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엔 그저 '자동세차'와 '손세차'만 있는 줄만 알았다. 먼지가 뽀얗게 앉은 낡은 차만 타다보니 '차를 관리한다'는 것도 그저 귀찮고 하찮은 일로 생각했다.
하지만 최근 현대차 제네시스를 구입하고 나서는 생각이 좀 달라졌다. 차에 뭔가 해줄 수 있는게 없을까 생각하게 됐고, 주변 사람들로부터 각종 제품을 소개 받으면서 새로운 세계에 눈을 뜨게 됐다.
긴 시간도 필요없고 단 30분만 투자하니 차가 완전히 변신한다. 잠깐 손질 했을 뿐인데 적어도 며칠은 기분이 산뜻하고 즐거워진다. 이건 '일'이 아니라 즐거운 취미가 될 만 하다.
왜 동호회에 그 많은 사람들이 '세차번개'를 하는지 이제야 알 것 같고, 수백만원짜리 왁스를 사다가 차를 꾸미는 사람도 약간은 이해할 수 있을 것도 같다. 하지만 현실적으로 대다수 운전자는 차를 꼼꼼히 관리하는 '디테일링'까지 염두에 두기는 쉽지 않다. 그래서 누구나 저렴한 비용으로 손쉽게 할 수 있는 합리적인 '자동차 케어' 방법 들을 모아본다. 이번에는 실내 케어부터 해보기로 했다.
◆ 실내는 가죽, 직물, 플라스틱, 카페트의 복합체
인테리어 클리닝 제품이라고는 '레자왁스' 밖에 몰랐는데 요즘 자동차의 인테리어는 그리 간단한게 아니었다. 가죽, 직물, 플라스틱, 카페트가 각기 다른 제품을 사용해야 했기 때문이다.
특히 과거에 쓰던 '레자왁스'는 광이 번들번들해서 시트에 뿌리고 나면 그 위에 올라앉기 부담스럽기도 했고, 냄새도 유치해 존재하는 이유를 모를 지경이었다.
하지만 최근 나온 제품들은 편백나무 향 등 고급스런 아로마와 차분한 결과물로 인해 예민한 소비자들에게도 사랑받을 수 있는 요소들을 갖추고 있었다.

◆ 콜로닐 가죽 클리너, 로션...기적을 맛보는듯
신차를 산지 불과 4개월 남짓 됐지만, 이미 가죽시트 가장자리는 낡았다. 하도 타고 내리니 맨질맨질 반짝거리게 됐다. 세월의 흔적이니 어쩔 수 없다고 생각했다.
얼마나 좋아질까 싶었지만, 클리너를 뿌리고 마른 걸레로 닦아냈다. 그런데 이게 웬일. 가죽이 새것처럼, 그야말로 기적적으로 복원됐다. 대체 어떻게 이렇게 되는지 놀랄 따름이다. 워낙 결과가 좋아 기름이 흐르는 얼굴에도 한번 뿌려보고 싶어진다.

여기 별도 제품인 가죽 로션을 발랐는데 이 역시 광이 나지는 않는다. 감촉을 더 부드럽게하고 가죽을 보호하는 역할인 것 같다. 둘다 발라도 향이 딱 적당한 수준이다. 다만 구멍이 송송 뚫린 통풍시트에 사용할때는 가급적 시트 쪽이 아니라 헝겊쪽에 뿌려서 닦는게 바람직하다.
콜로닐은 1909년부터 독일 가죽관리 제품 브랜드로 원래는 주로 신발과 가죽옷용 관리 제품으로 더 유명하다. 신발 쪽에선 독일에서 가장 많이 사용돼 온 제품이니만큼 모르긴 몰라도 히틀러를 비롯한 나치스도 널리 사용했을지 모른다. 출신성분이야 어쨌건 제품 하나 만큼은 훌륭하다. 콜로닐 브랜드에서도 다양한 차량 케어 용품이 나온다는데 그 중 가죽 케어 제품이 가장 훌륭한 것으로 알려져있다.
◆ 맥과이어스 우레탄/플라스틱 클리너
맥과이어스는 차량 외관 광택 전문 제품을 만드는 세계적인 회사다. 국내서도 차량 디테일링 시공업체도 여럿 운영되고 있다.
실내용품만 놓고보면 우레탄/플라스틱 클리너의 가격이 저렴하고 매력적이다. 마트에서도 쉽게 구입할 수 있는 대중적인 제품이다.

뿌리고 닦으면 되는데, 이게 예전부터 사용하던 '레자왁스'의 느낌과 좀 가깝다. '번들거리지 않음(Non-Greasy)'라고 쓰여있지만 실은 약간 번들거림이 있고 바닐라 향도 매우 강하다. 하지만 발랐다는 '티'가 남기를 바라는 소비자들이라면 선호할지도 모르겠다. 가끔씩 실내를 세차했다는걸 강조하기 위해서 한번쯤 사용해보면 좋겠다.
◆ 오토글림 인테리어 샴푸…직물 카 매트 물없이 '깔끔하게'
직물 카매트는 좀 계륵 같은 존재다. 고급스럽지만 쉽게 더러워지기 때문이다. 젖은 신발로 실내에 들어오면 거의 반드시 흙탕 범벅이 된다. 그래서 요즘은 일부 운전자들은 고무 매트도 많이 사용하고는 있지만, 실내와 노면 소음을 줄여주고 감촉을 최고로 고급스럽게한다는 점에서 직물 혹은 양털 카매트를 따를만한 소재는 없다.

집에서 빨래도 세탁기가 하는 판에 하물며 직물 카매트를 손수 떼내 빨아 말린다는게 말처럼 쉽지 않다. 그런 경우에 인테리어 샴푸 같은 제품을 쓰면 좋다. 한껏 뿌린 후 물 없이 마른 걸레로 여러번 닦아내면 그만이다. 냄새도 심하지 않고 오염물질로 짓눌려진 매트의 올들이 다시 뽀송뽀송하게 일어나는걸 보면 기분이 절로 '업'된다. 직물의 결과 반대방향으로 닦았다가 결대로 닦았다를 반복하면 효과가 더 좋다.
◆ 소낙스 플라스틱 케어 와이프 - 다 귀찮은 당신에게
모든게 귀찮아도 더러움은 닦을 수 밖에 없다. 가장 간단하게 실내를 닦아내는 방법은 실내용 물티슈를 이용하는 것이다. 실내에 물티슈를 갖고 다니다가 자동세차를 할때나 신호대기, 예열 할 때 등 차안에 머무를 때 습관처럼 수시로 문질러주면 그만이다.

독일 소낙스에서 만든 플라스틱 케어 와이프는 실내를 손쉽게 닦아낼 뿐 아니라 광택과 정전기 방지제를 남겨서 오염물질이 달라붙는 것을 방지해주는 효과가 있다. 자외선 차단(UV) 성분이 포함돼 있어 바른 후 플라스틱 부분이 햇빛을 받아 변색되거나 일어나는 것을 막아주는 효과도 있다. 다만 이 제품으로 닦아내면 광택이 약간 남기 때문에 광이 없는 부위를 닦을때는 가급적 골고루 균일하게 문질러줘야만 흔적이 남지 않는다.
가장 매력적인건 포장. 일반적인 물티슈와 달리 납작한 원통형으로 생겨 도어포켓이나 글로브박스에 쉽게 넣고 뺄수 있게 돼 있다. 용기의 기밀성이 우수해 오랫동안 수분을 유지할 수 있는 것도 장점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