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막판까지 치열한 접전을 벌이던 BMW와 메르세데스-벤츠의 대결은 단 722대 차이로 BMW가 승리했다. 연쇄 화재 사태로 BMW 판매량이 급감하기 직전인 2015년 이후 무려 8년 만이다.

4일 카이즈유데이터연구소에 따르면, 12월 수입차 신규등록대수는 전년대비 4.3% 감소한 2만8179대를 기록했다. 다만, 연말을 맞아 다양한 프로모션이 쏟아지며 11월(2만7788대)과 비교하면 1.4% 증가세다. 

메르세데스-벤츠 E클래스
메르세데스-벤츠 E클래스

마지막 달에도 브랜드 1위는 벤츠(8539대)가 차지했다. 완전변경을 앞둔 E클래스가 1431대로 49.2%나 급락했지만, S클래스(마이바흐 포함 1275대)와 GLE(1141대)가 각각 20.3%와 128.2% 증가하며 빈자리를 메웠다. 이와 함께 쿠페 모델이 출시된 GLC(949대)도 46.2% 증가하며 2~5위를 벤츠가 싹쓸이했다. 

BMW는 7844대로 2위다. 그러나 5시리즈(1983대)가 월간 1위를 차지하며 지난해 한국에서 가장 많이 판매한 브랜드로 자리매김하게 됐다. BMW는 1996년 국내법인 설립 이후 10년 가까이 수입차 최강자로 군림해왔지만, 연쇄 화재 사태 여파로 2016년부터는 벤츠에게 밀려난 상태였다. 이로써 BMW는 8년 만에 정상을 되찾게 됐다.

다만, 5시리즈에 대한 의존도가 너무 높다. 5시리즈를 제외한다면 톱10에 들어온 차는 X7(602대, 8위)이 유일하다. i5(514대), X3(477대), X1(457대), X6(425대), X4(402대)는 모두 15위권 밖이다.

BMW 신형 5시리즈
BMW 신형 5시리즈

BMW에게 2024년은 더욱 힘든 한해가 될 전망이다. 막판 승부를 위해 직전에 풀체인지된 5시리즈까지 할인하는 초강수를 뒀기 때문이다. 수입차 업계는 2024년에 판매될 차량을 2023년에 앞당겨 판매한 '조삼모사'가 될 수 있다고 예측하고 있다. 게다가 이달 중 E클래스도 풀체인지 모델이 출시된다. 5시리즈 의존도가 높은 BMW에게는 매우 위협적인 경쟁자다. 

볼보 XC60
볼보 XC60

볼보는 1608대를 판매하며 3위다. 톱10 안에 드는 모델은 없지만, 스테디셀러 XC60(602대)을 필두로 XC40(334대), S90(216대), XC90(174대)이 힘을 보탰다. 올해 최종 성적은 1만7019대로, 5년 연속 '수입차 1만대 클럽'에는 입성했지만 목표였던 1만7500대에는 아깝게 미치지 못했다. 올해는 신형 전기차 EX30과 EX90을 투입하며 '2025년 연 3만대' 목표에 다가갈 계획이다. 

폭스바겐 티구안
폭스바겐 티구안

4위는 폭스바겐이다. 폭스바겐은 2023년 마지막 달 1464대를 판매하며 연 1만249대로 '1만대 클럽' 막차를 탔다. 폭스바겐의 실적은 티구안(608대)과 제타(397대) 덕분이다.

폭스바겐은 진입 장벽을 낮추기 위해 가격을 낮추고 서비스 기간을 늘려 모두가 누릴 수 있는 '수입차 대중화' 전략을 내세웠지만, 2022년(1만5792대)보다 35.1% 낮은 성적으로 한해를 마감했다.

테슬라 슈퍼차저
테슬라 슈퍼차저

이밖에 렉서스(1370대)와 아우디(1218대), 테슬라(1022대), 포르쉐(914대), 토요타(894대), 미니(804대) 등이 브랜드 톱10에 올랐다. 이 중 렉서스는 지난해 총 1만3560대를 판매하며 일본차 불매운동이 본격화된 2019년(1만2245대) 이후 4년 만에 1만대를 재돌파했고, 테슬라는 2020년 이후 4년 연속 1만대를 넘기며 명실상부한 메이저 수입차 브랜드로 거듭났다.

관련기사
저작권자 © 모터그래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