년 오펠 만타(Manta) 스페셜 버전에 엔진 블록 및 헤드를 비롯한 파워트레인 부품과 에어로 파츠 등을 공급한다. 이름셔는 생산공장을 렘쉘덴(Remshalden)으로 옮기고 본격적인 대량 생산 체제를 구축한다. 1979년에는 이름셔의 이름을 널리 알린 만타 M400이 모습을 드러낸다. 만타 M400을 기반으로 제작한 랠리카는 스웨디시 랠리, 몬테카를로 랠리, 말보로 사파리 랠리 등에서 두각을 나타낸다. 이름셔는 랠리카의 외관 디자인과 에어로 파츠를 담당했다.

▲ 이름셔 만타 i2800

1991년, 오펠은 이름셔 본사에 오펠 트레이닝 센터를 만들고 당시 GM 산하에 있던 브랜드 엔지니어들을 대상으로 교육을 실시하기도 했다. 대우자동차, 사브 등의 엔지니어들이 참가했다고 한다.

이름셔는 1990년대 들어서 오펠의 모델 외에도 독자적인 콘셉트카를 내놓기도 했다. 전기차 이름셔 셀렉트라(Selectra), 독특한 크로스오버 이름셔 픽업(Pick up), 이름셔 GT 등을 공개했다. 또 2002년에는 독특한 구조와 디자인이 돋보이는 로드스터 이름셔 인스피로(Inspiro)를 선보였다.

▲ 이름셔 인스피로. 독특한 콘셉트와 기묘한 디자인.

2000년대 들어서는 독일 DTM에 전념하며 레이싱카를 제작했다. 또 튜닝 영역을 넓혀 다양한 브랜드와 공동작업을 펼치기도 했다. 특히 기아차 쏘울 및 쏘렌토R의 이름셔 버전을 공개하기도 했다. 현재 이름셔는 유럽에서 판매되고 있는 GM의 모든 브랜드에 대한 튜닝 부품을 공급하고 있다.

▲ 이름셔와 기아차가 함께 작업한 쏘울과 쏘렌토R.
▲ 이름셔가 튜닝한 쉐보레 차량.

이름셔의 창업자 귄터이름셔는 “이름셔는 오펠과 함께 40여년의 역사 동안 쌓인 경험을 통해 디자인, 성능, 품질 등 가장 수준 높은 제품을 공급하는 회사”라며 “모든 이들은 특별함을 원하고 우리는 그것을 만족시킬 수 있다”고 설명한다.

◆ Opel Astra J GTC by Irmscher

아스트라 고성능 모델을 기반으로 제작해 휠, 배기시스템, 바디킷을 추가로 장착했고 엔진 튜닝프로그램도 적용할 수 있다. 아스트라는 이름셔의 핵심 튜닝 차량이다.

▲ 오펠 아스트라 J GTC 이름셔. 
▲ 오펠 아스트라 J GTC 이름셔.

◆ Chevrolet Cruze by Irmscher

150마력의 최고출력은 186마력으로 끌어올린 모델. 외관상 큰 변화는 없지만 스프링 튜닝으로 차고를 낮췄고 배기시스템도 변경됐다.

▲ 쉐보레 크루즈 이름셔.

◆ Chevrolet Trax by Irmscher

이름셔는 과격함보다는 안정적이고 기능적인 바디킷을 제작한다. 거추장스러운 튜닝은 절대 하지 않는다. 19인치 휠과 범퍼, 사이드 스커트 등이 추가됐다. 또 도어핸들, 사이드 스텝 등도 적용됐다.

▲ 쉐보레 트랙스 이름셔
▲ 쉐보레 트랙스 이름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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