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승기] 캐딜락 ATS 2016년형 “완성도와 상품성 개선”
  • 김상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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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16.05.30 18:02
[시승기] 캐딜락 ATS 2016년형 “완성도와 상품성 개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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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록 연식변경이지만, 6단 자동변속기가 8단으로 교체됐다. 그리고 효율을 높이기 위한 오토 스타트스톱도 기본으로 장착됐다. 기존 모델과 가격 차이도 미미하다. 완성도와 상품성이 모두 높아졌단 얘기다. 하지만 ATS가 헤쳐 나가야 하는 길은 여전히 험난하다. 전통적인 강자들 역시 발전을 거듭하고 있고, ATS와 동일한 목표, 비슷한 사고방식으로 접근한 새로운 적수들도 등장하고 있는 상황이다. 

 

# 변했지만 변한게 없다

기존 모델에서 가장 아쉬웠던 부분은 6단 자동변속기였다. 그것이 바뀌었단 소리를 듣고 쾌재를 불렀다. 캐딜락은 항상 ATS가 동급 최고의 퍼포먼스를 갖췄다고 목놓아 소리쳤지만, 엔진의 강력한 성능을 나긋나긋한 변속기가 갉아먹고 있는 기분이 들었었다. 이젠 272마력의 터보 엔진을 더 효과적으로 매만질 수 있는 변속기가 장착됐을 것만 같았다.

 

하지만 새롭게 장착된 8단 자동변속기도 기존 변속기와 크게 다를게 없었다. 반응이 기민하거나, 직결감이 뛰어나지 않았다. 여전히 부드럽고, 느긋했다. 캐딜락이 ATS에게 어떤 캐릭터를 부여하고 있는가에 대해 의문이 생겼다. 독일 뉘르부르크링에서의 테스트를 내세우며 ATS의 역동성을 어필했던 캐딜락이었다. 

 

엔진의 힘이 뛰어났던 것은 분명했지만, 엔진과 변속기의 느낌은 BMW 3시리즈와 거리가 있었다. 오히려 메르세데스-벤츠 C클래스에 더 가까웠다. 부드럽게 달렸고, 여유가 느껴졌다. 물론 가속페달을 끝까지 밟으면 고속도로에선 남부럽지 않게 달렸다. 하지만 변속이 빈번하게 이뤄지는 산길에서는 새로운 8단 자동변속기가 아쉬움으로 남았다.

 

 

하지만 ATS는 동급 모델 중에서도 돋보이는 섀시를 갖고 있다. 무식할 정도로 단단한 골격과 첨단 기술이 녹아든 마그네틱 라이드 컨트롤 서스펜션, 브렘보 브레이크 시스템, ZF의 전자식 파워스티어링 등의 조합은 독일차에서 찾을 수 없는 훌륭한 구성이다. 

# 독일차를 비웃는 섀시의 완성도

그래서 변속기의 성격이 더 아쉬웠다. ATS의 환상적인 차체 밸런스와 섀시의 정밀함을 썩히는 느낌이 들었다. 더 강력하고, 화끈해도 충분히 섀시가 감내할 수 있을 것 같았다.

 

 

속도를 높여도 뒷바퀴는 끈질기게 노면을 긁었다. 큰 흔들림을 허락하지 않았다. 스티어링은 세밀하게 방향을 틀었다. 묵직한 스티어링휠은 무엇보다 높은 신뢰감을 전달해줬다. 전자식 파워 스티어링 시스템은 BMW가 사용하는 것과 같은 독일 ZF의 것을 썼다. 그래서인지 마치 예전의 3시리즈가 떠올랐다. 오히려 지금의 3시리즈보다 ATS가 더 ‘3시리즈’ 같았다. 

 

ATS가 여느 독일차와 가장 차별화되는 부분인 ‘마그네틱 라이드 컨트롤(MRC)’ 서스펜션도 코너에서의 날카롭고, 안정적인 움직임에 일조했다. 운전자의 미숙한 하중 이동을 충분히 보완해줬다. 노면이나 주행 상황 등에 따라 시시각각 달라지는 댐퍼의 감도는 충분히 믿음직스러웠다. 언제나 네바퀴가 항상 노면에 닿을 수 있게끔 만들었다. 

 

브렘보에서 제작한 브레이크 시스템도 충분한 신뢰감을 줬다. 브렘보의 최고급 브레이크 시스템은 아니지만, 작은 ATS를 몰아세우기엔 부족함이 없었다. 

# 치열한 경쟁에서 살아남는 방법

변속기가 바뀌고, 오토 스타트스톱이 기본을 장착되면서 연비는 소폭 상승했다. 하지만 여전히 부족한 감이 있다. 후발주자인 만큼 ‘숫자’에서는 기존 강자들을 압도할 필요도 있다. 물론 3시리즈나 C클래스가 ATS와 동일한 2.0리터 4기통 터보 엔진을 쓰고 있지만, 효율과 성능에서 적당한 타협을 이룬 모델도 판매하고 있다. 어찌보면 부족한 엔진 라인업이 ATS의 가장 큰 약점이라고 할 수 있다.

 

무게 중심을 위해 엔진을 최대한 뒤로 밀었다. 그래서 보닛에는 빈공간도 많았다. 샤프트가 훤히 보였고, 전자식 파워스티어링 시스템까지 볼 수 있었다. 어쨌든 차체 중앙에 가깝게 배치된 엔진 때문에 실내 공간은 큰 손해를 봤다. 특히 차체가 그리 크지 않기 때문에 뒷좌석 공간은 국산 준중형차와 비교해도 내세울게 없었다.

 

하지만 이런 희생 때문에 ATS가 얻게 된 주행감각을 더 주목할 필요가 있다. 모든 걸 만족시키긴 힘들다. 특히 ATS가 속한 세그먼트에선 성능과 실용성이 공존하기 힘들다. 현행 3시리즈도 실용성을 높이면서 날카롭던 핸들링 다소 무뎌졌다. 그래서 예전의 3시리즈를 기억하던 소비자들은 ATS에 열광할 수 밖에 없다.

 

캐딜락이 당장 BMW나 메르세데스-벤츠와 어깨를 나란히 할만큼 차를 판매할 수 있는 상황이 아닌만큼, 단점을 보완하기 보단 장점을 극대화하는 편이 낫다. 자신들만의 캐릭터를 발전시킨 디자인처럼, 주행 감각이나 성격을 더 확고히 할 필요가 있다. 그래야 피 튀기는 프리미엄 소형차 시장에서 명맥을 유지할 수 있다.

 

캐딜락 ATS 화보 - 모터그래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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