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월 국내 완성차 판매량은 작년대비 20.7% 급감한 9만 9271대에 그쳤다. 설 연휴로 인해 영업일 자체가 줄었고, 현대차 일부 공장이 설비 공사로 인해 가동을 멈추며 원활하게 생산이 이뤄지지 않았기 때문이다. 

#'쏘렌토 끌고 카니발·스포티지 당기고' RV 황금기 맞은 기아

기아 쏘렌토
기아 쏘렌토

기아는 두 달 연속 국산차 선두 자리를 지켰지만, 전년대비 12.0% 감소한 4만 4076대에 그쳤다.

최다 판매차는 두 달 연이어 쏘렌토가 차지했다. 쏘렌토는 8671대로 작년 2월(4745대) 대비 82.7%나 늘었다. 이 중 하이브리드 판매량은 6297대로 전체의 72.6%에 달한다. 판매량은 물론, 하이브리드 비중까지 경쟁 모델인 현대차 싼타페를 압도한다.

쏘렌토에 이어 카니발(7989대)과 스포티지(7413대)가 2·4위를 차지하며 실적을 든든히 뒷받침했다. 준중형부터 중형, 대형까지 고루 좋은 판매량을 보이며 기아는 SUV·RV의 황금기를 보내고 있다.

기아 레이EV와 레이
기아 레이EV와 레이

계속 이어지는 레이의 판매 호조도 눈에 띈다. 지난달 레이는 3972대 팔리며 7위에 올랐다. 모닝은 물론, 캐스퍼도 레이를 막을 수는 없다. 별다른 변화가 없었고, 전기차 보조금 지급이 본격적으로 시작되기 전임에도 특유의 실용성과 가성비를 바탕으로 식지 않는 인기를 누리고 있다. 

다만, 세단은 계속해서 부진하다. K5는 부분 변경을 거쳤음에도 2970대로 14위에 불과하고, K8(2165대)은 18위로 겨우 20위권에 들었다. 가장 저렴한 K3는 1315대로 20위권 밖이다. 

#'그랜저·쏘나타 빈자리 크네' 두 달 연속 2위 현대차

현대 싼타페 하이브리드
현대 싼타페 하이브리드

현대차는 3만 7071대로 33.0% 줄어들며 두 달 연속 2위에 그쳤다. 기아와 올해 누적 판매량 차이는 1만 3000여대까지 늘었다. 

판매량이 저조한 이유는 공장 가동이 원활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쏘나타와 그랜저, 아이오닉  6를 생산하는 아산공장은 대형 전기 SUV 아이오닉 9 관련 설비 설치를 위해 설 연휴까지 멈췄고, 아반떼를 만드는 울산3공장도 코나 하이브리드 생산 확대를 위한 설비공사로 2월의 절반가량을 쉬었다.

그 결과는 수치로 나타났다. 단골 1위 그랜저는 3963대로 9위에 그쳤고, 그랜저와 함께 판매율을 견인하던 쏘나타는 23위까지 내려갔다. 

다행히도 싼타페가 7413대로 3위를 차지하며 자존심을 지켰다. 싼타페는 하이브리드 판매량이 4972대로 내연기관(2441대)의 두 배에 달하며 수익성 면에서도 보탬이 되고 있다.

또 다른 베스트 셀링카 포터는 6355대로 5위를 차지했다. 디젤 단종 이후 LPG 파워트레인이 주력이 되면서 다소 우려의 목소리도 있었지만, 내연기관 판매량이 6093대에 달하는 것으로 미뤄볼 때 별다른 타격은 없을 전망이다. 

#'넉 달 연속 1만대 돌파' 제네시스

제네시스 GV80 쿠페
제네시스 GV80 쿠페

제네시스 브랜드는 1만 582대로 작년 2월과 비교해 9.1% 증가세다. 작년 11월부터 넉 달 연속 1만 대를 웃돌았다.

페이스리프트로 돌아온 GV80이 4652대를 기록했는데, 지난 1월에 이어 두 달 연속 신기록이다. 비슷한 시기 부분 변경된 G80도 3256대로 좋은 성적을 얻었다. 상대적으로 작년 2월 판매 성적이 워낙 좋았던 탓에 작년과 비교하면 24.1% 줄었다. 

#'토레스 신차효과 끝 어쩌나' KG모빌리티

KGM 토레스 EVX
KGM 토레스 EVX

KG모빌리티는 3748대로 4위를 지켰지만, 2023년보다 44.8% 줄었다. 지난해 토레스가 워낙 잘 팔렸고, 연초 보조금 지급 중단으로 새로운 주력 제품인 토레스 EVX가 제대로 판매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토레스는 1540대로 크게 줄어든 상태다. KGM의 주력 상품인 픽업, 렉스턴 스포츠도 994대로 1000대 밑으로 주저앉았다. 이달 토레스 EVX 판매가 원활히 이뤄져 반등에 성공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트랙스·트레일블레이저 모두 부진' 한국GM

쉐보레 트랙스 크로스오버
쉐보레 트랙스 크로스오버

한국GM은 77.9% 급증한 1987대로 5위다. 다만, 이는 작년 2월 1117대로 극심한 부진을 겪었던 탓이다.

트랙스 크로스오버는 1447대로, 작년 9월(1424대)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다. 한때 소형 SUV 최강자인 셀토스를 위협했던 트레일블레이저는 367대로 존재감이 낮아지면서 북미 시장에서 뜨거운 인기를 누리는 것과는 대조되는 모습이다. 한국GM은 트랙스 크로스오버 출시 당시 트레일블레이저와 시너지를 발휘할 것으로 예상했지만, 아쉽게도 결과는 그렇지 못했다.

#'버텨야 산다' 르노코리아

르노코리아 XM3 E-테크 하이브리드
르노코리아 XM3 E-테크 하이브리드

르노코리아는 1807대로 지난달에도 최하위다. 국내 판매되는 세 차종 모두 판매량이 1000대 미만이다. 새해를 맞아 하이브리드 가격을 최대 400만 원 낮춘 XM3가 905대로 그나마 버텼지만, QM6와 SM6는 쉽사리 반등의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르노코리아는 올해 지리그룹과 합작으로 만든 중형 하이브리드 SUV가 나올 때까지는 쉽지 않은 시간을 이겨내야 하는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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