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GM, 말리부 흥행·노조 간부 구속…임단협 '줄다리기' 기울어져
  • 신승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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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16.05.27 06:00
한국GM, 말리부 흥행·노조 간부 구속…임단협 '줄다리기' 기울어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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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형 말리부의 흥행'과 '전직 노조 간부의 검찰 구속'이 한국GM 직원들 주머니를 가볍게 만들지도 모르겠다. 언뜻 별 상관없을 것 같은 이 사건들이 마치 나비효과처럼 올 임단협에 영향을 끼칠 전망이다.

▲ 출고 대기 중인 올 뉴 말리부.

인천지검 특수부는 지난 5일 배임수재 등 혐의로 한국GM 전 노조위원장 정 모 씨와 전임 간부 2명을 구속했다고 밝혔다. 정 씨 등은 납품 업체로부터 금품을 챙긴 혐의와 조합 자금 횡령 혐의, 그리고 취업 청탁에 대한 의혹 등을 받고 있다. 검찰 및 관련 업계에 따르면 이들은 2013년부터 2015년까지 노조 간부로 재임하며, 각종 청탁과 거액의 금품을 수수한 것으로 전해졌다.

익명을 요청한 한 한국GM 관계자는 "바로 직전 노조위원장에 대한 검찰 조사가 현 노조에도 큰 영향을 미치고 있다"며 "조합원 간 갈등까지 나오고 있다"고 전했다. 실제로 현장에서는 현 노조집행부를 향해 "그놈이 그놈"이라는 식의 비판이 공공연하게 들린다.

때문인지 지난 4월26일 상견례를 시작으로 현재 4차까지 진행된 올해 임단협은 험악했던 예년의 분위기와 달리 꽤 조용하게 진행되고 있다. 

▲ 올 뉴 말리부 고객 초청 행사.

당초 한국GM 노조는 올해 임단협에 앞서 강경한 입장을 표명한 바 있다. 노조는 '사측이 노사 합의서에 기초한 임팔라 생산 요구를 묵살했다'며 '합의서의 정신을 왜곡하는 경영진에 대해 엄중한 책임과 대가를 치르게 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현장 분위기는 노조 예상과는 전혀 다른 방향으로 흘러갔다. 부평2공장에 투입된 신형 말리부가 기대 이상 인기를 끌며, 임팔라 없이도 충분한 생산 물량을 확보하게 됐다. 이로 인해 노조집행부가 주장한 부평2공장의 생산 위축에 대한 근거가 약해졌다. 

신형 말리부는 지난달 27일부터 이달 19일까지 사전계약만 1만5000여대를 기록하는 등 현재 시장에서 폭발적인 반응을 얻고 있다. 부평2공장은 이달 초 황금연휴까지 반납하고 생산 라인을 가동했다. 지난 26일에는 이기권 고용노동부 장관이 직접 현장을 방문해 근무자들을 격려하고 간담회까지 가졌다.

▲ 이기권 고용노동부 장관(좌)과 한국GM 부평2공장 현장 직원(우).

업계에서는 전임 노조위원장의 검찰 구속과 신형 말리부의 대박 흥행이 맞물리며, 임단협에서 사측이 보다 유리한 입장에 위치한 것으로 보고 있다.

이와 관련해 사측은 "지난해 큰 폭의 적자를 기록했던 바, 올해 (임단협) 역시 쉽지만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며 "남은 임단협 교섭에 성실히 임하겠다"는 원론적인 입장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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