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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현대차, 최악의 50주년 맞을 텐가 <2-망양지탄>
신승영 기자  |  sy.shin@motorgraph.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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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7.08.09  20:52: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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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 최악의 50주년 맞을 텐가 <1-내우외환> 
현대차, 최악의 50주년 맞을 텐가 <2-망양지탄>

현대차는 국내 시장에서 비판을 넘어 원색적 비난을 받고 있다. 기아차와 함께 70%에 달하는 내수점유율을 확보했지만, 그만큼 ‘안티 현대’도 늘고 있다. 앞서 미국과 중국에서 판매량이 폭락했다면, 국내에서는 회사 이미지가 추락하는 모양새다.

현대차가 안방에서 욕을 먹는 이유는 여러 가지다. 품질 문제부터 불통의 태도, 귀족 노조 그리고 재벌식 지배구조 등이 대표적이다. 그리고 이 모든 것은 최고경영진의 잘못된 의사결정에서 비롯됐다.

 

#‘품질’ 책임 없는 채무인가

현대차의 문제는 중대한 결함이 반복적으로 발생할 뿐 아니라, 그에 대해 아무도 책임지지 않는다는 것이다. 현대차는 세타 II 엔진 결함을 비롯해 국토교통부의 강제 명령까지 올 상반기 국내에서만 83만여대를 리콜했다. 

현대차그룹 정몽구 회장의 경영 철학은 ‘품질’과 ‘현장’이다. 정 회장은 1998년 현대차 회장직에 오른 이후, 현장을 다니며 끊임없이 품질을 강조했다. 표준협회장까지 맡았던 그는 회사 전반에 걸쳐 다양한 품질 혁신 활동을 주도했다. 

▲해외 공장을 방문해 현장 점검 중인 현대차그룹 정몽구 회장

그러나 정작 심각한 품질 문제가 발생했을 때, 정몽구 회장을 포함한 회사 대표 누구 하나 이를 책임지지 않았다. 지난 2013년 글로벌 리콜 사태로 연구개발본부 권문식 부회장이 사임했지만, 3개월 만에 복귀했다. 그게 전부였다. 현대차 내에서 실적 부진이나 조직 관리 문제로 자리에서 물러난 이는 많아도, 제품 결함을 책임지거나 반성한 최고경영진은 찾아보기 어렵다. 

세타 II 엔진 문제와 관련된 현대차의 결함 은폐 고발도 마찬가지다. 그저 쉬쉬하며 덮으려고만 하지, 환부를 도려내려는 움직임은 어디에도 없다. 내부고발자를 품질 담당 임원으로 선임하는 역발상까지는 기대하지 않았지만, 소송을 건 현대차의 행보는 적반하장으로 비춰진다. 결국, 제품 결함은 고스란히 고객의 몫이기에 국내 소비자들은 분노할 수밖에 없다.

#소통이 아닌 쇼통(Show·通), 대중은 알고 있다

고객과의 소통 방식도 문제다. 현장에서 품질 이슈가 발생하면, 일단 오리발부터 내민다. 문제가 커지면 일부 생산 라인이나 협력사 탓으로 원인을 돌린다. 본사의 잘못은 인정하지 않는다. 소비자에게는 당당하지만, 국회나 정부 기관 앞에서는 쉽게 사과한다.

오랫동안 지적됐던 내수차별 논란도 소통 문제의 연장선이다. 현대차는 그간 내수용 모델과 수출 및 해외 생산 모델이 다르다는 비판을 받아왔다. 이에 현대차는 “차별은 없다”고 단언한다. 국가별 법규나 환경 조건 등이 다르기 때문에 일부 사양이 다를 수 있지만, 핵심 부품이나 근본적인 제품력은 동일하다고 답한다. 그러나 정작 글로벌 리콜 소식에는 “해당 모델은 내수용과 다르다”는 입장이다. 

▲ 현대 쏘나타 내수 및 수출용 차대차 충돌 시연

2015년 미국에서 세타 II 엔진을 리콜할 당시, 현대차는 북미 지역에 국한된 문제라 선을 긋고 모르쇠로 일관했다. 그러나 결국 1년이 지난 후에 국내에서도 강제·늦장 리콜을 결정했다. 에어백 논란도 매한가지. 현대차는 2015년 중반까지 “종합 안전성은 내수(디파워드)와 수출(어드밴스드) 차량이 동일하다”고 주장했지만, 최근에는 ‘어드밴스드 에어백을 기본 장착하며 안전성을 높였다’며 말을 바꿨다. 트라제XG, 싼타페SM 등 1990년 말부터 2000년대 중반까지 생산된 차량의 부식 문제도 알음알음 무상수리를 수차례 진행했을뿐, 차량 결함은 끝내 인정하지 않았다.

현대차는 각종 이슈에 대해 ‘소비자 오해’라고 단정짓고, 자기 입장만 말하기에 바쁘다. 그 답변조차 일관성 없이 상황에 따라 바뀌며 당장의 위기만 모면하려 한다. 정당한 해명이 아닌 비겁한 변명처럼 들릴 뿐이다. 

#귀족노조, 누가 키웠나?

지난 1987년 설립된 현대차 노조는 지금까지 파업하지 않는 해가 4번밖에 되지 않는다. 노조는 올해도 파업을 예고했다. 노조의 이 같은 움직임은 '안티 현대'를 확산시키는 또 다른 이유다.

지난해 현대차 1인 평균 급여액은 9500만원이다. 사무직보다 급여가 높은 생산직의 평균 연봉은 1억원을 넘긴 것으로 알려졌다. 도요타나 폭스바겐의 주력 공장 생산직과 비교해도 20%가량 더 높은 수준이다.

▲ 현대차 울산공장 생산 라인

문제는 생산성이다. 현대차 국내 공장의 경우 임금 수준은 높지만, 생산성은 낮다. 울산공장의 경우 신차 생산을 위한 설비 투자도 아낌없이 이뤄졌으나, 다른 현대차 해외 공장과 비교해 생산성이 1.5~2배가량 차이가 난다. 여기서 발생한 손실은 결국 국내 소비자와 협력사로 전가된다. 

현대차 노조가 처음부터 이랬을까. 손뼉도 마주쳐야 소리가 난다. 현대차 노조를 변질시킨 것은 협상테이블 맞은 편에 앉은 경영진이다. 현대차그룹은 최근 15년간 글로벌 탑5 진입을 위해 거침없이 달려왔다. 그 과도한 양적 성장의 부작용 중 하나가 바로 지금의 노조다. 사측은 파업으로 인한 생산 차질을 막기 위해 노조의 무리한 요구를 지속해서 수용했다. 더욱이 협상 과정에서 오간 거짓과 불투명한 경영정보는 상호 신뢰를 깨트렸다. 기형적이고 불편한 노사 관계의 시작은 최고경영진의 욕심에서 비롯됐다. 

#사람이 바뀌면 조직도 바뀐다

국내 재벌 특유의 문어발식 사업 형태도 질타의 대상이다. 특히, ‘쇳물에서 자동차까지’로 정의된 현대차그룹의 구조는 회사와 국내 자동차 산업의 앞길을 막고 있다.

단적으로 현대제철의 강판을 사용하는 현대차는 제품 경량화 추세에서 한 발 뒤처진 것으로 평가받는다. 첨단복합소재를 사용한 경쟁사와의 격차는 점차 벌어지고 있다. 또한, 계열사 일감 몰아주기와 협력사 단가 후려치기 등은 국내 자동차 산업 전반의 경쟁력을 갉아먹는다. 수직계열화로 비대해진 몸집은 급변하는 시장 환경에 적응하지 못하는 모양새다. 

▲ 제네시스 EQ900

여기에 거대한 그룹을 효율적으로 통제하고, 경영권 승계 작업을 위해 재경본부로 과도하게 힘이 집중됐다. 제품과 서비스가 뒷전으로 밀려난 재경본부의 의사결정은 회사 미래를 흐트러트리고 있다.  

과거 현대차는 패스트팔로어를 자처했다. 당시 효율적이고 수직계열화된 조직 구성과 정몽구 회장의 빠르고 과감한 의사결정은 현대차의 강점으로 꼽혔다. 그러나 급변하는 시장 환경 속에서 속도보다 방향이 더 중요한 시대가 찾아왔다. 지금 현대차가 방황하는 이유는 이제까지 속도에만 너무 치중했기 때문이다. 리더의 생각이 바뀌면 조직이 변화한다. 이제 그 생각을 바꿀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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