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아 EV9에 에어 서스펜션이 탑재되지 않아 아쉽다는 소비자들이 있다. 1억원(풀옵션)에 달하는 비싼 가격, 2.6톤에 육박하는 무거운 차체에도 불구하고 에어 서스펜션이 없어 실망스럽다는 의견이다.

이에 대해 기아 측은 에어 서스펜션은 없지만, 다양한 기술을 적용해 뛰어난 승차감을 구현했다고 설명했다. 차량총합시험1팀 이상곤 책임연구원는 지난 12일 열린 EV9 간담회에서 "전륜에 맥 멀티 서스펜션을 탑재해 충격에 대한 여진을 크게 개선했다"라고 밝혔다.

기아 EV9 GT라인
기아 EV9 GT라인

'맥 멀티' 서스펜션은 '맥퍼슨 스트럿' 서스펜션을 개량한 것이다. 큰 차이는 로워 암을 하나 더 늘린 것으로, EV9에는 두 개의 로워 암이 장착됐다. 이로 인해 차체가 틀어지거나 강한 집중 하중이 발생하는 상황에서 승차감이 향상된다. 

실제로 EV9을 직접 시승해보니 부드럽고 편안한 승차감을 느낄 수 있었다. 도저히 2.6톤짜리 SUV라고는 생각되지 않았다. 노면의 잔진동을 잘 걸러주는 것은 물론, 요철이나 포트홀 등에서도 허둥대지 않고 침착하게 대응했다. 

이 책임연구원은 프리뷰 전자제어 서스펜션이 적용되지 않은 이유에 대해서도 설명했다. 고급차에 주로 적용되는 이 사양은 차량에 설치된 카메라가 전방 도로 상황을 인지하고, 요철이나 과속방지턱 등이 인식됐을 때 감쇠력을 조절해 승차감을 개선해준다. 이 책임연구원은 "전자식 서스펜션 대비 기계식 서스펜션이 공간이 더 확보되기 때문에 보다 큰 댐퍼를 적용할 수 있다"라며 "앞서 언급한 맥 멀티 서스펜션과 더 큰 댐퍼, 최적화된 튜닝을 통해 승차감을 확보했다"라고 말했다.

기아 EV9
기아 EV9

다만, 에어 서스펜션과 달리 차체 높이를 조절할 수는 없다. 주행거리가 중요한 전기차는 차체를 낮춰 공기 저항을 줄이는게 중요하다. EV9 역시 에어 서스펜션으로 차체를 낮추면 효율이 더 좋아질 수 있다는 것이다. 

해당 지적에 대해 기아는 가성비와 경량화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기 위해 에어 서스펜션을 적용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중형2PM 장부철 PM은 "에어서스펜션 자체 중량이 상당히 무거데, 서스펜션도 더블 위시본으로 바꿔야 하는 만큼 무게가 더 늘어난다"라며 "에어 서스펜션을 과감하게 빼고 합리적인 가격과 가벼운 무게를 선택했다"라고 전했다.

이어 "주행 중 지상고를 낮추지 않아도 EV9의 공기저항계수는 0.28~0.29cd로 매우 우수하다"면서 "3D 언더커버가 앞 서스펜션 쪽은 좀 내려오게, 가운데는 평평하게, 뒷쪽은 다시 굴곡이 있는 형태로 만들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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