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아차 뜨고, 현대차 지는 이유는 'SUV'…올해 키워드는 티볼리급 '초소형'
  • 전승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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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17.01.28 17:08
기아차 뜨고, 현대차 지는 이유는 'SUV'…올해 키워드는 티볼리급 '초소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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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 현대차 판매량은 7.8% 줄었다. 신차를 앞세운 한국GM과 르노삼성, 쌍용차의 압박에 실적이 크게 하락한 것이다. 반면, 기아차는 이런 어려운 환경에도 1.4% 늘었다. 상품성과 가격대가 비슷한 두 브랜드에서 왜 이렇게 다른 결과가 났을까. 현대차와 기아차의 결정적 차이는 바로 'SUV'였다. 

 

기아차는 작년 23만5891대의 SUV(RV)를 판매했다. 전년(21만4320대) 대비 10.1% 늘어난 것으로, 세단 판매량(23만9216대)을 턱밑까지 쫓아왔다. 실제로 2015년 3만4000여대에 달했던 세단과 SUV 차이는 작년 2325대까지 줄어들었다. 올해 역전될 가능성도 높은 것이다.  

가장 많이 팔린 모델은 쏘렌토로, 작년보다 3.8% 증가한 8만715대다. 월 7000대가량 판매됐다는 것으로, 강력한 경쟁 모델인 현대차 싼타페를 제치고 SUV 베스트셀링카에 등극했다. 카니발도 미니밴 시장에서 독보적인 존재감을 뽐내며 6만5927대나 팔렸으며 현대차 투싼에 조금 밀렸지만, 스포티지도 4만9876대로 선전했다. 

 

모하비는 페이스리프트 효과를 톡톡히 봤다. 700대 수준이던 월 판매량은 1300대로 73.6%나 늘어나며 업계 관계자를 놀라게 했다. 여기에 국산 최초의 하이브리드 SUV인 니로가 새롭게 추가돼 1만8710대, 월 2000대 수준의 안정적인 판매량을 유지했다. 

반면, 현대차는 전년(16만3794대) 대비 12.5% 줄어든 14만3259대의 SUV를 팔았을 뿐이다. 싼타페와 투싼이 각각 7만6917대와 5만6756대로 선전했지만, 두 모델로 전체 실적을 늘리기에는 한계가 있었다. 게다가 베라크루즈가 단종됐고, 맥스크루즈도 힘을 잃어버린 상황이다 보니 별다른 성장 동력을 찾기 어려웠다.

 

결국 현대차도 티볼리급 초소형 SUV를 국내 시장에 조기 투입하기로 특단의 결단을 내렸다. 당초, 투싼으로 이들을 방어할 계획이었으나, B세그먼트 SUV 시장이 워낙 급성장하고 있는 만큼 출시를 앞당긴다는 계획이다. 올해 상반기에 나올 예정이다.

기아차도 상반기에 프라이드 CUV를 투입한다. 니로가 B세그먼트 SUV 세그먼트를 담당하고 있지만, 티볼리 시장을 뺏어오기에는 어느 정도 한계가 있기 때문이다. 차체가 소형 SUV급으로 워낙 큰 데다가, 하이브리드 모델이라는 특징까지 더해지는 바람에 직접적인 경쟁 모델로 인식되지 않는다는 평가다.

이에 기아차는 신형 프라이드 CUV를 해치백보다 먼저 출시하기로 했다. 이 차를 티볼리, 트랙스, QM3 등과 경쟁시키고, 니로는 '하이브리드 SUV'라는 새로운 세그먼트로 포지셔닝 하려는 것이다. SUV 시장을 더욱 세분화해 각 세그먼트를 빈틈없이 공략하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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