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한용 칼럼] 현대차 코나 vs 기아차 스토닉, 무엇이 다른가
  • 김한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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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17.06.29 09:30
[김한용 칼럼] 현대차 코나 vs 기아차 스토닉, 무엇이 다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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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의선 부회장이 현대차 코나를 몰고 나온지 불과 2주, 기아차는 스토닉의 사전 공개 등을 통해 경쟁에 나섰다. 좋은 맞수가 될거라는 시각도 있는가 하면, 같은 급이라 볼 수 없다는 측도 있다. 가뜩이나 소형 SUV에 대한 정체성이 모호한 가운데, 두 차종의 차급을 놓고 혼란스런 논쟁이 이어진다. 정리를 해보자. 

기아차 스토닉
현대차 코나

# ‘스토닉’을 별개 차로 내는건 '전략적 결정'

현대차 코나와 기아차 스토닉은 실내외 크기도 비슷하고 이미지도 유사한 소형 SUV다. 그러나 플랫폼을 놓고 보면 딴판이다.

현대차 코나는 현대차가 완전히 새롭게 만든 플랫폼으로 개발 코드명은 ‘OS’다. 4륜구동, 전기차, 하이브리드카, 디젤과 각종 터보엔진 등 현대차의 각종 최신 기술을 두루 장착할 수 있는 플랫폼으로 야심차게도 만들었다.

반면 기아차 스토닉은 별도의 개발 코드명을 부여받지 못하고 ‘YB CUV’라는 코드명을 갖고 있던 차다. ‘YB’는 신형 프라이드의 코드명. 다시 말해 이 차는 프라이드의 CUV 버전이어서 그룹 내에서도 그리 중요하게 여기지 않던 파생차종이었다.

그러다 불과 수개월전 기아차의 한 고위 임원이 깜짝 지시를 내렸다. 올 4월 출시 예정이던 프라이드의 국내 출시 시기를 연말로 미뤄버린 것이다. 대신 프라이드 CUV에 ‘스토닉’이라는 별도 이름을 붙여 코나의 경쟁모델로 내세웠다. 소비자들이 행여나 국내서 인기 없는 프라이드와 연관성을 느끼지 않도록 하기 위한 전략이다.

스토닉의 주요 시장은 유럽으로, 미국에 수출되지 않는다는 점에서 코나와 차이가 있다. 코나의 신차발표회에선 스몰오버랩 등 미국 시장을 위한 일부 안전 대응책도 언급됐지만 기아 스토닉의 발표회에선 이 내용이 빠졌다. 

목표 생산대수를 봐도 스토닉은 8만대 수준으로, 18만대 규모인 코나의 절반에도 미치지 않는다. 프라이드 기반으로 만들어진 만큼 기아차 입장에선 코나의 경쟁모델로 언급만 돼도 충분한 역할을 해내는 틈새 모델인 셈이다. 

 

# 공간, 엔진, 연비, 가격이 모두 다르다

스토닉은 코나에 비해 축거(전후 바퀴 중심간 거리)가 불과 20mm 짧다. 하지만 실제 앉아보니 전륜구동 기반인만큼 뒷좌석 센터 터널이 나즈막해서 가운데 좌석 다리공간은 더 넉넉하다. 

코나는 국내 시장에 1.6리터 가솔린 터보와 1.6리터 디젤 엔진(136마력)을 내놓고 있다. 스토닉은 1.6리터 110마력 디젤엔진만 제공하고 있는데, 코나의 디젤엔진과 똑같지만 ECU 소프트웨어만 조정해 최대 출력을 26마력 낮췄다. 최대 토크는 30.6kg-m로 두 엔진이 동일하다. 

기아차 스토닉의 실내
현대차 코나의 실내

출력이 낮아진 이유에 대해 기아차 관계자는 “스토닉이 코나에 비해 110kg 이상 더 가볍기 때문에 출력이 낮아도 가속감은 동일하고, 연비 위주로 세팅한 것”이라고 답했다. 그러나 스토닉은 연비가 16.7km/l로 코나(16.5km/l)에 비해 불과 1.2% 가량 우수할 뿐이다. 

스토닉의 가솔린 버전은 100마력짜리 1.4리터 MPI 엔진으로 가격을 좀 더 낮춰 연말에 출시할 계획이다. 프라이드와 같은 파워트레인이기 때문에 이를 장착하면 코나보다 아랫급이라는 점이 확정된다. 가솔린 엔진 출시를 미룬 것은 굳이 초반부터 값을 떨어뜨리지 않겠다는 전략적 선택으로 분석된다. 

특이한 점은 유럽 수출용 스토닉은 루프의 색상을 별도 컬러로 바꿀 수 있는 반면 국내용 스토닉은 루프 색상을 바꾸지 못한다. 이 또한 가격 경쟁력을 극대화 하기 위해서인 것으로 보인다. 스토닉의 국내 판매 가격은 코나 1.6 디젤에 비해 195만원 가량 저렴하다. 

벌써부터 카니발리제이션(동족끼리 잡아먹음)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있다. 현대차 관계자들은 이 차를 보는 시각이 곱지 않다. 현대차가 코나를 통해 소형 SUV에 관심을 일으키자 기아차가 적은 개발비로 무임승차한다는 생각이다. 일선에서 다툼이 벌어지면 두 SUV들의 단점이 부각 될 지 모른다는 걱정도 적지 않다. 

 
▲ 현대차 코나

# ‘현대차 코나’의 기아차 버전은 '좀 더 기다려야'

현대차 코나의 기아차 버전도 준비되고 있다. 내년엔 카렌스가 단종되고 그 라인에서 새 소형 SUV(코드명 SP2)가 나온다. 4륜구동을 비롯, 코나가 갖고 있는 모든 파워트레인을 그대로 적용한다. 

이와 별도로 쏘울의 후속(코드명 SK3)도 출시를 앞두고 있다. 쏘울은 국내서는 인기가 없지만 미국 시장에서는 여전히 인기다. SUV의 느낌을 얼마나 더할지가 관건이다. 

현대차는 코나와 스토닉보다 더 작은 초소형(A세그먼트) SUV(코드명 QX1)도 준비 중인데, 내후년 하반기에 볼 수 있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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