니로와 아이오닉의 '엇갈린 운명'…같은 플랫폼, 다른 판매량 '왜?'
  • 전승용 기자
  • 좋아요 0
  • 승인 2016.07.04 18:26
니로와 아이오닉의 '엇갈린 운명'…같은 플랫폼, 다른 판매량 '왜?'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니로와 아이오닉. 둘 다 현대차와 기아차가 야심 차게 시도한 첫 번째 친환경 전용 모델이지만, 시장 반응은 사뭇 다르다. 니로는 승승장구하며 판매량을 늘려가고 있지만, 아이오닉은 고전을 면치 못하며 점점 존재감을 잃고 있다. 

 

4일, 업계에 따르면 기아차 니로의 지난달 판매량은 3246대로, 4월 2440대와 5월 2676대보다 크게 늘었다. 반면 아이오닉은 겨우 761대 파는데 그쳤다. 이는 니로의 23% 수준에 불과한 것이다.

현대차가 지난 1월 아이오닉을 선보이며 내건 목표는 올해 말까지 1만5000대, 월 1200~1300대 수준이다. 그러나 아이오닉 판매량은 신차효과를 가장 많이 본 2월 1311대가 최고였다. 3월 1250대로 떨어지더니 4월에는 755대로 줄었다. 출시한지 2달 만에 43%나 감소한 것이다. 

저조한 판매량에 현대차는 1월 말부터 임직원(가족 포함)을 대상으로 30% 할인이라는 파격적인 프로모션을 실시했다. 또, 4월에는 현대차그룹사 및 관계사·협력사의 임직원 및 가족에게 최대 15%를 추가로 할인해주는 이벤트도 실시했다. 그러나 아이오닉 판매량은 5월 765대, 6월 761대 등 좀처럼 나아질 기미가 보이지 않았다.

 

반면 니로는 시장에 성공적으로 안착했다. 물량이 본격적으로 풀린 4월 2440대를 시작으로 5월 2676대, 6월 3246대 등 꾸준히 증가했다. 이는 기아차가 니로를 출시하며 목표로 잡은 1만8000대, 월 1800~2000를 훌쩍 뛰어넘은 수치다.

특히, 니로는 티볼리와 QM3, 트랙스 등이 경쟁하는 초소형 SUV 시장에도 확고한 위치를 잡았다. 니로 판매량은 롱바디 에어 모델을 추가한 티볼리에만 뒤질뿐, 이미 QM3와 트랙스를 큰 차이로 따돌렸다.

 

업계 한 전문가는 "아이오닉에 비해 니로가 여러모로 친환경 전용 하이브리드 모델의 장점을 잘 살렸다"면서 "아이오닉에서 아쉬웠던 점이 니로에서는 대부분 해결돼 소비자들에게 더 많은 선택을 받는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니로는 아이오닉보다 상품성이 더 뛰어난 모델이란 평가를 받았다. 국내에 판매되는 SUV 중에서는 연비가 가장 좋은 데다가, 동급 디젤 모델을 뛰어 넘는 우수한 동력 성능을 갖췄다. 또, 세단에서는 불가능한 넉넉한 공간에 가격도 해치백 모델인 아이오닉과 비슷하다는 것이다.

 

우선, 니로는 아이오닉의 가장 큰 아쉬움으로 지적됐던 비좁은 뒷좌석 머리 공간을 해결했다. 게다가 한 등급 위인 스포티지보다 넓은 휠베이스를 갖춰 보다 넉넉한 무릎 공간까지 확보했다.

또, '냉간 시 언덕 밀림' 등 아이오닉에 제기됐던 문제들도 어느 정도 해결됐다. 일부에서는 "같은 플랫폼에 같은 하이브리드 시스템을 사용한 아이오닉이 먼저 나와 니로의 베타테스트를 해준 셈"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SUV 중 연비가 가장 뛰어나다는 것도 장점이다. 해치백이나 세단의 경우, 아이오닉과 비슷한 연비를 갖춘 모델들은 많지만, 니로만큼 연비가 좋은 SUV는 매우 드물다. 

 

게다가 일반 가솔린 모델에서 부족했던 초반 토크를 전기 모터가 해결해줘 더욱 만족스러운 동력 성능을 발휘한다. 여기에 하이브리드 모델 특유의 정숙함으로 디젤 모델에서 나오는 불쾌한 진동·소음 문제도 해결해준다.

무엇보다 가격 경쟁력도 높다. 니로의 가격은 2327~2721만원으로, 아이오닉(2295~2755만원)과 거의 비슷하다. 특히, 각종 세금 혜택과 정부 보조금 등까지 고려하면, 직접적인 경쟁 모델인 티볼리와 QM3, 트랙스 등과도 큰 차이가 나지 않는다는 장점이 있다.


관련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