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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승기] 랜드로버 디스커버리 스포츠 블랙팩 “원소스 멀티유즈”
김상영 기자  |  sy.kim@motorgraph.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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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7.04.18  15:41: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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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의 플랫폼과 파워트레인으로 다양한 신차를 내놓는 것이 이젠 너무나 당연한 것이 됐다. 그래서 어느 때보다 디자인이 강조되는 시대가 됐고, 신차의 캐릭터를 만드는 일도 무척 중요해졌다. 모듈화 플랫폼과 파워트레인, 그리고 SUV 전성시대에서 랜드로버는 브랜드 세분화와 다양한 성격 부여를 통해 고공 성장을 거듭하고 있다. 

 

랜드로버처럼 플래그십의 영향력이 강력한 프리미엄 브랜드일수록 엔트리 모델의 역할이 더 중요하다. 비교적 저렴하단 인식을 주면서도 볼륨 브랜드와 구분되는 명확한 선을 그어야 한다. 플래그십 모델의 이미지를 갉아 먹어선 안되며, 이보크 혹은 디스커버리 스포츠를 탔을때 레인지로버와 디스커버리에 대한 열망을 들끓게 만들기도 해야 한다.

프리랜더는 이런 꿈을 심어주기엔 부족한 면이 많았지만 그의 후손들은 엔트리 모델의 역할을 충실히 수행하고 있다. 이보크와 디스커버리 스포츠 모두 연간 10만대 이상 판매되고 있다. 프리랜더가 연간 5만대 규모였으니, 결국 프리랜더를 이미지에 따라 두 갈래로 나누면서 판매량은 4배 가량 높아진 셈이다. 또 차값은 더 올랐으니 가히 ‘잭팟’이라 할 수 있다.

 

디스커버리 스포츠는 이보크와 함께 랜드로버 디자인 총괄인 ‘제리 맥거번(Gerry McGovern)’의 전성기를 대표하는 모델이다. 2014년 공개된 디스커버리 비전 콘셉트의 주요 디자인 요소가 고스란히 반영됐다. 오히려 더 멋있게 발전한 부분도 더러 있다. 

 

이보크만큼이나 세련됐고, 미래지향적이다. 투박했던 부분을 깎고, 다듬었지만 오프로더의 기능성을 극대화하기 위해 네바퀴의 간격을 최대한 넓혀 우수한 진입각과 이탈각을 확보했다. 지상고도 높아 수심 600mm까지 무리없이 지날 수 있다. 

흥미롭게도 매우 투박한 1세대 프리랜더와 이보크, 디스커버리 스포츠 등은 모두 제리 맥거번이 주도했다. 이미 산전수전 다 겪은 디자이너의 방향성이 십년 사이 이렇게 크게 변한 것은 매우 놀랍다.

 

시승한 2017년형 디스커버리 스포츠는 ‘블랙 패키지’가 적용됐다. 그릴, 그릴 프레임, 20인치 휠, 루프, 사이드 미러 캡, ’DISCOVERY’ 레터링 등은 블랙 컬러로 마감됐다. 사양에 따라 300만원 가량 웃돈을 내야하지만 디스커버리 스포츠의 부족한 화려함을 극복하기엔 아주 효과적이다. 

 

연식이 변경되면서 실내 디자인도 소소하게 달라졌다. 센터페시아의 8인치 터치스크린이 10.2인치로 변경됐다. 인컨트롤 터치프로를 통해 다양한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을 사용할 수 있고, SK텔레콤의 ‘T맵’을 와이드 스크린에 가득 채워 쓸 수도 있다.

 

고급스러움에 있어선 이보크보다 한수 아래지만, 경쟁 모델로 지목되는 독일차와 비교하면 아쉬울 것도 없다. 의외로 독일차의 저렴한 모델은 전혀 고급스럽지 않다. 실내 공간의 여유로움도 독일차를 압도한다. 디스커버리 스포츠는 일부 지역에서 7인승으로도 판매되는 만큼 넓고, 활용도도 좋다. 2열은 최대 160mm까지 앞뒤로 조절이 가능하고 등받이의 각도도 크게 젖힐 수 있다. 

 

2.2리터 듀라토크 디젤 엔진은 2.0리터 인제니움 디젤 엔진으로 교체됐다. 최고출력은 10마력 낮아졌지만, 최대토크가 소폭 상승했고, 연비도 개선됐다. 무엇보다 9단 자동변속기와의 궁합이 더 좋아졌다. 공회전에서의 진동도 크게 줄었고, 엔진회전도 더 매끄러워졌다. 또 스스로 9단 기어를 넣는 일도 잦아졌다. 

 

주로 앞바퀴에 더 많은 힘을 보내지만, 필요에 따라 뒷바퀴에 50%의 구동력을 전달할 수 있다. 터레인 리스폰스 시스템과 함께 왠만한 오프로드는 손쉽게 지날 수 있다. 고속으로 달릴때도 줄기차게 뒷바퀴에 힘을 줘 안전성을 높였고, 인테그랄 멀티 링크 리어 서스펜션은 탄력적으로 뒷바퀴를 노면에 밀착시키려 노력했다. 토크 벡터링 시스템까지 탑재된 탓에 코너에서 속도를 높이며 달리는 것도 위화감이 들지 않았다. 

 

디스커버리 스포츠는 매력적인 디자인부터, 넓은 공간, 약간의 고급스러움, 최신 파워트레인의 뛰어난 궁합, 온로드와 오프로드 모두에서 발휘되는 충실한 성능 등 여러 방면에서 만족도가 높다. 단순히 브랜드 파워에 기대는 모델이라고 생각한다면 오산이다. 스스로의 경쟁력이 꽤 강력하다. 

 

대신 그만큼 가격도 만만하지 않다. 시승한 ‘TD4 HSE 럭셔리’ 모델만 해도, 추가금액이 붙는 외장 색상과 블랙 패키지 덕분에 가격은 약 7500만원에 달한다. 5980만원부터 시작하는‘TD4 SE’도 이런저런 옵션을 추가하다보면 가격은 훌쩍 높아진다. 결코 저렴한 엔트리 모델은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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