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텔, 17조원 들여 모빌아이 인수...자율주행차에 '큰 베팅'
  • 김한용·하만승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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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17.03.14 11:47
인텔, 17조원 들여 모빌아이 인수...자율주행차에 '큰 베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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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율주행차 개발 주도권을 놓고 완성차 업체와 IT 기업간의 미묘한 기 싸움이 진행 중인 가운데, 모빌아이가 IT 업계 최고봉인 인텔의 품에 안겼다.

인텔은 13일(현지시각), 이스라엘 자율주행차 전문기업 모빌아이를 약 153억달러(약17조5000억원)에 인수하기로 합의했다고 밝혔다. 

 

세계 1위 IT 부품회사인 인텔은 이번 모빌아이 인수로 인해 자동차 업계에서도 선두권에 올라서게 된다. 무인 자동차 개발 업체는 앤비디아(Nvidia), 퀄컴(Qualcomm)과 함께 3강 구도가 형성 될 것으로 전망된다. 

완성차 업체들 또한 이로 인해 자율주행 기술을 더욱 적극적으로 도입하게 될 것이고, 자율주행 관련 스타트업들의 투자 또한 늘어나게 될 것으로 분석된다. 지난해 골드만삭스(Goldman Sachs)는 2015년 30억달러(약 3조원) 수준이던 주행보조시스템(ADAS) 시장과 자율 주행 자동차의 시장 규모가 2025년에는 960억달러, 2035년에는 2900억달러(약 332조원)까지 성장할 것이라 전망했다.

회의적인 입장도 적지 않다. 상당수 자동차 업체들이 불과 4년내 완전히 스스로 주행하는 자율주행차를 내놓겠다고 공언하고 있지만, 실제로 이뤄질지 여부가 미지수라는 주장이다. 또한 무려 17조가 넘는 투자를 하고도 그만큼의 시너지가 날 수 있는지는 미심쩍다는 의견도 있다. 

인텔은 그동안 자율주행 스타트업 업체를 인수하기도 했고, 로봇이나 센서도 제조하는 등의 일을 했지만 자율주행차 분야에 뒤늦게 뛰어든 만큼 그동안 영향력이 극히 미미했다.

반면, 모빌아이는 고급 양산차에 적극적으로 도입한 '스테레오 카메라'로 유명세를 떨치고 있으며, 센서, 자동차 네트워킹, 도로 계측, 머신 러닝, 클라우드 소프트웨어 그리고 데이터 전환 및 관리에 이르기까지 등 방대한 포트폴리오를 자랑한다.

지난해 7월 BMW, 인텔, 모빌아이가 함께 자율주행차를 개발한다고 협의하고 이를 기념하고 있다.  

루프 캐피탈 마켓(Loop Capital Market)의 투자 분석전문가 베스티 반 히스(Besty Van Hees)은 "인텔의 모빌아이 인수는 인텔이 자동차 업계에 직통으로 진입하는 엄청난 성장 기회를 구입 한 것과 다름없다"며, "더구나 모빌아이의 기술은 자율주행에 아주 중요하기 때문에 인수 금액은 합당해 보인다"고 했다.

하지만 IT업계에서도 회의적인 시각은 적지 않다. 반도체 전문지 세미컨덕터 애드바이저리(Semiconductor Advisory)는 기고를 통해 "인텔의 모빌아이 인수는 전략적이지만 브랜드의 핵심에서 지나치게 벗어난 움직임"이라고 평했다. 

인텔의 인수금액은 모빌아이 연수입의 무려 60배에 달한다. 더구나 지난해 말 퀄컴이 반도체 기업 NXP를 인수했던 '사상 최대의 반도체 기업 인수 비용'에 비해도 무려 4배에 달한다. 

모빌아이의 주가는 이번 인수로 28.2%올라 60.62달러에 마감했으며, 인텔의 주가는 2.1% 하락했다. 모빌아이와 파트너쉽을 맺고있는 델파이(Delphi)는 주가가 4% 가량 올랐다. 델파이 측은 "이번 인수가 신기술 도입을 가속화할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자율주행 업계는 소프트웨어 업체들 또한 경쟁이 치열하다. 독일 프리미엄 브랜드들이 합자해 세운 고해상도 지도 업체 '히어(HERE)'를 포함, 알파벳의 웨이모, 중국의 거대 인터넷 업체 바이두 등 IT업체들이 대거 참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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