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부산모터쇼에서는 독특한 쇼카가 공개됐다. 벨로스터의 껍데기가 씌워진 쇼카는 그동안 현대차에서 볼 수 없었던 미드십 구조로 제작됐다. 기존 앞에 장착되던 엔진을 단순히 그대로 뒤집어 뒷차축 위에 올렸다. 당시에만 해도 이 쇼카는 큰 주목을 받지 못했다. 현대차에게 미드십이란 허무맹랑한 얘기라고 받아들여졌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번 서울모터쇼에서 공개된 콘셉트카 ‘RM15’는 ‘벨로스터 미드십’ 쇼카 때와 달리 큰 주목을 받고 있다. 정말 달릴 수는 있냐는 의문을 한방에 날려버리는 동영상이 공개됐고, 전라남도 영암 코리아인터내셔널 서킷 인근에서 시험 주행 중인 프로토타입이 목격되면서 그 실체가 서서히 드러났다.

 

RM15는 미드십 구조 외에도 그동안 현대차에 흔하게 볼 수 없었던 여러 설계 방식이 적용됐다. 차체는 알루미늄을 활용했다. 일반 강철 차체 구조에 비해 무게는 30% 줄었다. 알루미늄 차체의 무게는 214kg에 불과하다. 뼈대에 붙은 외부 패널은 전부 카본파이버로 제작됐다.

현대차는 인트라도 콘셉트에서 카본파이버 차체를 선보인 바 있으며 이 기술을 꾸준하게 발전시키고 있다. 여기엔 롯데케미칼과 효성이 참여하고 있다. 카본파이버로 제작한 외부 패널의 무게는 33.7kg이다. 강철 패널의 경우 77.2kg에 달하면 현대차는 이 부분에서 56%의 무게를 감소시켰다.

 

총 중량은 1260kg으로 부산모터쇼에서 공개된 벨로스터 미드십에 비해 195kg 무게가 줄었다. 차체 강성은 크게 확대됐다. 3만7800Nm/deg에 달한다. 참고로 람보르기니 아벤타도르의 카본파이버 모노코크 바디의 비틀림 강성은 3만5000Nm/deg이다. 

세타 2.0 직분사 터보(T-GDI) 엔진은 뒷차축 위에 가로로 배치됐다. 현대차는 최근 콘셉트카에도 미드십 구조를 적용한 적이 거의 없다. 지난해 제네바 모터쇼에서 현대차는 이탈리아 디자인 스쿨인 IED와 공동으로 개발한 미드십 스포츠카 ‘파쏘코르토’를 공개한게 전부다. 새로운 차체 구조에 대한 노하우가 그리 많지 않은 상황이다. 

 

일단 엔진의 성능은 뛰어나다. 6000rpm에서 최고출력 300마력, 2000rpm에서 최대토크 39kg.m의 성능을 발휘한다. 정지 상태에서 시속 100km까지 도달하는 시간은 4.7초다.

미드십인만큼 엔진은 뒷바퀴를 굴리며, 더블 위시본 방식의 경량 알루미늄 서스펜션이 적용됐다. 섀시와 관련해 WRC에서 얻은 여러 기술력이 접목된 것으로 알려졌다. 무게 배분은 앞뒤 43:57이다.

 

RM15는 벨로스터의 디자인을 살짝 고친 외관을 하고 있지만, 현대차는 RM15를 위한 디자인 작업을 진행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현대차는 최근 고성능 모델에 대한 욕심을 숨기지 않고 있다. WRC 출전과 함께 고성능 차량을 담당하는 N 브랜드를 론칭했다. 또 BMW M 개발총괄자 알버트비어만을 영입하기도 했다. 현대차는 이르면 내년 N 브랜드의 첫차를 선보일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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