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차 범퍼빔 플라스틱화…가볍고 에어백도 잘 터지게
  • 전승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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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13.10.15 09:43
자동차 범퍼빔 플라스틱화…가볍고 에어백도 잘 터지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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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력해진 연비 규제로 인해 자동차 업계에 다이어트 열풍이 불고 있다. 하이브리드, 전기차, 수소차 등의 장기적인 전략에 앞서 즉각적으로 반영 할 수 있는 차체 경량화부터 힘쓴다는 전략이다.

한화 L&C는 최근 강화 열가소성 플라스틱(GMT)을 개량해 앞범퍼에 사용할 수 있게 한 `스틸 하이브리드 GMT 프런트 빔'을 개발했다고 밝혔다. 대부분 차종에서 철(스틸) 소재로 만들어졌던 앞범퍼 빔에 플라스틱 소재를 적용해 무게를 줄이고 연비를 향상시킬 수 있게 한 것이다.

앞범퍼는 범퍼 커버와 충격완화장치(에너지 옵서버), 범퍼 빔 등으로 구성됐는데, 외부 충격을 흡수하는데 가장 중요한 역할을 하는 것이 범퍼 빔이다. 그동안 플라스틱 빔은 뒷범퍼에만 사용됐다. 철과 강도가 비슷하면서 무게는 20~25%정도 덜 나가고, 철 범퍼보다 탄성이 뛰어나 작은 충격에는 찌그러지지 않는 장점이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한계 이상의 힘이 가해지면 끊어져 에어백 센서가 제대로 작동하지 않는 등의 문제가 있어 그동안 앞범퍼 빔에는 사용되지 않아왔다.

▲ 전면 충격은 앞범퍼 빔을 통해 차체로 퍼진다

한화 L&C는 GMT 안에 철 소재를 혼합한 `스틸 하이브리드 GMT 프런트 빔' 개발해 충돌 시 빔이 끊어지지 않고 에너지를 충분히 흡수할 수 있도록 했다. 강한 충격으로 발생하는 빔 끊어짐 현상과 에어백 센서 문제를 모두 해결한 것이다. 강도는 기존 제품에 비해 더 높아졌고, 무게는 12%가량 줄었다.

한화 L&C 한 관계자는 "GMT 자체가 강도와 경량화에 모두 성공한 소재지만, 앞범퍼 빔 경우는 안전 문제와 직결돼 사용이 어려웠던 것이 사실이었다"면서 "3년의 연구를 통해 앞범퍼 빔에도 장착할 수 있는 제품을 만들게 됐다"고 밝혔다.

업계 한 관계자는 "2010년 기준으로 자동차 1대당 플라스틱 복합소재는 평균 14kg 정도가 사용되고 있으며, 매년 약 7%씩 늘어나고 있다"면서 "차량 무게가 10% 줄어들면 연비는 최대 8%까지 향상되는 만큼 다양한 플라스틱 복합소재 사용은 최근 강화되고 있는 연비 규제에 대한 효과적인 대응"이라고 밝혔다. 

한편, 미국 정부는 오는 2016년까지 미국에서 판매되는 차량의 연비를 15.1km/l까지 높이기로 했다. 2017년 이후에 출시되는 신차가 이 기준을 충족시키지 못하면 차 1대당 2만5000달러(약 2800만원)의 벌금을 내거나 해당 모델의 판매를 중단해야 한다. 국내에서도 오는 2015년까지 17km/l, 2020년에는 리터당 20km/l로 끌어올린다는 목표로 규제를 강화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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