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건희 회장이 아끼던 스피드웨이, 결국 문 닫나…자율주행차 시험장 사용
  • 전승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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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16.01.05 15:17
이건희 회장이 아끼던 스피드웨이, 결국 문 닫나…자율주행차 시험장 사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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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건희 회장이 각별히 아꼈던 용인 에버랜드 스피드웨이가 결국 문을 닫을 전망이다. 삼성전자가 자동차 사업에 진출하면서 자율주행차 기술 개발을 위한 테스트 공간으로 사용될 예정이기 때문이다.

▲ 에버랜드 스피드웨이

5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가 스피드웨이를 리모델링해 자율주행차 테스트장으로 활용할 계획이다. 서킷에 교차로와 횡단보도, 장애물 등을 설치해 자율주행차에 필요한 다양한 기술들을 시험한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삼성전자 한 관계자는 "자율주행차에 사용되는 다양한 장비를 테스트하려면 별도의 주행공간이 필요하다"면서 "추가로 부지를 매입 및 인허가를 받는게 꽤 까다로워 스피드웨이를 이용하기로 했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 용인 스피드웨이는 다양한 업체의 시승회 및 고객행사 장소로 사용됐다

스피드웨이는 1995년 개장한 자동차 경주 서킷으로, 다양한 대회가 열린 모터스포츠의 성지였다. 특히, 이건희 회장은 자신이 소유한 다양한 스포츠카를 몰고 직접 레이스를 즐기는 등 남다른 애정을 보이기도 했다.

그러나 2008년 11월 이후 개·보수를 이유로 문을 걸어 잠갔고, 2013년 8월 재오픈한 이후에도 별다른 모터스포츠 대회 없이 자동차 업체들의 시승식·고객행사 등으로만 쓰였고, 결국 자율주행차 시험을 위한 공간으로 탈바꿈하게 됐다.

이에 대해 모터스포츠 업계에서는 아쉬움을 표했다. 많은 돈을 들여 멋진 서킷을 만들어놓고선 제대로 활용도 안 하고 이렇게 문을 닫으니 아깝다는 의견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스피드웨이는 F1이 열린 영암 코리아인터내셔널서킷과 비슷한 수준인 4.4km에 달하는 트랙에 국내 최초로 2층 터널 구간을 갖췄다"면서 "특히, 서킷 설계 전문가가 디자인해 가속코스와 테크니컬코스가 절묘하게 어우러진 세계 최고 수준의 서킷"이라 설명했다. 

▲ 용인 스피드웨이는 다양한 업체의 시승회 및 고객행사 장소로 사용됐다

스피드웨이는 미국 미시간대의 'M시티'를 벤치마킹해 자율주행차 시험 공간으로 만들어질 예정이다. M시티는 원형교차로를 비롯해 가상건물과 지하차도, 철도 건널목, 로봇 보행자 등을 갖춘 곳으로, 최근 포드는 이곳에서 자율주행차 테스트를 시작한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 한 전문가는 "사업 초기인 만큼 카메라와 레이더, 운영체제 등 자율주행차의 핵심 부품인 전장장치(전기·전자)에 필요한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를 우선적으로 테스트할 것으로 보인다"면서 "이후 차량과 교통통제센터, 신호등과 CCTV와 연결되는 미래형 교통 시스템에 대한 종합적인 연구와 시험이 진행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설명했다.

이에 대해 삼성전자 측은 "아직 스마트카·자율주행차 사업은 준비 초기단계”라며 “아직 구체적인 계획이나 세부 일정은 결정된 바 없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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