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럭셔리 자동차 시장에서 SUV 판매량이 세단을 넘어섰다. '고급차=세단'이라는 공식이 깨지고 있는 것이다.
업계에 따르면 올해 미국 고급차 시장에서 SUV가 최초로 세단 판매량을 추월했다. 저유가 현상이 계속된 데다가, 전체적인 소비 트랜드가 세단에서 SUV로 바뀌었기 때문이다.
럭셔리 세단 판매 1위인 메르세데스-벤츠 C클래스의 올해 11월까지 누적 판매량은 6만9822대로, 전년 대비 12% 감소했다. 반면, SUV 1위인 렉서스 RX의 경우 6.6% 증가한 9만4553대가 팔렸다.
특히, C클래스뿐 아니라 판매 상위권 모델들의 실적이 모두 떨어졌다. 세단 판매 2위인 BMW 3시리즈는 29%, 3위인 렉서스 ES는 9%, 4위인 메르세데스-벤츠 E클래스는 9%, 5위인 인피니티 Q50은 3% 줄어드는 등 전체적인 하락세를 기록했다.
업계 전문가들은 "럭셔리 브랜드들이 SUV 수요가 증가함에 따라 다양한 신모델을 출시하고 있다"면서 "실제로 최근 10년간 판매 부진을 겪고 있던 볼보와 재규어는 각각 신형 XC90과 F-페이스 출시를 통해 판매를 회복했다"고 설명했다.
미국 자동차 전문지인 에드먼즈닷컴은 "여성 소비자가 럭셔리 SUV 수요 증가에 기여했다"면서 "럭셔리 브랜드를 구매한 여성 중 57%가 SUV 등 유틸리티 차량을 구매해 남성(49%)보다 높게 나타났다"고 말했다.
앞으로 럭셔리 SUV 판매량은 더욱 늘어날 전망이다. 롤스로이스 컬리넌을 비롯해 람보르기니 우르스, 벤틀리 벤테이가, 마세라티 르반떼 등 절대로 SUV 따위는 만들지 않겠다던 스포츠카·럭셔리 세단 브랜드마저 줄지어 SUV 시장에 진출하고 있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