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스바겐의 '안방' 독일과 유럽 고객들이 분노했다. 대당 570만원에 환매까지 보상하는 미국에 비해 보상안이 부족하다는 이유에서다. 

 

폭스바겐 그룹은 28일(현지시각) 독일 볼프스부르크 본사에서 연례 기자간담회를 열고, 2015년 경영 실적을 발표했다.

이날 폭스바겐 그룹 마티아스 뮐러 최고경영자(CEO)는 디젤차 배출가스 조작 사태와 관련해 "고객들을 위해 강력한 해결책을 제공하겠다"며 "회사는 진심으로 이를 후회하고 있고 향후 신뢰 회복을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보상안에 대해선 "유럽을 포함한 다른 어떤 시장도 미국과 동일한 기준을 적용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강경한 입장을 밝혔다. 가뜩이나 불만에 찬 유럽 소비자들에게 기름을 끼얹은 격이다. 

미국 내 문제 차량에 대해선 '환매(폭스바겐이 중고차를 매입)' 또는 '무상수리' 중 한가지를 선택할 수 있도록 했고, 대당 5000달러(약 570만원)의 배상금을 지급할 방침이다. 

미국을 제외한 나머지 시장 고객들은 불만이다. 다른 시장에선 아직 제대로 보상안을 내놓지 않는데다 흘러나온 보상 수준도 미국에 비하면 턱없이 부족하기 때문이다. 

 

유럽의 경우 배출가스 조작과 관련된 차량은 850만대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도 12만대로 적지 않은 수준이다. 유럽을 비롯한 주요 시장에서는 올 들어 집단소송 움직임이 활발하다. 폭스바겐 그룹 입장에서는 큰 부담으로 작용될 전망이다.

 

▲ 폭스바겐 그룹 기자간담회 발표 자료(12p). 폭스바겐 그룹은 2015년 한 해 128억 유로의 순영업이익을 기록했다. 그러나 디젤게이트(162억 유로)를 포함한 169억 유로의 특별손실(충당금) 여파로 41억 유로의 영업손실이 발생했다.

한편, 폭스바겐 그룹은 디젤게이트를 해결하기 위해 162억 유로(한화 약 21조원)의 특별 충당금을 책정했다. 이중 78억 유로(약 10조1000억원)는 차량 리콜(소프트웨어 업데이트)과 환매입(buyback·미국 50만대)에 사용되며, 70억 유로(약 9조원)은 벌금 및 소송 등 법적 비용 지불에 쓰여질 예정이다. 유럽과 한국 등에도 미국과 같은 수준의 보상을 하면 이 충당금으로는 턱없이 부족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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