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非독일 유럽차', 대세 될 수 있을까?…사장 떠난 출시행사장
  • 김상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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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14.10.30 16:32
[기자수첩] '非독일 유럽차', 대세 될 수 있을까?…사장 떠난 출시행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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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행은 돌고 돈다. 유럽차는 전통적으로 인기가 있었지만 한때 미국차, 일본차가 더 강세였던 때도 있었다. 특히 일본차 브랜드들의 크고 경제적인 중형차 판매 전략은 수입차에 목말랐던 소비자들을 유혹하기 충분했었다. 미국차도 잠시 인기를 끌었지만, 이내 바통은 독일차에게 넘어갔다. 소득수준이 높아지고, 차를 구매하는 다양한 금융 프로그램도 등장하면서 프리미엄의 딱지를 달고 있는 독일차가 호황을 누리는 것으로 분석된다. 하지만 최근엔 독일을 제외한 이른바 '비 독일' 유럽 브랜드의 ‘쿠테타’도 속속 목격되고 있다.

29일, 한불모터스는 서울 도산대로에 위치한 푸조 강남전시장에서 소형 CUV ‘2008’을 공개하고 본격적이 판매에 나선다고 밝혔다. 2008은 한불모터스가 야심차게 준비한 모델로, 한불모터스의 성장을 견인할 주력 차종으로 평가받고 있다. 

▲ 푸조 2008 신차발표 현장. 푸조 역사상 유례없는 많은 취재진들이 몰렸다.

이번 신차발표회는 한불모터스에게 있어서 하반기 최대의 행사였지만, 송승철 대표는 참석하지 못했다. 평소 송대표는 단출한 규모의 포토세션에도 얼굴을 비치는 적극적인 성격의 소유자로 최근 몇년간 어지간한 행사에도 그가 불참한 적은 없었다.

이유는 이 차의 인기가 너무나 높아서다. 한불모터스 관계자에 따르면 송대표는 행사 전날 급히 프랑스 파리로 떠났다. 사전계약이 폭주하는 2008의 물량 확보를 위해서다. 한불모터스 역사상 전례가 없던 일이다. 2008은 사전계약 일주일만에 1000여대가 계약되며 큰 관심을 받고 있다. '물 들어왔을 때 노 젓는다'고 한불모터스 측은 물량확보에 사력을 다한다는 입장이다.

▲ 푸조 2008.

한불모터스 관계자는 “이 정도의 인기는 예상하지 못했다”면서 “브랜드와 차명이 동시에 검색어 순위에 오른 경우도 처음”이라고 말했다. 관계자마저 이번 2008의 갑작스런 인기에 어리둥절해 했다. 기자들도 사전계약 대수 부풀리기 의혹을 제기 했을 정도니, 그럴만도 하다.

하지만 푸조 2008의 인기는 어쩌면 예견돼 있던 일이다. 푸조는 그동안 꾸준하게 경쟁력 높은 소형차를 국내에 출시하며 입지를 다져 놓았다. 2천만원대의 소형 오픈카부터 주행성능이 강조된 에디션 모델 등으로 조금씩 마니아들도 형성됐다. 또 연료효율성이 차를 구매하는 결정적인 요인으로 작용하기 시작했기 때문에 경쟁력은 더 높아졌다.

최근 소형차에 대한 관심이 전세계적으로 집중되고 있는 상황이고, 국내서도 수입차 브랜드를 중심으로 해치백과 소형 SUV의 수요가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다. 이같은 상황에서 2008의 출시 시기는 매우 적절해 보인다. 여기에 적당한 가격까지 더해지니, 기존 수입차 소비자들은 물론 국산차를 고려하던 소비자들까지 2008을 고려하게 된 셈이다.

▲ 볼보의 새로운 4기통 엔진

볼보의 약진도 두드러진다. 볼보는 그간 고수하던 5기통 엔진을 내려놓고 효율성이 강조된 4기통 엔진과 8단 자동변속기를 새롭게 탑재했다. 또 차종별 라인업을 강화하며 소비자들의 선택의 폭을 넓히는데 주력했다. 그 올해 지난달까지 총 2142대가 판매됐고, 전년 같은 기간에 비해 무려 62.3%나 판매가 증가했다. 재규어와 랜드로버의 판매도 급증했다. 특히 랜드로버의 경우 전년 같은 기간에 비해 43.9%의 판매 성장을 기록했다.

소비자들의 취향은 시시각각 변한다. 딱히 잘못한게 없어도 밀물처럼 빠져나가는 경우가 많다. 당장은 독일차가 고공행진 중이지만, 언제 떨어질지 모를 일이고, 반대로 프랑스, 영국, 스웨덴 등 비 독일 브랜드가 독일차와 어깨를 나란히 할 정도로 성장할지도 모를 노릇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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