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승기] 현대차 2세대 신형 벨로스터…"기대해도 좋다"
  • 김상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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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17.11.29 18:19
[시승기] 현대차 2세대 신형 벨로스터…"기대해도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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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말 오랜만에 현대차가 서킷에서 미디어 시승을 진행했다. 그동안 블로거나 고객들을 대상으로 다양한 서킷 행사를 진행했지만, 국내 기자들을 대상으로, 그것도 아직 구체적인 제원이 공개되지 않은, 출시 전의 신차를 서킷에서 선보인적은 없었다. 그만큼 현대차는 2세대 신형 벨로스터에 대해 자신감이 있었단 얘기같았다.

인제스피디움에서 만난 신형 벨로스터는 아직 많은 부분이 베일에 가려져 있었다. 엔진의 출력이나, 섀시의 세부적인 정보는 공개되지 않았고, 신형 벨로스터를 직접 개발한 연구원, 디자이너들은 말을 아꼈다. 내년 1월 ‘북미 국제 오토쇼(NAIAS)’에서 모든 것을 공개할테니, 오늘은 트랙에서 벨로스터를 즐기라는 것 같았다.

 

인제스피디움의 A코스를 총 8바퀴 돌았고, 이중 4바퀴를 직접 운전했다. 그야말로 ‘첫인상’만 느낄 수 있었던 간소한 시승이었다. 그렇기 때문에 한코너 한코너가 매우 소중했다. 촉각을 곤두세웠다.

비교대상으로 삼은 모델은 아반떼 스포츠와 i30 1.6T였다. 이전 세대의 벨로스터와 여전히 파워트레인의 기반은 같지만, 신형 벨로스터의 구조나 섀시는 아반떼 스포츠와 i30에 더 가깝다. 최근 현대차가 고성능 소형차에 주로 사용하고 있는 ‘흔한’ 재료로 신형 벨로스터를 어떻게 맛깔스럽게 요리했는지가 핵심이었다.

이전 세대 모델과 비교하면 시트포지션이 꽤 낮아졌다. 단순히 시트 포지션만 낮춘게 아니라, 클러스터의 위치까지 높였다. 신형 벨로스터는 출발 전부터 일반적인 해치백에서는 느낄 수 없는 긴장감을 만들어냈다.

 

200마력은 상회할 것으로 예상되는 엔진은 가볍게 신형 벨로스터를 이끌었다. 아반떼 스포츠보다 더 강력하다고 느껴지진 않았다. 다만 순간적인 가속은 더 시원시원했다. 특히 코너를 탈출할 때의 가속이 인상적이었다. 주춤거림이 없었다.

최고출력을 크게 높이기 보단, 엔진 맵핑에 더 많은 노력을 기울인 것 같았다. 실제로 신형 벨로스터의 엔진은 1500rpm에서부터 최대토크가 발휘되며, 2000-4000rpm 구간에서는 오버부스트 기능을 통해 더 강력한 힘을 발휘할 수도 있다.

다양한 가상 엔진 사운드를 내는 ‘액티브 사운드 디자인’이 매우 현실적으로 발전했기 때문에, 실제 속도보다 더 박진감이 넘쳤다. V8 자연흡기 엔진이 떠올랐다. 개발자는 영화 ‘분노의 질주’를 수없이 보며 사운드를 다듬었다고 했다. 사용자가 볼륨과 이퀄라이저를 조절할 수 있는데, 시속 100km의 실제 속도가 마치 시속 200km처럼 느껴졌다.

 

엔진의 부족함은 전혀 느껴지지 않았다. 다만 DCT 변속기는 방향성을 확고히 할 필요가 있을 것 같았다. 수동모드에서의 변속은 듀얼클러치라고 믿기 어려울 정도로 느렸다. 차라리 자동모드에서의 변속이 트랙을 달리는데 훨씬 더 깔끔했다. 폭스바겐 DSG 변속기를 생각하면, 마니아들을 위한 6단 수동변속기가 마련됐다는 것이 면죄부가 돼선 안될 것 같았다.

신형 벨로스터는 언더스티어 성향이 강했다. 코너가 긴 구간에서는 언더스티어 이후 마치 파워 슬라이드를 하듯 엉덩이가 살짝 틀어지는 기분도 들었다. 불안한 느낌은 없었다. 리어 멀티링크 서스펜션은 의외로 굳건했다. 또 신형 벨로스터의 경우, 민첩함과 조종성을 높이기 위해 하체 경량화에 많은 고민이 있었고, 멀티링크 서스펜션의 일부 부품이 알루미늄을 제작됐다. 튜익스를 통해 적용할 수 있는 경량휠과 브레이크 튜닝 시스템을 적용하면 조금 더 격렬한 주행이 가능하다고 연구원은 설명했다.

 

아반떼 스포츠, i30 1.6T와의 가장 큰 차이는 타이어였다. 한국타이어의 벤투스 S1 노블2도 ‘가성비’가 상당히 우수한 타이어지만, 신형 벨로스터에 탑재된 미쉐린 파일럿 스포츠4(PS4)는 오버스펙 같은 느낌이었다. 물론 신형 벨로스터의 섀시 튜닝도 아반떼 스포츠 ,i30 1.6T에 비해 더욱 서킷 친화적이었지만 코너에서 차를 믿고 내던지는 것에 더 혁혁한 공을 세운 것은 타이어 같았다.

이전 세대 모델이 ‘유니크’와 ‘스탠다드’ 사이를 갈팡질팡한 우유부단한 모델이었다면, 신형 벨로스터는 그보단 더 명확한 콘셉트를 지녔다고 느껴졌다. 디자이너들은 현대차의 패밀리룩을 재해석하는데 많은 시간을 투자했고, 엔지니어들은 플랫폼, 파워트레인, 섀시 등을 공유하는 모델과의 차별을 두기 위해 많은 시도를 했다고 했다.

현대차는 내년 신형 벨로스터를 미국에서 공개한 후, 빠른 시일 내에 한국에서도 판매를 시작할 계획이다. 국내에서는 1.4리터 카파 가솔린 터보 엔진, 1.6리터 감마 가솔린 터보 엔진 등 총 2개의 모델 라인업으로 판매될 예정이다. 추후 고성능 버전인 벨로스터 N도 출시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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