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상시승기] 포르쉐, 카이엔S e-하이브리드...플러그인으로 더 강력해졌다
  • 김한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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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15.08.15 11:43
[영상시승기] 포르쉐, 카이엔S e-하이브리드...플러그인으로 더 강력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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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르쉐라면 그저 잘 달리는 자동차를 만드는게 아니다. 누구보다 친환경 자동차를 만드는데 앞장서는 브랜드다.

괴물 같이 달리는 스포츠카면서도 가장 먼저 듀얼클러치 변속기를 장착하고 연비를 동급 최고 수준으로 높여왔다. 동시에, 차를 폐차하지 않고 계속 달리게 만드는 것이 가장 친환경적이라는 철학에 따라 고장나지 않는 차를 만드는데 집중해오기도 했다. 미국 JD파워의 내구성테스트나 초기품질 테스트에서 언제나 1위를 고수하는건 그런 이유에서다. 실제로 60년 전부터 만들어진 포르쉐의 60% 이상이 폐차되지 않고 여전히 도로를 달리고 있다고 한다. 

 

포르쉐가 만든 카이엔S e-하이브리드(Porsche Cayenne S e-Hybrid)는 그런 의미에서 중요하다.

이전까지의 하이브리드는 그저 친환경적에 목적을 둔 깡통 같은 차가 태반이었다. 물론 실용적이고 편리했다. 부자나 스타들도 여럿 타곤 했는데, 그들 입장에서 그리 갖고 싶은 차는 아니었겠지만 그저 친환경 이미지를 강조하고 '서민 코스프레'를 하기 위해서 타는 차였는지도 모른다. 하지만 집앞에 세워놓거나 보여주기 식으로 타면 뭐할까 평소 즐겨 타고 다녀야 환경에 도움 되는게 아닐까. 

이번의 카이엔 e-하이브리드는 그 겉모양부터 럭셔리하고 폼나는 자동차일 뿐 아니라 철저히 달리기 위한 자동차다. 이전의 엔진 출력을 줄여 연비를 향상 시키는 대신, 출력은 그대로 두고 더욱 강력한 전기모터를 더해서 퍼포먼스를 큰 폭으로 향상 시켰다.

포르쉐는 이미 회사 최고 성능 슈퍼카 918을 플러그인으로 제작한바 있다. 그런 점을 종합해보면 포르쉐 터보의 다음 세대는 이런 형태여야겠다. 어쨌건 기름이 남아있어야 스포츠카 메이커도 살아남을 수 있다는 절박함의 표현이 이 카이엔 e-하이브리드의 의미인지도 모른다.  

# 플러그인 하이브리드의 달리는 매력

초기 발진 가속이 빠르고 즉각적인데, 이 부분은 500마력인 카이엔 터보와 비교해 오히려 나았다. 시속 100km이상으로 가속하면 분명 뒤지지만 짧은 거리에선 카이엔 터보를 조금씩 앞질렀다. 대부분 시내 구간에선 높은 초반 토크로 인해 오히려 터보보다 더 잘 달리는 느낌이 든다. 다만 마칸 터보의 PDK처럼 가속의 느낌이 굉장하게 느껴지지는 않는다. 여전히 8단 변속기를 사용하고 있는데, 이게 오프로드에서 험로를 빠져나가고 세밀하게 운전하는데는 훨씬 유용하기 때문이라고 한다. 

전기모터 이용모드는 e-파워(e-Power)모드와 e-차지(e-Charge)모드를 제공하는데, e-파워모드에선 어지간해선 가솔린 엔진을 켜지 않고 전기차처럼 주행하도록 한다. 전기만으로 18km에서 30km까지도 주행 가능하다고 한다. e-차지모드는 차량의 회생제동을 극대화 해서 가속페달에서 발을 떼기만 하면 충전을 일으키는 모드다. 다른 차들이 변속모드를 스포츠로 했을때와 비슷하다. 차체가 커선지 충전이 다른차에 비해 매우 빠르게 일어난다.

 

이런 버튼과 모드들은 이미 10년전 도요타가 프리우스 2세대부터 만들었던 구성인데, 당시 만든 것을 지금 대부분 제조사들이 따르고 있는걸 보면 도요타가 프리우스를 만들때의 용기와 실행력은 참으로 대단했다고 새삼 느끼게 된다. 

마칸과 박스터, 카이맨등 소형 모델들을 제외하면 포르쉐의 계기반은 모두 5개의 원형 계기로 만들어져 있는데 이 중 RPM이 가장 중요해서 가운데 큼직하게 자리잡고 있고 그 왼편으로 속도계 바늘이 있지만 이 차는 그 위치에 속도계 대신 배터리 충방전상태를 나타내는 계기를 넣었다. 보통 도요타를 비롯한 다른 회사들은 RPM게이지를 없애고 그 자리에 배터리 충방전 계기를 넣는데, 속도계 대신 RPM을 살린 것은 스포츠카 브랜드라는 자존심 때문인 것 같다. 

 

주행 감각은 SUV에 탔다고 믿어지지 않는 정도. 엔진은 늘상 마음에 드는 사운드로 깔끔하게 잘달리는데 어지간한 코너링에서도 기울어짐 없이 그저 수평으로만 이동하는 느낌마저 든다. 가속력, 제동력, 코너링... 모든 면에서 최고수준의 스포츠카다. 

연비와 친환경성에서 최고 수준이지만 가격을 보면 그리 경제적이지 못하다. 친환경이라면서 실내는 최고급 송아지 나파 가죽으로 온통 감싼 것도 아이러니한 부분이다. 하지만 아무리 친환경을 내세운데도 인간의 욕구와 취향을 희생해야만 하는건 아니다. 도요타 프리우스와 아쿠아는 저렴한 가격에 저연비를 통해 늘상 일본 시장의 1, 2위를 차지하고 있지만 일본 자동차 시장 전체는 무너져 버렸다. 욕망에 대한 만족, 삶의 기쁨을 추구하지 않고선 자동차를 살 이유 따위는 없어지는 거라고, 포르쉐는 이 차를 통해 웅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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