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승기] '픽미업' 렉스턴 스포츠, 구매욕 자극하는 픽업트럭
  • 문서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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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18.01.19 11:57
[시승기] '픽미업' 렉스턴 스포츠, 구매욕 자극하는 픽업트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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쌍용차는 이달 초 국내 픽업트럭 시장에 새로운 지평을 열겠다는 야심찬 포부를 밝히며 렉스턴 스포츠를 내놨다. 회사는 이 신차로 티볼리, G4 렉스턴이 구축한 성공가도를 더욱 공고히 하겠다는 입장이다.

 

개발기간 24개월과 개발비 1500억원이 투입된 렉스턴 스포츠의 연 목표 판매 대수는 3만대. 사전계약 일주일만에 계약대수 2500대를 돌파하더니 보름만에 5500대를 넘어섰다. G4 렉스턴의 혈통을 이어받은 상품성과 데크에서 비롯된 높은 공간 활용성 그리고 2000만원대의 합리적인 가격이 판매에 긍정적으로 작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렉스턴 스포츠의 익스테리어는 G4 렉스턴과 크게 다르지 않다. 다만, 라디에이터 그릴 크롬 라인을 달리하고 휠 디자인을 변경해 약간의 차이를 뒀다.

앞면은 그릴 중앙을 가로지르는 굵직한 크롬 라인과 보닛의 과감한 굴곡을 통해 대담한 인상을 구현했다. 아울러 주간주행등, 포지셔닝, 턴시그널이 포함된 일체형 헤드램프를 적용해 고급스러운 느낌을 한껏 살렸다.

 

옆면은 두툼한 캐릭터 라인으로 볼륨감을 챙겼고, 여기에 사이드실 하단을 전부 덮는 '클린실 도어'를 장착해 탑승객 바지가 더러워 지는 것을 방지했다. 뒷면은 사각의 데크로 조형의 한계가 명백했지만, 그럼에도 면을 입체적으로 다듬어 '틀을 뛰어 넘는 디자인'을 완성했다.

인테리어도 G4 렉스턴과 비슷하다. 원가절감을 위해 가죽의 다이아몬드 퀼팅 패턴이 빠지거나 패널 소재가 다소 저렴해지기는 했다. 그래도 완성도 높은 조립 품질은 그대로 유지됐다.

나파 가죽으로 마감된 시트는 부위 별로 경도를 달리한 삼경도 쿠션으로 수준 높은 안락감을 선사한다. 1열의 경우, 냉난방 기능을 모두 제공해 쾌적한 주행 환경을 실현한다.

 

운전자에게 차의 각종 정보를 제공하는 7인치 슈퍼비전 클러스터는 높은 직관성으로 주행을 도와주고, 9.2인치 센터페시아 터치스크린은 애플 카플레이와 안드로이드 오토 미러링을 지원한다. 내비게이션은 현대엠엔소프트의 지니가 적용됐다.

1, 2열 공간은 넓다. G4 렉스턴 대비 235mm, 코란도 스포츠에 비해 40mm 늘어난 휠베이스 덕분이다. 2열 레그룸은 기본 933mm에 달한다. 한 가지 아쉬운 점은 등받이 각도 조절의 부재다. 등받이의 각도를 크게 눕혔다고 쌍용차는 강조했지만, 여전히 부족했다. 장거리 이동 시 곧추 선 등받이 각도는 뒷좌석 탑승객에게 고역일 수 있겠다.  

데크의 적재용량은 1011L고, 적재중량은 400kg이다. 산악자전거, 스노우보드, 캠핑용품 등 부피가 큰 레저 용품을 싣고 나르기 무리없는 크기다. 야외 활동에 필요할 수 있는 파워 아울렛도 마련됐다. 데크의 내용물을 보호하는 하드톱은 옵션 품목이다. 디자인은 총 4가지고 가격은 최소 104만원, 최대 162만원이다. 

 

파워트레인은 2.2L LET 디젤에 아이신 6단 자동으로 구성된다. 수년간 개선을 거쳐 완성도를 끌어 올린 2.2L LET 디젤은 최고출력 181마력, 최대토크 40.8kg.m를 발휘한다.

이 엔진과 맞물린 아이신 6단 자동은 부드러운 변속으로 강력한 출력을 뒷바퀴 혹은 네바퀴로 전달한다. 차 값을 낮춰 판매량을 높이려는 쌍용차 내부 전략에 의해 G4 렉스턴의 벤츠 7단 대신 아이신 6단이 들어갔지만, 엔진과의 궁합이 나쁘지 않다. 다만, 단수가 하나 줄어든 탓에 연비가 G4 렉스턴 대비 0.2km/L 낮아지기는 했다. 

고속에서 안정감은 기대 이상으로 좋다. 노면의 크고 작은 충격을 부드럽게 걸러내는 서스펜션이 안정적인 몸놀림에 적지 않은 영향을 끼쳤다. 선회 구간 및 차선 이동 시 롤링은 꽤 컸다. 키가 크고 프레임 보디 특성 상 무게 중심이 아래에 집중돼 있다보니 필연적으로 기우뚱거릴 수밖에 없던 것. 큰 단점은 아니다.

 

속도를 높일수록 날카로워지는 풍절음은 심기를 불편하게 했다. 엔진, 노면 소음은 잘 잡아냈는데, 윈드 실드를 뚫고 들려오는 바람 소리는 막지 못했다.     

주행 안전 품목으로는 옵션으로 추가할 수 있는 스마트 드라이빙 패키지2가 있다. 옵션가는 60만원이고, 차선변경보조시스템, 후측방경고시스템, 사각지대감지시스템을 포함한다.

이유는 알 수 없지만, 스마트 드라이빙 패키지2에 긴급제동보조시스템, 전방추돌경보시스템 등이 더해진 150만원 짜리 스마트 드라이빙 패키지1은 빠졌다. 차에 있어 가장 중요한 것이 '안전'인데, 그런 면에서 스마트 드라이빙 패키지2는 무언가 빈약해 보이는 게 사실이다.

오프로드 성능은 만족스러웠다. 기어노브 아래 마련된 사륜구동시스템을 4H 로우로 두니 어떤 험로에서도 막힘이 없었다. 자갈길, 빙판길 등 여러 코스가 즐거움으로 다가왔다. 

 

렉스턴 스포츠는 무쏘 스포츠에서 시작된 쌍용차 픽업트럭 계보를 이어갈 충분한 상품성을 갖췄다. 여기에 국내 소비자들이 가장 중시하는 '저렴한 가격에 고급스러운 품질'도 챙겼다.

팔릴 만한 차다. 사전계약 보름만에 연 판매 목표 18%를 달성한 것이 이를 증명한다. 치열하게 경쟁을 펼쳐야 할 모델도 딱히 없다. 그야말로 독보적인 존재다. 곧 있으면 적재용량을 늘린 롱보디 모델도 추가될 예정이다.

티볼리가 쌍용차를 수렁에서 끌어올려줬다면, 렉스턴 스포츠는 쌍용차 시장 점유율 확대는 물론, 내수 판매 3위 도약을 위한 중요한 주춧돌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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