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젠 현대차 아니다", 제네시스 브랜드 론칭…5년내 6개 차종
  • 김민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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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15.11.04 12:57
"이젠 현대차 아니다", 제네시스 브랜드 론칭…5년내 6개 차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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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 플래그십 모델인 에쿠스가 풀체인지를 앞두고 있는 가운데, 현대차가 고급 브랜드 제네시스를 선보였다. 에쿠스는 제네시스 브랜드로 통합되며, 향후 도요타의 렉서스처럼 현대차는 제네시스 브랜드를 통해 별도 라인업의 신차를 출시할 계획이다. 신차는 모두 후륜구동 자동차로 디자인과 고급화 전략 등에서 차별화를 꾀한다. 

▲ 제네시스 브랜드를 소개하고 있는 현대기아차 정의선 부회장

현대차는 4일, 서울 동대문디자인플라자(DDP) 알림 1관에서 고급차 시장을 겨냥한 브랜드 '제네시스'를 론칭했다.

브랜드 명칭은 성능, 디자인 등에서 진보와 혁신을 지속해 고급차의 신기원을 열겠다는 의미로 '제네시스'로 결정했다고 현대차는 설명했다. 또, 글로벌 고급차 시장에서 제네시스의 인지도가 상대적으로 높다는 점도 고려했다.

제네시스 브랜드는 안전·편의·연결성 기반의 사람을 향한 혁신 기술, 편안하고 역동적인 주행 성능, 동적인 우아함을 지닌 디자인, 간결하고 편리한 소비자 경험 등 '4대 핵심 속성'을 바탕으로 경쟁 브랜드와의 차별화를 진행한다는 방침이다.

▲ 현대차 제네시스

제네시스 브랜드 제품 라인업은 오는 2020년까지 6종으로 구성될 계획이다. 초기에는 기존 2세대 제네시스와 다음달 출시 예정인 플래그십 세단으로 시작하지만, 향후 5년 동안 4종의 신규 모델을 추가할 예정이다. 새로운 모델은 중형 럭셔리 세단, 대형 럭셔리 SUV, 중형 럭셔리 SUV, 스포츠 쿠페 등이다.

중형 럭셔리 세단의 경우 후륜 구동 기반 플랫폼을 적용해 오는 2017년 하반기에 출시한다. 이어 오는 2020년까지 대형 럭셔리 SUV, 고급 스포츠형 쿠페, 중형 럭셔리 SUV 등을 공개할 계획이다.

▲ 현대차 비전 G 콘셉트

여기에 현대차는 제네시스 브랜드의 조기 시장 안착을 위해 6종의 신차 외에 파생 모델 투입을 고려하고 있다고 밝혔다. 고성능, 친환경 등 다양한 파워트레인 장착 모델과 추가 모델 개발도 중장기 과제로 검토해 나갈 방침이다.

모델명의 경우, 차종마다 별도의 차명을 갖고 있는 현대차 브랜드와 달리 제네시스는 새로운 글로벌 차명 체계를 도입한다. 

신규 차명 체계는 제네시스 브랜드를 상징하는 알파벳 ‘G’와 차급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한 ‘숫자’가 조합된 방식을 활용한다.

▲ 현대차 비전 G 콘셉트 실내

제네시스 브랜드의 초대형 럭셔리 세단은 ‘G90’, 기존 2세대 제네시스는 ‘G80’라는 모델명이 적용되며, 2017년 하반기에 출시할 중형 럭셔리 세단은 ‘G70’로 정해졌다. 앞으로 나올 중·대형 럭셔리 SUV와 스포츠 쿠페 등의 차량에도 이 같은 ‘G’를 기반으로 한 알파뉴메릭(문자+숫자)방식의 차명 체계를 적용할 방침이다.

다만 다음달 출시하는 초대형 럭셔리 세단의 경우 ‘EQ900’라는 차명을 사용한다. 기존 플래그십 모델명인 에쿠스의 위상을 이어간다는 의미에서 'EQ'를 살렸고, 제네시스 브랜드의 최상위 라인업과 완성·절정을 의미하는 숫자 ‘9’, 그리고 최고급 세단인 점을 고려해 국내 시장에서는 ‘EQ900’라는 차명을 적용한다.

▲ 제네시스 EQ900(현대차 신형 에쿠스) 시험주행차

새로운 모델명은 국가별, 지역별로 차량 출시 시점이 다르다는 점을 감안해 해당 지역에서의 제네시스 브랜드 론칭 시점에 맞춰 순차적으로 적용할 계획이다. 2세대 제네시스의 경우 향후 출시될 상품성 개선 모델 출시 시점에 맞춰 국가별, 지역별로 G80으로 변경될 예정이다.

브랜드 로고는 기존 제네시스의 윙타입 엠블럼을 기반으로 고급감과 시인성을 개선한 신규 윙타입 엠블럼이 적용된다.   

제네시스 브랜드의 정체성을 보여주는 디자인 차별화는 단계적으로 진행된다. 먼저 대형 럭셔리 세단인 제네시스의 디자인이 계승·발전되며, 중장기적으로 동적인 우아함을 지닌 제네시스 브랜드의 디자인을 구체화할 예정이다.

제네시스 브랜드의 차별화된 디자인은 2017년 출시 예정인 중형 럭셔리 세단에 부분적으로 반영될 계획이고, 이후 출시되는 신차에 본격적으로 적용될 예정이라고 현대차는 설명했다.

▲ 루크 동커볼케와 람보르기니 무르시엘라고

디자인 경쟁력 강화를 위한 외부 인사 영입과 조직 개편도 단행했다.

피터 슈라이어 사장은 “현대차와 제네시스 두 브랜드의 디자인 역량 강화 차원에서 벤틀리 수석 디자이너 루크 동커볼케를 영입했다”며 “내년 상반기에 현대차에 합류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루크 동커볼케는 지난 1990년 푸조 자동차 디자이너로 시작해 1992년부터 아우디, 람보르기니, 세아트 등의 디자인을 담당했으며, 2012년부터는 벤틀리 수석 디자이너로 재직해왔다.

또, 제네시스 브랜드의 디자인은 현대차 디자인센터 안에 신설한 별도 조직 '프레스티지 디자인실'에서 전담한다. 제네시스 브랜드만의 소비자 경험 차별화도 중장기 전략으로 추진할 예정이며, 기본 콘셉트는 ‘인간 중심의 진보’에 맞춘 ‘간결하고 편리한 소비자 경험’의 실현이라고 현대차는 설명했다.

이를 위해 제네시스 브랜드는 통일된 공간 디자인이 반영된 하드웨어를 구축하고, 소비자 응대 직원들의 역량을 업그레이드하며, 새로운 소비자 케어 프로그램 등으로 일관된 서비스를 제공할 방침이다. 

다만, 론칭 초기에는 기존 현대차의 판매, AS망을 공유하며, 6종의 모델 라인업이 구축되는 오는 2020년 이후에는 현대차와 차별화된 서비스가 제공된다.

▲ 제네시스 브랜드의 엠블럼

제네시스 브랜드는 지난 2004년 1세대 제네시스 차량 개발 시점부터 차량이 출시되는 2008년을 목표로 브랜드 론칭이 검토된 바 있다. 하지만 1세대 제네시스의 성공에도 불구하고 브랜드 론칭이 이뤄지지 못했다. 당시 글로벌 금융 위기로 시장 상황이 여의치 않았고, 복수의 라인업 확보가 필수라는 주장이 제기됐기 때문이다.

이에 현대차는 지난 10여년간 소재, 설계, 시험, 파워트레인, 전자, 디자인 등 모든 부문에서 새로운 브랜드를 위한 내부 역량 축적에 주력했다. 

특히 글로벌 주요 자동차 그룹 가운데 유일하게 자동차용 강판을 자체 개발· 생산할 수 있는 시스템을 만들고, 기초 소재 단계부터 차의 성능을 높일 수 있는 구조를 갖췄다. 이에 따라 차체 강성, 주행 성능, 디자인 등에서 경쟁력을 추가로 확보할 수 있게 됐다.

▲ 현대차 제네시스

현대차는 이러한 과정을 거쳐 현대차의 고급 브랜드 제네시스의 론칭을 최종 확정했다고 설명했다. 현재 제네시스 브랜드는 연구개발과 디자인 부문의 전담 조직 구성을 마쳤고, 제네시스에 집중하면서도 현대차 전체에 시너지가 발생할 수 있도록 전담 조직과 프로세스를 계속 발전시켜 나갈 계획이다.

정의선 부회장은 “현대차는 또 하나의 새로운 출발을 하고자 한다”면서 “서두르지 않고 차근차근 내실을 쌓아 세계 고급차 시장에서의 입지를 견고히 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이날 제네시스 브랜드는 온라인으로 브랜드를 만나볼 수 있는 제네시스 웹사이트를 오픈했다. 웹사이트는 제네시스 브랜드의 가치를 간접적으로 경험할 수 있는 온라인 플랫폼으로 브랜드 영상, 브랜드 탄생 배경과 준비 과정, 브랜드 철학과 향후 계획 등을 담고 있다.

현대차는 향후 제네시스 웹사이트를 통해 앞으로 론칭할 라인업들의 상품 정보를 제공하고, 멤버십 정보를 추가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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