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유럽 유로NCAP에서 '가장 안전한차'로 판정받은 르노 캡쳐(국내명 르노삼성 QM3)/사진=유로NCAP 캡쳐

르노삼성 QM3는 전량 스페인에서 만들어지는 자동차를 완제품 수입하는 것으로, 유럽서 판매되는 르노 캡쳐(Captur)와 앰블럼만 제외하면 동일하다. 미국에서 판매되는 닛산 주크와도 상당 부분이 같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국내 테스트 결과는 딴판이어서 의아하다.  

17일 국토부는 르노삼성 QM3가 국내 충돌시험에서 가장 낮은 5등급을 받았다는 충돌 안전도 평가 결과를 내놨다. 충돌시험 결과가 나빠 ’과락’, 즉 나머지 점수와 관계 없이 5등급으로 탈락시켰다는 설명도 더했다. 가장 안전한 차는 현대 제네시스와 기아 카니발, 쏘렌토라고 했다. 

하지만 르노 캡쳐는 앞서 유럽의 유로NCAP 시험에서 별을 다섯개 획득해 최고로 안전한 차에 꼽힌 바 있다. 닛산 주크도 미국 IIHS에서 스몰오버랩테스트를 제외한 전 등급에서 최고등급(G)을 받았다. 

유로NCAP에서 같은 클래스인 기아 쏘울은 별을 4개 받아 캡처에 비해 안전등급이 한단계 낮았다. 현대차 스타렉스(현지명 H-1)는 두 등급 낮은 별 셋을 받았고, i10도 별 4개를 받는데 그쳤다. 

하지만 우리나라 국토부 시험에서 평가는 정반대로 바뀐다. 국내 시험에서는 쏘울이 13개 차종 중 4위를 차지해 QM3보다 압도적으로 우수하다는 평가를 받았다.

르노삼성 QM3(현지명 캡쳐)가 유로NCAP 충돌테스트에서 오버랩정면충돌 시험을 치르고 있다. 캡쳐는 이 시험에서 별5개 판정을 받았다. 

보행 안전 테스트의 경우 포드 익스플로러가 최악, 주행 안전성 분야에선 렉서스 ES350이 최악의 점수를 받았다. 총 13개 차종 중 수입차는 6개였는데 최악의 차는 모두 수입차들이 차지했다. 그동안 국토부의 안전성 충돌테스트를 보면 희한하게도 수입차들은 대부분 해외에 비해 낮은 등급을 받았고 국산차는 외국에 비해 우수한 평가를 받는 경우가 많았다.

유독 QM3의 평가가 낮게 나온 이유를 국토부에 문의한 결과 ‘해외와 시험 규정이 달라서 결과가 다르게 나올수 있다’면서 ‘르노삼성 측도 와서 충돌시험 테스트를 참관했고 별다른 이의를 제기하지 않았으므로 별 문제는 없다’고 밝혔다. 

국토부 자료에 따르면 자동차안전도평가에 대한 결과는 홈페이지(http://www.car.go.kr)에서 살펴볼 수 있다고 하지만 아직 업데이트가 되지 않았다. 지난 시험 결과도 동영상이나 결과 사진 등을 공개하는게 아니라 단순한 평가 결과표만 제시하고 있을 뿐이다. 유로NCAP이나 IIHS에서 책임자가 등장하는 동영상과 사진을 통해 지나치다 싶을 정도로 친절하게 설명하는 것과는 딴판이다.

시험을 하는 목적은 안전한 차와 위험한 차를 가려내기 위해서인데, 해외에서 안전하다고 판정된 차를 우리는 불안전하다고 하니 소비자들은 혼란스럽다. 국민들의 생명과 안전을 보장하는건 국가의 의무인데, 남다른 시험 규정 운운하는 것 또한 무책임하다. 신뢰할 수 있는 충돌테스트가 되기 위해선 어떤 이유에서 외국과 결과가 다른지, 시험은 어떤식으로 이뤄지고 있는지를 구체적이고 투명하게 공개해야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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