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반기 글로벌 탑5, 누가누가 잘했나?…현대차도 5위 지켰다
  • 신승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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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16.07.29 21:29
상반기 글로벌 탑5, 누가누가 잘했나?…현대차도 5위 지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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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성차 업체들의 상반기 실적발표가 대부분 마무리됐다. 글로벌 탑5 제조사를 중심으로 상반기 성적표를 살펴봤다.

폭스바겐 그룹은 디젤게이트에도 불구하고 상반기 500만대 판매를 달성했다. 도요타는 구마모토현 강진으로 생산 차질을 빚었지만, 꾸준한 성장세를 이어갔다. 제너럴 모터스(이하 GM)는 오펠을 중심으로 유럽에서 완연한 회복세를 보였고, 미쓰비시를 인수한 르노-닛산 얼라이언스는 탑3 자리를 위협했다. 탑5 말석에 위치한 현대차그룹은 위기 속 준수한 성적을 거뒀지만, 남은 걱정거리가 한가득이다.

 

#폭스바겐, 디젤게이트에도 500만대 돌파

폭스바겐 그룹은 상반기 기록적인 판매 실적을 달성했다. 올해 1~6월 글로벌 신차 판매 대수는 전년동기대비 1.5%가 늘어난 511만6800대(이하 출고 기준)이다. 

지역별로 독일을 포함한 유럽 시장에서 219만5700대(전년比 +3.8%)를 판매했다. 아시아·태평양 지역은 중국을 중심으로 204만1700대(전년比 +5.1%)를 달성했다. 

하지만 디젤게이트가 시작된 미국에서는 신차 판매가 전년대비 7.2% 감소했다(1~6월 27만3800대). 배출가스 조작에 이어 문서 위조 혐의로 수사를 받고 있는 국내에서는 지난해보다 22.8% 급락한 2만7425대에 그쳤다. 이외 올림픽을 앞두고 경기 침체에 허덕이는 브라질에서도 33.1%의 마이너스 성장세(14만1800대)를 보였다.

▲ 폭스바겐 그룹 브랜드 라인업.

상반기 폭스바겐 그룹 매출은 전년대비 0.8% 감소한 1079억 유로(134조3400억원)다. 영업이익은 지난해보다 7.5% 증가한 75억 유로(9조3300억원)를 기록했다. 다만, 디젤게이트로 인한 특별손실 등을 반영한 순영업이익은 53억 유로(6조5900억원, 전년比 -21.7%)에 그쳤다. 세후 순이익 역시 35억 유로(4조3500억원)으로, 지난해보다 36.8%나 급락했다.

폭스바겐 그룹 프랭크 위터(Frank Witter) CFO는 상반기 실적과 관련해 "이번 실적은 폭스바겐 그룹이 뛰어난 수익성을 갖추고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며 "그러나 디젤 이슈에 대한 상당한 충격을 흡수하기 위해서는 지속적인 노력이 필요하다"고 전했다.

#도요타, 지진은 이겨냈지만 환율이 고민

작년 상반기 502만2000대를 판매했던 도요타 자동차는 올해 499만2000대를 기록했다. 글로벌 생산량(1~6월 503만3100대)은 소폭 늘어났지만, 판매(출고 기준)는 500만대 달성을 실패했다. 

도요타 브랜드는 안방인 일본에서 2년 만에 판매 증가세로 돌아섰다. 도요타 브랜드는 지난 6개월간 일본에서 전년대비 2.9% 증가한 78만6000대를 판매했다. 이어 다이하츠가 30만6000대(전년比 -7.7%), 히노가 3만1000대(전년比 +4.4%)를 각각 기록했다.

▲ 도요타자동차 토요타 아키오 사장(사진=도요타 글로벌 뉴스룸).

상반기 일본에서 생산 수출된 도요타 자동차는 84만5000대로, 지난해보다 4.9% 감소했다. 지난 4월 일본 구마모토현에서 발생한 강진으로 생산 차질을 빚었기 때문이다. 일본 증권가에서는 해당 지진의 여파로 올 상반기 약 300억 엔(3200억원)의 영업 손실이 발생한 것으로 추정했다.

반면, 해외에서 생산 판매된 물량은 307만대로 상반기 역대 최고치를 경신했다. 북미와 중남미, 유럽, 아시아 등 현지 생산 비중은 3년째 꾸준한 증가세를 이어갔다. 

일본 내에서는 올 들어 아베노믹스가 한계에 봉착했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도요타 역시 정부의 제한된 통화정책를 확인하고, 해외 현지 생산 확대를 통해 환리스크를 감소하는 방안을 모색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르노-닛산, 새로운 탑3의 등장?

르노-닛산 얼라이언스는 상반기 글로벌 시장에서 르노 157만대(전년比 +13.4%), 닛산 274만대(전년比 +0.5%), 아브토바즈 12만4000대(AEB 등록 기준, 전년比 -17.3%) 등 총 443만4000대를 판매했다. 여기에 닛산이 새롭게 인수한 미쓰비시 판매량(1~6월 48만2000대)을 더할 경우, 전체 판매대수는 491만6000대에 달한다.

하반기 이 같은 판매 실적을 유지할 경우 올해 GM을 제치고 글로벌 탑3 진입이 유력하다.

▲ 르노-닛산 얼라이언스 카를로스 곤 회장(사진=닛산 오피셜 미디어 뉴스룸).

르노는 유럽에서 카자르, 에스파스, 탈리스만(SM6), 신형 메간 등 경쟁력 있는 신차를 중심으로 96만8600대(전년比 +14%)를 판매했다. 유럽 시장점유율도 두 자릿수(10.6%)로 올라섰다. 아프리카·중동·인도 등 신흥 시장에서 점유율을 꾸준히 확대하고 있으며, 하반기 픽업트럭 알래스카를 중심으로 남미 시장 공략에 나선다. 

닛산은 미국(79만8100대, 전년比 +8.4%)과 중국(60만9900대, 전년比 +3.8%), 유럽(39만6900대, 전년比 +12.7%), 그리고 멕시코(18만1900대, 전년比 +12.7%) 등 세계 각지에서 고른 성장세를 보였다. 다만, 일본에서는 경·소형차 판매 부진으로 전년대비 14.4% 감소한 27만9800대에 그쳤다. 

닛산은 일본에서 미쓰비시를 앞세워 경차 시장에 대한 영향력을 확대하는 한편, 북미와 중국 시장에 한층 더 집중할 전망이다.

아브토바즈는 러시아 시장의 경기 침체로 바닥 모를 추락세를 보이고 있다. 러시아 정부와 서방과의 관계 개선이 이뤄지지 않을 경우, 판매 하락세는 보다 심화될 가능성이 높다.

#GM, 미국·중국서 거친 싸움…유럽이 그나마 위안 

GM은 올 상반기 476만대를 판매했다고 발표했다. 신차 판매량은 지난해보다 0.1% 감소했다. 

주요 시장별 판매 실적을 살펴보면, 중국에서 전년대비 5.3% 증가한 181만대를 기록했다. 같은 기간 186만대를 판매한 폭스바겐 그룹과 치열한 1위 다툼이 진행되고 있다.

안방인 미국에서는 지난해보다 4.4% 감소한 144만대를 판매했다. 이는 포드(전년比 +4.40%), FCA(전년比 +6.40%) 등 경쟁 업체들의 선전과 대조를 이룬다.

▲ 오펠 독일 뤼셀스하임 공장(사진=오펠 미디어)

올해 GM의 가장 큰 성과는 유럽 시장이다. GM은 2013년 말 쉐보레 브랜드 철수 이후 유럽 시장에서 부진을 이어갔다. 하지만 올 상반기 유럽 시장 판매 대수는 지난해보다 7.9% 증가한 54만2300대를 기록했다. 

GM은 상반기 영국과 독일에서 각각 15만4000대와 13만6000대를 판매했다. 특히 독일은 시장성장률(7.4%)의 2배에 달하는 판매 성장세(14%)를 보였다. 오펠과 복스홀이 유럽에서 제자리를 찾아가는 모양새다.  

상반기 글로벌 매출은 전년대비 5.7% 증가한 796억 달러(89조2100억원), 영업이익은 3.0% 오른 50억 달러(5조6000억원)이다. 전체 판매 대수 감소에도 불구하고, 고부가가치 제품군의 판매 호조가 실적 개선을 이끌었다. 북미는 픽업트럭 및 대형 SUV가, 중국은 캐딜락 브랜드의 성장이 돋보였다. 

#현대차그룹, 잘 버텼는데...고민은 늘어나

올 상반기 글로벌 시장에서 현대차는 전년대비 0.9% 감소한 239만3200대를, 기아차는 4.7% 떨어진 145만6600대를 각각 판매했다. 전체 총 판매대수는 384만9800대로, 1~4위 제조사와는 100만대 가량 차이가 났다.

현대차그룹은 정부의 개별소비세 인하와 신차 판매 호조 등에 힘입어 국내에서 전년대비 8.4% 증가한 62만5700대를 달성했다. 특히 기아차는 SUV·RV 라인업을 중심으로 두 자릿수(전년比 +13.9%) 성장세를 기록했다.

이어 현대차는 서유럽(25만7000대, 전년比 +11.0%)과 인도(23만1000대, 전년比 +12.7%)에서 두각을 나타냈으며, 기아차는 미국(32만8000대, 전년比 +5.6%)과 유럽(23만대, 전년比 +14.8%)에서 견고한 성장세를 보였다. 실제 상반기 매출액도 한국과 미국, 유럽 등 선진시장이 주도했다.

그러나 단일 최대 시장인 중국에서 마이너스 성장세(전년比 -1.0%)를 보였다. 중국은 GM과 폭스바겐 그룹이 치열한 선두 경쟁을 펼치는 가운데, 현지 제작사들이 저렴한 SUV 라인업을 앞세워 시장점유율을 빠르게 늘리고 있다. 현대차그룹은 위아래 양쪽에서 강한 압박을 받는 모습이다.

또 러시아와 브라질 등 신흥시장이 발목을 잡혔다. 특히 러시아는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3.9%가 감소한 13만4100대에 그쳤다. 해당 시장의 공장가동률도 점차 떨어지는 추세다. 현대차의 경우 매출액은 늘어났지만(전년比 +7.5%), 영업이익은 마이너스 성장(전년比 -7.0%)을 기록했다.

▲ 현대차그룹 글로벌 비즈니스센터(GBC) 조감도(사진=현대차 제공)

현대차그룹 하반기 전망도 그리 밝지 않다. 내수 시장은 개소세 인하 혜택이 종료됨에 따라 신차 판매가 제한적일 전망이다. 내수와 더불어 상반기 성장세를 이끈 유럽 시장은 브렉시트(Brexit) 이후 6월부터 소비심리가 위축된 모양새다. 중국은 시장 내 경쟁이 더욱 심화될 것이며, 러시아 및 브라질 등의 침체도 끝이 보이지 않는다. 제네시스 브랜드 마케팅 비용 지출과 함께 서울 삼성동 글로벌 비즈니스센터(GBC)에 투입할 금액(현대차 1조4146억원, 기아차 5100억원, 현대모비스 6430억원)도 다소 부담스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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