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초부터 불붙은 전기차 시장…마지막은 누가 웃을까
  • 신승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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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18.01.24 15:29
연초부터 불붙은 전기차 시장…마지막은 누가 웃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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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술년 새해 첫 달부터 전기차 시장이 뜨겁다. 과연 연말까지 이 기세를 이어갈 수 있을까.

한국GM과 현대차가 이달 15일 전기차 사전예약 접수를 동시에 시작했다. 환경부의 전기차 국고보조금 지급 계획 발표일(16일)에 하루 앞서 치열한 눈치 싸움이 전개된 모양새다.  

#불붙은 전기차 시장, 1월 사전계약만 2만대 육박

 

한국GM은 북미 시장에서 제품력을 인정받은 쉐보레 볼트EV(Bolt EV)를 판매한다. 볼트EV의 경우 지난해 국내 공급 물량을 확보하지 못해 사전계약에서부터 어려움을 겪은 바 있다. 올해는 본사와 협의를 통해 작년보다 8배 이상 늘어난 4700여대의 물량을 확보했다. 

한국GM은 물량 확대와 더불어 트림 세분화를 통해 고객 선택 범위를 늘렸다. 올해도 계약 폭주로 인한 시스템 문제가 발생했지만, 접수 재개 3시간 만에 4700여대 계약 물량을 모두 소진했다.

이어 현대차는 아이오닉 일렉트릭과 코나 일렉트릭 예약 판매를 실시했다. 아이오닉 일렉트릭은 작년 한 해 국내 시장에서 7900여대나 판매된 베스트셀링 EV다. 이와 함께 선보인 코나 일렉트릭은 쉐보레 볼트EV를 겨냥한 모델로, 긴 주행거리와 최신 안전사양으로 무장했다.

 

현대차는 예약 판매에 참여한 고객들에게 출고일로부터 2년간 무제한 사용이 가능한 전기차 충전카드 1만5000개를 선착순으로 지급한다고 밝혔다(코나EV 1만2000명, 아이오닉EV 3000명).

그 결과, 현대차는 계약 개시 첫 주에 1만5000명의 명단을 확보한 것으로 전해졌다. 특히, 코나 일렉트릭은 첫날에만 5000여건의 계약이 접수된 것으로 알려졌다. 여기에 코나 일렉트릭과 파워트레인을 공유하는 기아 니로 일렉트릭까지 가세하면, 올해 전기차 시장은 한층 치열해질 전망이다.   

# “연초 사전계약의 1/3은 허수” 

문제는 계약 이행률이다. 지난 수년간 국내 신차 판매 추이를 살펴보면, 전기차는 계약 취소율이 지나치게 높았다. 실제 전기차 판매량도 민간 보급 첫 해인 2014년을 제외하고, 매년 환경부 보급 목표치를 밑돌았다. 특히 2016년은 정부가 추경예산까지 편성했지만, 당해 전기차 보급률은 60%에도 못 미쳤다.

 

​이유는 다양하다. 서울과 제주, 대구를 제외한 다른 지역은 지자체 지방보조금을 지원받지 못해 계약이 취소된 사례가 많았다. 또한, 충전기 설치에 어려움을 겪어 계약을 취소하는 일도 속출했다. 이뿐 아니라 당해 신청순으로 보조금이 지급됐기 때문에 ‘일단 접수부터 빨리하고 보자’는 식의 묻지마 계약도 문제였다. 이외 제조사 공급 문제로 차량 출고 및 등록이 지연되는 경우도 상당했다.   

업계 한 관계자는 “연초 전기차 사전계약의 1/3은 허수일 것”이라고 평가했다.

때문에 올해 각 업체들은 사전계약만큼이나 추가 대기명단 확보에 총력을 기울이는 모양새다. 한국GM은 볼트EV 사전계약 4700건 이후 1700건에 달하는 대기 예약을 접수받았다. 현대차 역시 올해 예정된 공급 물량 외 추가 계약자를 확보하기 위해 적극 나서고 있다.

 

환경부 측은 “지자체별 상황에 따라 기존 신청순 방식도 가능하고, 차량 출고등록순으로도 전기차 보조금을 지원할 수 있다”며 “이번 주 확정된 지침이 각 지자체에 전달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와 관련해 업계 관계자들은 "국내 전기차 시장은 결국 보조금 쟁탈전”이라며 “올해 보조금이 출고등록순으로 지원될 경우, 초기 공급물량을 얼마나 빠르게 확보하느냐에 따라 승자가 달라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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