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말 결산③-준중형차] 아반떼의 선방과 크루즈의 굴욕, 아이오닉의 성장
  • 전승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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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18.01.03 16:02
[연말 결산③-준중형차] 아반떼의 선방과 크루즈의 굴욕, 아이오닉의 성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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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반떼가 하락률을 10% 수준으로 버텨내며 나름 선방했지만, 여전히 방심은 금물이다. 이 성적은 어디까지나 구형보다 안 팔린 '굴욕' 크루즈, 풀체인지를 앞둔 '끝물' K3, 바뀔 기미가 안 보이는 '불사신' SM3 등 다소 떨어지는(?) 모델과의 경쟁에서 얻은 결과이기 때문이다.

모터그래프 조사에 따르면 올해 국산 준중형차 판매량은 14만4808대로, 전년(16만3974대) 대비 11.7% 감소했다. 아반떼를 비롯해 K3와 크루즈, SM3 등 꾸준히 인기를 모으던 전통적인 준중형차 실적이 모두 줄었다. 아이오닉이 합류해 활력을 불어넣기도 했지만, 아직 시장일 이끌 수준은 아니다. 

아반떼는 8만3861대로 10.6% 감소했다. 아반떼를 보면 확실히 국산 준중형차의 인기가 예전만 못해졌음이 여실히 느껴진다. B세그먼트 SUV가 득세하면서 소비자들을 많이 뺏어간 이유도 있지만, 무엇보다 더 큰 차를 선호하는 경향이 더 뚜렷해진 분위기다.

K3는 2만8165대로 23.6% 떨어졌다. 풀체인지를 앞둔 끝물임을 고려하면 나쁘지 않은 성적이다. 그러나 이달 신형 모델이 나왔더라도 예전만큼의 성적을 올릴 수 있을지는 조금 더 지켜봐야할 문제다. 시장 자체가 하락세에 접어든 데다가, 신형 K3가 포르테에서 K3로 넘어갈 당시의 충격을 주기도 힘들어 보인다. 아반떼를 넘어설 확실한 비교우위를 갖출 수 있을지 관건이다. 

크루즈는 '구형보다 안 팔린 신형'이라는 굴욕을 당했다. 신형 크루즈는 작년 1월 출시 이후 1만554대가 팔렸는데, 이는 끝물이던 구형 모델의 2016년보다 2.7% 줄어든 것이다. 출시 당시의 가격 정책 문제, 초기 이슈 해결 실패 등 여러 문제가 복합적으로 얽히면서 신차 효과를 얻는데 실패했다. 다행인 점은 최근 한국GM의 적극적인 마케팅 및 프로모션 덕분에 신형 크루즈가 조금씩 살아나고 있다는 것이다. 

SM3는 5199대로 41.5% 하락했다. 매년 꾸준히 상품성을 개선하고는 있지만, 나온지 너무 오래된 탓에 저렴한 가격 빼고는 다른 모델에 비해 경쟁력이 부족한게 사실이다. 일부에서는 메간이 SM3 후속이 될 것을 기대하고 있지만, 사실 여부 및 세부 일정 등에 대해서는 아직 정해진 바가 없다.

i30는 '아이유인나' 효과 덕분인지 89.7% 늘었다. 그러나 전체 실적은 4630대로 매우 적었는데, 출시 초반의 '해치지' 마케팅의 여파가 생각보다 강력했던 듯하다. 사실, i30 자체의 상품성에 대한 평가는 좋다. 그러나 해치백이 인기가 없는 국내 시장의 특수한 상황, 고급 사양 추가로 인한 가격 상승 등의 이유로 매우 저조했다. 

내년 준중형차 시장은 올해보다 크게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준중형의 강자인 아반떼의 페이스리프트가 예정된 가운데, K3도 이번달 풀체인지 모델은 내놓는다. 또, 크루즈도 작년의 부진을 떨치기 위해 다양한 프로모션으로 판매량을 늘려나갈 것으로 기대된다. 

전기차의 약진도 기대된다. 작년 활약을 펼친 아이오닉의 인기가 이어질뿐 아니라, 이에 맞서 한국GM도 올해 안에 약 8000여대의 볼트EV를 들여온다는 계획이다. 정부의 전기차 지원 정책은 대당 보조금을 낮추면서 보조금 대상을 늘리는 방향이다. 앞으로 더 많은 전기차, 특히 준중형 전기차가 더 많이 팔릴 전망이다.

실제로 아이오닉은 12399대로 11.2% 증가했다. 이는 대부분은 전기차로, 전체의 64%에 달하는 7932대다. 나머지 하이브리드와 플러그인 하이브리드는 36%에 해당하는 4467대다. 아이오닉 전기차의 경우, 보조금을 받으면 일반 준중형차 수준의 가격으로 구입할 수 있다는 점이 소비자들에게 효과적으로 어필한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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