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 신형 i30의 핵심 변화 5가지…”천덕꾸러기에서 리더로”
  • 김상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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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16.09.07 23:14
현대차 신형 i30의 핵심 변화 5가지…”천덕꾸러기에서 리더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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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핫해치의 새 기준을 제시한다”는 현대차 곽진 부사장의 인사말로 현대차 신형 i30의 신차발표회가 시작됐다. 곽진 부사장은 유독 ‘핫해치’, ‘고성능’ 등의 단어를 강조했다. 뒤이어 등장한 현대차 고성능차 개발 총괄 알버트 비어만 부사장은 역시 신형 i30의 역동성을 강조했다.

알버트 비어만 부사장은 “신형 i30는 유럽 디자인 센터와 유럽 R&D 센터가 개발 초기부터 적극적으로 참여했다”면서 “운전의 재미가 중요한 개발 목표였다”고 말했다.

신형 i30에 대한 현대차의 상품소개와 영양가 없던 ‘질의응답’이 끝나고서야 신형 i30가 등장했다. 무대가 반으로 갈라지면서 짙은 안개를 뚫고 신형 i30가 나타났다. 유럽을 넘어 전세계에서 해치백의 새로운 기준이 되겠다는 신형 i30. 큰 포부를 지닌 신형 i30의 키포인트를 살펴봤다.

# 새로운 정체성이 담긴 디자인

꽤 많은 것이 변했다. 정체성을 유지하면서도 새로운 이미지를 구현하기 위한 현대차의 노력이 돋보였다. 신형 i30는 더 강렬해지고, 역동적으로 변했다.

한눈에 봐도 차체 크기가 더 커졌다. 여러 디자인 요소 때문에 더 거대해보였다. 길이는 4340mm로 기존 모델에 비해 40mm 길어졌고, 폭도 15mm 넓어졌다. 이와 함께 높이는 15mm 낮아졌다. 덕분에 훨씬 안정적인 비율을 갖게 됐다. 해치백은 비율이 상당히 중요하다. 자칫 둔하거나, 껑충해 보이기 쉽다. 신형 i30는 역동적이고 당당해졌다.

세부적인 디자인도 크게 변경됐다. 현대차의 디자인 철학을 크게 넘어서지 않는 범위에서 많은 것이 변했다. 그러면서 향후 현대차의 디자인 방향성을 제시했다. 정해진 틀에서 최선의 결과물을 내놓기 위한 디자이너들의 노력이 느껴졌다. 

특히 현대차의 새로운 ‘캐스캐이딩’ 그릴이 적용됐다. ‘헥사고날’ 그릴의 ‘버전 업’이라고 생각하면 된다. 폭포수, 용광로에서 쏟아지는 쇳물, 한국의 도자기 등에서 영감을 받았다고 현대차 하학수 디자이너는 설명했다. 날카로웠던 헥사고날 그릴에 비해 세부적인 디자인 요소가 강조됐고, 웅장한 느낌도 들었다. 세계적인 디자인 추세에도 뒤쳐지지 않았다. 

헤드램프는 LED를 적극 활용했다. 흔치않게 풀 LED 헤드램프까지 장착할 수 있었다. 테일램프도 LED를 활용해 존재감을 높였다. 휠 디자인은 현대차가 상당히 강점을 보이는 부분이다. 신형 i30 역시 휠 디자인이 돋보였다. 다만 18인치 휠보다 17인치 휠이 더 역동적으로 보였다.

1.6리터 가솔린 터보 모델은 고성능을 강조하기 위해 듀얼 머플러가 적용됐다. 보수적인 현대차에겐 큰 시도였을 것 같았다. 같은 엔진이 장착된 아반떼 스포츠도 머플러가 양쪽으로 나오진 않았다.

외관 디자인은 많은 변화와 의미를 품고 있었던 것에 반해 실내 디자인은 부자연스러웠다. 홀로 우뚝 솟은 ‘플로팅 타입 디스플레이’는 상당히 어색했다. 모니터의 높이가 높아지면서 시선의 이동을 줄일 수 있겠지만, 다른 부분의 디자인과 함께 녹아들지 못했다. 마치 애프터마켓 제품을 장착한 것 같았다. 

# 모든 변화는 견고한 차체에서 시작된다

현대차는 2013년 제네시스를 출시하면서부터 ‘고장력 강판’을 강조하고 있다. 실제로 그때부터 고장력 강판의 적용 범위를 크게 높이고 있다. 비교적 늦은 편이지만 ‘현대제철’이란 막강한 버팀목이 있는 현대차는 이 분야에서 빠르게 발전할 수 있는 가능성이 높다.

제네시스가 개발된 이후부터 풀체인지 되는 신차는 고장력 강판의 비율이 크게 증가했다. 신형 i30의 경우 신규 플랫폼이 적용되면서 고장력 강판의 비율은 27%에서 53.5%로 확대됐다.

고장력 강판 확대 적용이 전부가 아니다. 기특하게 현대차는 눈에 보이지 않는 부분에 많은 공을 들였다. 충돌 테스트를 대비한 것이겠지만 차체 주요 충돌 부위에 보강재를 사용했고, 측면 충돌을 대비해 차체 측면부에 핫스탬핑 공법을 사용한 구조물을 넣었다. 또 차체 구조를 더 견고하게 하기 위해 구조용 접착제를 기존 20.4m에서 112m로 크게 늘렸다. 덕분에 차체 비틀림 강성은 기존 대비 17.5% 향상됐다.

뼈대를 견고하게 만드는 것은 자동차의 기본이다. 조금 늦었지만 현대차는 분명 노력하고 있고, 좋은 결과물을 내놓고 있다. 특히 ‘핫해치’를 표방하는 신형 i30에게 새로운 차체는 필수였다.

알버트 비어만 부사장은 “탁월한 주행 성능은 견고한 차체에서 비롯된다”며 “유럽의 수많은 경쟁 모델을 뛰어넘는 것을 목표로 주행 성능에 관한 모든 부분을 강화했다”고 말했다.

# 터보 차저를 통한 파워트레인의 변화

신형 i30의 가장 큰 변화는 파워트레인이다. 현재 공개된 가솔린 엔진은 전부 터보 엔진이 장착됐다. 비록 모든 엔진이 새 것은 아니지만, 기존의 엔진을 전부 버렸다. 준준형차를 대표하던 1.6리터 가솔린 자연흡기 엔진과 차별성을 위해 장착되던 2.0리터 가솔린 자연흡기 엔진이 모두 빠졌다. 이를 1.4리터 가솔린 터보와 1.6리터 가솔린 터보가 대신한다.

이미 여러 브랜드가 소형차에 1.4리터 터보 엔진을 장착하고 있다. 폭스바겐 골프, 쉐보레 크루즈 등이 대표적이다. 현대차는 비교적 늦은 편이다. 하지만 1.4리터 터보 엔진의 성능만큼 결코 부족함이 없다. 최고출력은 140마력, 최대토크는 24.7kg.m에 달한다. 기존 2.0리터 가솔린 엔진에 비해 최대토크가 18%나 높아졌다. 

1.6리터 가솔린 터보 엔진은 본격적인 핫해치가 되기 위한 첫걸음이다. 최고출력 204마력, 최대토크 27kg.m의 강력함을 무기로 폭스바겐 골프 GTI 등과 경쟁하게 된다. 

1.6리터 디젤 엔진은 복합연비 17.3km/l의 우수한 효율을 겸비했다. 최고출력은 136마력, 최대토크는 30.6kg.m로 성능 면에서도 유럽 브랜드의 디젤 엔진에 비해 부족할 것이 없다.

변속기는 모두 7단 DCT가 조합됐다. 현대차는 소형차를 중심으로 7단 DCT를 확대할 계획인데, 신형 i30가 그 선봉이다.

# 불가피한 가격 인상

전체적인 업그레이드로 많은 부분이 개선된 만큼 가격도 이제 만만치 않다. 현대차는 보도자료를 통해 1.4리터 터보의 ‘튜너 패키지’ 모델이 기존 2.0 가솔린 모델의 엔트리 트림보다 70만원 낮은 가격이라고 밝혔다. 마치 신형 i30의 가격이 낮아진 것처럼 설명했다. 하지만 1.4리터 터보 모델과 기존 1.6리터 가솔린 모델의 엔트리 트림과 비교하면 가격은 90만원이 올랐다. 1.6리터 디젤 모델의 가격도 엔트리 트림은 이전과 동일하지만, 최고급 트림의 경우 135만원 더 비싸다.

신형 i30의 가격은 1.4 가솔린 터보가 2010-2435만원(튜너 패키지 적용 시 1910만원부터), 1.6 가솔린 터보가 2225-2515만원이며 1.6리터 디젤은 2190-2615만원이다.

# 천덕꾸러기에서 리더로

가장 크게 변한 점은 현대차가 i30를 바라보는 시선이다. 그동안 현대차는 i30를 ‘유럽형 준중형 해치백’이라고 설명할 뿐이었지, i30의 명확한 캐릭터를 심어주지 못했다. 하지만 신형 i30에게는 ‘핫해치’, ‘고성능’이란 명확한 임무를 부여했다. 단순히 해치백이란 세그먼트가 갖는 특징 외에 또 다른 차별성을 부여하기 시작했다는 것은 의미가 크다.

특히 현대차는 명확한 국내 출시 계획을 밝히지 않았지만, 현대차의 고성능 브랜드 ’N’이 i30를 통해 처음 선보이게 될 것이라는 사실을 감추진 않았다. i30가 현대차의 ‘천덕꾸러기’에서 현대차의 이미지를 끌고 나가는 ‘리더’로 재탄생하는 날이 올지도 모른다.

현대차 신형 i30 신차발표회 화보 - 모터그래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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