같은 플랫폼을 사용하는 형제차 지프 레니게이드와 피아트 500X가 엇갈린 행보를 걷고 있다. 레니게이드는 월 150대가량 판매되며 꾸준한 인기를 얻고 있는 반면, 500X는 겨우 월 10~30대 수준으로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한국수입자동차협회(KAIDA)에 따르면 지난달 레니게이드의 판매량은 146대로 나타났다. 2.0 디젤 모델과 2.4 가솔린 모델이 비교적 비슷한 수준의 판매량을 유지했다. 특히, 작년 9월 출시 초 한국만 비싸다는 '가격 거품' 논란을 극복하고 나름 선전하는 모습이다.

지난 3월 출시된 500X는 별다른 신차 효과를 누리지 못하고 지난달 겨우 25대가 팔렸을 뿐이다. 레니게이드의 6분의 1수준에 불과한 것이다.

500X를 출시한 FCA코리아(피아트크라이슬러코리아)도 적잖이 당황하는 눈치다. 레니게이드와 플랫폼을 공유하는 데다가, 가격도 300만원가량 저렴하게 출시해 경쟁력을 높였기 때문이다. 특히, 날로 늘어나는 초소형 SUV의 인기에 피아트 특유의 깜찍한 디자인 요소가 더해져 성공 가능성이 높다고 예상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막상 시장에 나오자 판매량은 예상을 크게 벗어났다. 3월 43대로 최고점을 찍은 후 4월 16대, 5월 17대, 6월 17대, 7월 10대 등 계속해서 저조한 판매량을 기록하는데 그쳤다. FCA코리아가 500X를 출시하며 목표한 올해(4~12월, 9개월) 1200대(월 130여대)에 턱없이 부족한 숫자다. 

업계 한 전문가는 "레니게이드와 500X의 가장 큰 차이는 브랜드"라며 "레니게이드의 경우 SUV 전문 브랜드인 지프가 만들었다는 믿음이 있지만, 500X에는 이런 신뢰도가 없었다"고 말했다. 

이어 "500(친퀘첸토) 때도 그랬지만, 피아트가 추구하는 디자인 감성이 국내 소비자들에게는 제대로 어필하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면서 "장기적으로 브랜드 인지도와 이미지를 향상시킬 수 있는 근본적인 대책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지프의 막내인 레니게이드는 우수한 오프로드 성능과 다이내믹한 온로드 주행 성능, 오픈 에어 선루프 등을 갖춘 SUV로 동급 최초로 지형설정 시스템과 9단 자동변속기가 탑재됐다.

엔진은 2.4 가솔린과 2.0 디젤 엔진을 장착한 모델이 출시됐다. 2.4 가솔린 엔진은 184마력, 24.5kg.m을, 2.0 디젤 엔진은 167마력, 35.7kg.m를 낸다. 가솔린 모델은 전륜구동만, 디젤 모델은 사륜구동 모델만 판매된다.

 

특히, 동급에서 유일한 풀타임 사륜구동 시스템인 '액티브 드라이브'가 적용돼 경쟁 모델 대비 험로 주파 능력이 뛰어나다. 여기에 오토, 스노우, 샌드, 머드, 락 등 5가지로 주행모드를 변경할 수 있다.

 

500X는 피아트 500의 귀여운 디자인을 계승하면서 SUV의 요소를 가미해 넓은 실내 공간 등 실용성을 개선한 모델이다.

파워트레인은 2.4리터 가솔린 엔진과 2.0 디젤 엔진 등 2가지다. 가솔린 엔진은 최고출력 188마력, 최대토크 24.2kg.m, 디젤 엔진은 최고출력 140마력, 최대토크 35.7kg.m를 낸다 두 모델 모두 9단 자동변속기가 조합됐다.

 

500X 전 모델에는 주행 모드를 선택할 수 있는 모드 셀렉터가 탑재 돼 오토, 스포츠, 트랙션+ 등 3가지 드라이브 모드를 고를 수 있다. 또, 디젤 모델에 적용된 사륜구동 시스템은 뒤 차축 분리(rear-axle-disconnect) 시스템이 적용돼 동력 손실을 줄이고, 주행 안전성과 효율성을 높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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