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버가 미국에서 100대의 자율주행택시 운영을 이달 중 시작할 예정인 가운데 싱가포르에서 한 벤처 업체가 자율주행택시의 시험운행을 개시했다. 우버는 간발의 차이로 '세계 최초'라는 수식어를 다른 회사에 양보하게됐다.

 

25일(현지시간), 싱가포르의 자율주행기술 개발 업체인 '누토노미(nuTonomy)'는 세계 최초로 자율주행택시를 영업에 투입한다고 밝혔다. 이 회사가 개발한 자율주행택시는 미쓰비시의 전기차 i-MiEV와 르노 조이(ZOE)를 기반으로 만들었졌으며, 시험운행에 투입된 차량은 총 6대다.

다만, 시험운행임에 따라 택시 서비스는 회사가 자체적으로 선정한 10여명의 시민들에게만 제공되며, 승하차 장소와 이동 지역이 제한된 상태로 운영된다. 또, 시험운행 기간 동안 긴급상황에 대처하기 위해 엔지니어가 운전석에 탑승한다.

 

누토노미에 따르면, 자율주행택시 각 차량에는 6대의 라이더(lidar)와 2대의 카메라, 고성능 센서와 컴퓨터 프로그램 기술이 적용됐다. 라이더는 차량의 위치와 경로 등을 탐지하며, 카메라는 차량 주변의 장애물과 신호등 등을 인식해 차량이 안전한 주행을 할 수 있도록 돕는다. 

누토노미는 소프트웨어 개발 회사로 미국 MIT와 싱가포르 정부가 지난 2007년 합작 프로그램을 시작하면서 만들어졌다. 2013년까지는 MIT 연구소에 소속된 프로젝트팀에 불과한 업체였지만, 이후 독립해 자율주행차 기술을 개발해왔다.

 

회사는 올해 연말까지 자율주행택시 수를 10여대로 늘리고,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는 대상자를 100명 이상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또, 내후년을 목표로 싱가포르 전 지역에서 자율주행택시가 운영될 수 있도록 서비스를 개선해 나갈 방침이다.

누토노미의 CEO 칼 이아그넴마(Dr.Karl Iagnemma) 박사는 "자율주행택시 운영은 누토노미가 세계 최초"라며 "현재 서비스 지역이 제한적이지만 점차 영역을 넓힐 계획이며 미국과 유럽, 아시아 등 다른 국가에서도 자율주행택시 서비스를 선보일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업계에 따르면 이름이 알려지지 않은 업체인 누토노미가 세계 최초로 자율주행택시 서비스를 시작할 수 있었던 것은 싱가포르 정부의 전폭적인 지원이 수반됐기 때문이다. 싱가포르는 교통체증과 이산화탄소 배출에 의한 환경오염을 줄이기 위해 국가적으로 대중교통 시스템 정비에 나섰으며, 오는 2020년 전기차 기반의 자율주행택시 시스템을 도입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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