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상] 카풀 서비스 앱 체험해보니…모두가 ‘윈윈’
  • 김한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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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16.10.20 16:01
[영상] 카풀 서비스 앱 체험해보니…모두가 ‘윈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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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도 막히는 출근길. 굳이 차들을 들여다보지 않아도 어떤 차들이 도로를 다니는지 뻔히 알 수 있다. 대부분 한명만 타고 있는 5인승 차들. 얼추 비슷한 곳에서 출발해 같은 곳까지 간다. 모두가 괴로운 시간을 외로이 견디며 주차장 같은 도로를 기어 간다. 이들 절반만이라도 함께 출퇴근 한다면 서로 편할 뿐 아니라 교통량은 줄어들고 고통스런 출근 정체가 해소 될 수 있다는걸 누구나 알지만 대부분 실행 못한다. 한때는 택시 승차장 마냥 ‘카풀 승차장’도 있었지만 이젠 사라지고 말았다. 

왜 이런 일들이 발생하는가. 많은 사람들은 서로 언제 어디로 향하는지 모르기 때문이다. 또 카풀을 해주는 사람과 타는 사람 간에 미묘한 채무감-채권감 또한 ‘카풀’이 우리 사회에 제대로 안착하지 못한 이유다. 

물론 여러 어려움이 있는건 사실이다. 하지만 세계 미래학자들과 자동차 업체들은 IT의 발전으로 인해 다양한 공유 교통 수단이 발달 할 건 분명하다고 주장한다. 그 과정에서 카풀을 통해 교통량을 줄이는 방법 또한 매우 중요한 요소로 대두되고 있다. 그래선지 최근 몇가지 카풀 서비스앱이 인기를 끄는데, 그 중에서 ‘풀러스(Poolus)’라는 서비스를 이용해 봤다.

 

# 풀러스 라이더…너무나 편리하게, 너무나 저렴하게

막상 카풀을 체험해본다고는 했는데, 반신반의 했다. 말처럼 쉽게 될까, 운행되는 카풀 차량이 턱없이 부족한 건 아닐까. 사실 모르는 사람 차를 타는 것도 좀 걱정스러웠다. 하지만 모두 기우였다. 앱을 깔고 실행하는 것 까지가 가장 어려운 일이었다. 그 이후는 너무나 쉽고 빠르게 진행돼서 오히려 좀 어리둥절할 정도였다. 

지난 달 서울 마포구 연남동에서 '풀러스'를 실행시켰다. 인근 공덕동 지하철역까지 이동하기 위해 목적지를 입력했다. 입력하고 얼마 되지 않아 차 한대가 응답했다. 카카오택시 앱과 비슷한 느낌이 들었다. 다만 다른점이 있다면 오는 차가 하얀 아반떼였고 드라이버는 어여쁜 아가씨라는 점이었다. 

물론 택시처럼 바로 손만 들어서 타는건 아니었고, 5분 정도 기다리자 차가 도착했다. 앱 체험과는 관계 없는 얘기지만 예쁘고 엣된 운전자 차에 타려니 좀 설레는 마음도 들었다. 택시라면 당연히 뒷좌석에 탔겠지만 이 앱을 개발한 풀러스에선 ‘카풀인만큼 가급적 앞에 타는게 좋다’고 했다. 면죄부를 받은 듯한 기분으로 조수석에 앉았다. 사실 외간 여성과 단둘이 차에 탄게 몇년만인지 모른다.

얘기를 나누는 느낌도 택시와 사뭇 달랐다. 친구의 차를 타는 기분이 들었다. 아니 친구가 된 듯한 기분이 들었다. (물론 어린 여성 운전자 입장에서야 오징어가 옆에 탄 기분이었겠지만...) 얘기를 들어보니 주로 젊은 승객들이 풀러스를 운전하고, 이용도 많이 한다고 했다. 

목적지를 말할 필요도 없이 바로 내비게이션으로 목적지까지 안내가 시작됐다. 택시를 탈때와는 비교되지 않는 정도로 편리하게 목적지까지 왔다. 가만 생각해보면 택시를 탈 때마다 고유의 냄새와 멀미를 참았던게 이상하게 느껴질 정도였다. 

차에서 내릴때도 돈을 주고 받을 필요가 없고 미리 등록해 둔 신용카드에서 자동으로 결제가 됐다. 택시에 비해 저렴한 요금도 마음에 들었는데, 현재는 할인 쿠폰까지 주기 때문에 더욱 저렴하게 이용할 수 있다.

한가지 걱정되는건 택시 운전사가 아닌 일반인 운전자를 믿을 수 있을까 하는 점이었다. 때문에 직접 일반인 운전자가 돼 보기로 했다. 

# 풀러스 드라이버...좀 까다롭게, 하지만 효과적으로

풀러스의 손님이 되기는 쉽지만 운전자가 되기 위한 과정은 그리 쉽지만은 않다. 반드시 ‘풀닥터’라는 인물이 직접 나와 차량 내외관을 검사하고, 함께 차에 타서 운전자의 운전 습관을 살핀다. 물론 어려운 일은 아니었지만 꽤 효과적으로 운전자를 검증한다는 느낌은 들었다. 차에 문제가 있거나 운전자의 상태가 서비스에 적합하지 않으면 여기서 당연히 탈락되고 만다. 

카풀앱 이용자들은 스마트폰을 이용하는 수많은 네티즌들로, 이들에게 나쁜 소문이 돌지 않고 우수한 서비스를 유지하기 위해 ‘풀러스’는 운전자와 자동차를 까다롭게 검증한다. 

일단 운전자가 되고 나서도 운전자와 승객이 서로를 별점으로 평가하고, 이 때문에 평가가 낮은 운전자는 자연 도태된다고 한다. 때문에 더 나은 서비스를 해야 하고, 이용자들 입장에서도 상대방에게 무례하게 행동하지 않도록 주의하게 된다. 이런 서비스는 사회 전체의 분위기가 나아지게 하는데도 긍정적인 효과가 있을 것 같다. 

서비스 초기인 지금까지 이 서비스는 운전자가 대부분 남성이고 승객은 대부분 여성이었다. 아마 쿠폰 등을 이용하는데 더 적극적인 젊은 여성들이 참여하기 때문인지도 모르겠다. 

# 문제는 없을까...운전자 믿을 수 있나, 택시 사업자들은?

수많은 문제점들이 예상된다. 가장 먼저 떠오르는건 ‘과연 운전자를 믿을 수 있겠느냐’는 것이다. 물론 나름대로 검증 과정을 거친다고는 하나 미지의 운전자가 누구인지는 알 수가 없다. 하지만 그 때문에 카풀을 하지 못한다는건 이유가 되지 못한다. 우리는 누가 모는지 모르는 택시도 거리낌 없이 타기 때문이다. 

그나마 '교통 공유 앱'들은 운전자와 승객 모두의 신원을 서로 확실히 알 수 있고, 서로의 평판 관리를 한다는 최소한의 장치라도 있지만 택시는 어떤가. 택시 회사는 차가 회복할 수 없을 정도로 더럽거나 기계적 문제가 있다고 과연 폐차를 시킬까? 손님을 대하는 태도나 운전 습관이 문제 있다고 택시 운전사를 해고하는 택시 회사가 있을까? 아마 없을게 분명하다.

택시는 두드러지는 브랜드가 없어서 승객이 불만이 있더라도 해당 회사에는 별다른 문제가 생기지 않기 때문이다. 경제적인 면만 보면 택시는 폐차 직전까지 최소한의 정비로 운영하는게 가장 이익이 높고, 택시 운전을 하겠다는 사람은 누구에게나 운전대를 맡기는게 당연하다. 그러다보니 택시가 지금의 지경에 이르렀다. 뭔가 해결책이 필요한 상황임은 분명하다. 

두번째는 이 구태의연한 택시 서비스가 새로운 서비스의 등장을 막는다는 점이다. 우리나라 일반 택시 운전자는 11만3천명, 개인택시는 16만4천명에 달한다. 무려 28만명이 같은 일을 하는 만큼 이들은 선거 때마다 엄청난 이익집단이 될 수 밖에 없다. IT를 이용한 교통 공유서비스는 세계 각지에서 선풍적인 인기를 끌고 있지만 국내를 비롯한 일부 지역에선 규제에 맞닥뜨려 지지부진한 상황이다. 

그나마 다행인건 국내 법규에서도 카풀에 대해서는 관대한 규정이 명문화 돼 있어 서비스가 중단될리 없다는 점이다. 하지만 이 때문에 풀러스는 출퇴근 시간에만 이용할 수 있고 낮시간에는 이용할 수가 없다는 단점이 있다. 다만 수요가 집중되는 오전이나 대중교통이 끊기고 택시도 잡기 힘든 12시 언저리까지 퇴근 시간으로 해두었기 때문에 도움이 된다. 수요가 넘치는 시간에 교통 공급이 늘어났다가 교통이 남는 시간에 공급이 사라진다는 점은 최근 택시 공급 과잉 등의 교통 문제를 해결 할 실마리를 보여주는 듯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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