콘셉트카 품은 렉서스 LC 쿠페…'이게 진짜 양산차라고?'
  • 문서우 기자
  • 좋아요 0
  • 승인 2017.07.05 10:12
콘셉트카 품은 렉서스 LC 쿠페…'이게 진짜 양산차라고?'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요즘 렉서스만큼 콘셉트카의 디자인을 양산차에 반영하는 브랜드도 없는 듯하다. '설마 진짜로 만들겠어?'란 세간의 의심을 무참히 깨버린다.

 

렉서스코리아는 4일, 플래그십 쿠페 LC를 공개하고 본격적인 판매에 나섰다. 이 차는 지난 2012년 선보인 LF-LC의 디자인 정체성을 고스란히 품은 모델로, 당시 렉서스 측은 콘셉트카를 수년 안에 양산할 것이라 약속한 바 있다.

그로부터 딱 4년이 지난 후 멋진 쿠페가 나타났다. 시선을 사로잡은 미래지향적인 디자인이 이전에 접하지 못한 진취적인 분위기를 드러낸다. 양산형이라고 믿기지 않을 만큼 화려하다.

▲ 콘셉트카 LF-LC
▲ 양산형 쿠페 LC. 콘셉트카와의 차이점을 찾기가 쉽지 않다

사실, 렉서스는 오래전부터 이런 차가 필요했다. 고급스럽지만 자신만의 색깔이 부족했던 탓에 브랜드 이미지를 획기적으로 바꿀 혁신적인 모델이 지속적으로 요구됐다.

이에 디자이너 모리 타다오(Mori Tadao)는 LC 디자인을 총괄하며 LF-LC의 강렬한 느낌과 균형 잡힌 비율을 양산차에서도 유지하려 노력했다. 콘셉트 디자인을 그대로 품은 신차를 통해 렉서스 디자인의 영역 확장을 꾀한 것이다.

 

물론, 약간의 변화는 있었다. 콘셉트카의 이상과 양산차의 현실 사이에 존재하는 간극을 줄여야만 했기 때문이다.

우선, LF-LC의 모양새를 최대한 이어가되, 차체 크기를 살짝 조정했다. 911 카레라 S를 능가하던 너비는 줄었고, 너무 낮았던 지붕은 높아졌다. 휠베이스도 2+2 시트 레이아웃을 살리기 위해 늘어났다. 

세부적인 디자인 요소도 조금 달라졌다. L자형 주간 주행등과 한 몸을 이루는 트리플 LED 헤드램프는 구형 타입에서 삼각형으로 날카로움을 더했고, 매시타입 스핀들 그릴도 상단 크롬 테두리를 삭제해 차별화를 뒀다.

다행인 점은 매력적인 뒤태가 그대로 유지됐다는 것이다. 육감적인 후면부 디자인은 모리 타다오가 심혈을 기울인 부분으로, 입체적으로 다듬어진 테일램프와 앞면 스핀들 그릴에서 영감을 얻은 트렁크 라인이 쿠페의 섹시함을 잘 드러낸다. 

▲ LF-LC 인테리어
▲ LC 인테리어

실내는 조금 더 현실을 택한 듯하다. 외관에 비해 다소 심심할 수도 있겠지만, 화려함 대신 진중함이 느껴진다. 

인테리어는 디자이너 오치하타 마나부(Ochihata Manabu)의 손끝에서 완성됐다. 작은 스위치 하나까지 정성을 다했다. 잘 짜인 레이아웃 아래 빈틈없이 맞물린 패널들이 플래그십 쿠페에 걸맞은 고급스러운 실내를 연출한다.

운전석은 2년간 50가지 프로토 타입을 제작하며 최적의 포지션을 완성했다. 각종 기능을 작동하는 버튼류가 운전자 중심으로 모여 있고, 디지털 계기판과 10.3인치 센터페시아 디스플레이가 보기 좋게 자리한다. 스티어링 휠 뒤편에 자리한 패들시프트도 손 끝을 자극하기에 너무 멀지도 가깝지도 않게 맞물렸다.

계기판 오른쪽에 들어찬 드라이브 모드 셀렉트 컨트롤은 LFA에서 차용됐으며, 도어패널에 흐르는 라인은 외부와 내부의 연속성을 형성하기 위한 장식이다.

▲ LC 디자인을 총괄 모리 타다오(Mori Tadao)

모리 타다오는 LC 디자인에 대해 “낮은 지붕을 유지하면서 안락한 실내 공간을 구현하는 것이 매우 까다로웠다”면서 “콘셉트카와 양산형 쿠페의 디자인적 간극을 줄이는 것 자체가 크나큰 도전이었다”고 평했다.

LC는 새로운 렉서스를 대변한다. 양산형은 응당 콘셉트카보다 점잖아야 한다는 일반적인 통념을 깨고 전에 없던 정체성을 확고히 드러낸다. 경쟁자를 뛰어넘는, 혹은 비교 대상이 없는 특별함 속에서 브랜드의 영향력은 더욱 커지기 마련이다. 


관련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