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양한 자동차 문짝 "하늘로 열린다고 다 같은게 아냐"
  • 김상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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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15.08.07 15:55
다양한 자동차 문짝 "하늘로 열린다고 다 같은게 아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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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에도 문짝이 위로 열리는 차를 시승했다. 스포츠카 이미지를 더하기 위해 프리미엄 제조사들이 너나 할 것 없이 앞다퉈 이런 차를 내놓고 있어서다. 문짝이 하늘을 향해 열린다고 다 같은 것은 아니다. 엄연히 서로 구조가 다르고, 불리는 이름도 다르다. 해치백과 쿠페, 왜건을 명확하게 구분하지도 못하는 마당에 이젠 문짝의 종류까지 구분해야 될 시점이 왔다.

# 스탠다드

스탠다드 혹은 레귤러로 불리는 스타일은 가장 일반적인 문짝 형태다. 전세계 자동차의 95% 쯤은 스탠다드 형태의 문짝을 갖고 있다. 각각의 도어의 앞이 붙고 뒤가 벌려져 열리는 구조. 

이전까지 유행하던 경첩이 거꾸로 된 '수어사이드 도어'의 경우 앞을 벌리고 내리기 때문에 드나들때 편리하다는 장점은 있었지만 자동차가 점차 빨라지고 역풍을 맞아 문이 활짝 열리는, 이른바 '개문발차' 사고가 있따르면서 이같은 도어 형태가 빠르게 일반화 됐다. 

절대적인 다수가 스탠다드 방식을 취하는데는 실용적 이유도 있다. 굳이 새롭게 개발에 비용을 투자할 필요가 없고, 생산도 쉽다. 잔고장이 적은 것은 물론이며 사고나 돌발 상황에서 안정성 또한 뛰어나다. 단 좁은 공간에서 타고 내리기 힘들다는 단점도 있다. 

▲ 현대차 제네시스

# 걸윙 도어(Gull-Wing)

마치 갈매기처럼 날개를 활짝 펼치고 있는 모습과 비슷하다고 해서 붙여진 이름이다. 걸윙 도어는 경첩이 지붕에 위치하며, 이를 중심으로 문짝이 그대로 하늘을 향해 열린다. 

1954년 메르세데스-벤츠 300SL에 어쩔 수 없는 이유로 처음 적용됐다. 강성을 높이기 위해 욕조식 프레임을 장착하고 나니 승객이 차에 드나들 입구 공간이 나오지 않았기 때문이다. 걸윙도어는 천장부위가 함께 열리기 때문에 입구가 작아도 그나마 쉽게 드나들 수 있게 됐다.

이후 메르세데스-벤츠는 걸윙 도어의 정통성을 계승한 SLS AMG를 내놓기도 했다. 이밖에 파가이 와이라, 영화 ‘백 투 더 퓨처’의 스포츠카 드로리안 DMC-12 등도 걸윙 도어가 적용됐다. 걸윙 도어는 제작 비용이 많이 들며, 자동차가 정복됐을 시 문짝이 쉽게 열리지 않는 단점도 있다. SLS AMG는 전복사고시 문짝이 힌지와 분리되도록 설계됐다.

▲ 메르세데스-벤츠 SLS AMG

# 시저 도어(Scissor)

문짝이 열리고 닫히는 모양이 가위 같다고 해서 붙여진 이름이다. 경첩은 도어 앞쪽, 앞 팬더 쪽에 위치했다. 이를 중심으로 문짝의 뒷부분이 하늘을 향해 올라간다. 문짝이 옆이 아닌 완전 위로 열리는 방식이기 때문에 좁은 공간에서도 자유롭게 문을 여닫을 수 있다. 시저 도어는 알파로메오가 1968년 파리모터쇼에 선보인 ‘카라보(Carabo)’ 콘셉트에 최초로 적용됐고, 람보르기니 쿤타치에 양산차 최초로 적용됐다. 이후 람보르기니는 플래그십 모델에 시저 도어를 적용하고 있고, 시저 도어는 곧 람보르기니를 상징처럼 여겨지고 있다.

▲ 람보르기니 아벤타도르

# 버터플라이 도어(Butterfly)

버터플라이 도어는 걸윙 도어와 시저 도어의 중간 형태라고 생각하면 된다. 문짝을 열었을때 마치 나비가 날개를 펼치는 모습과 비슷하다고 해서 이름이 붙여졌다. 일단 경첩의 위치가 도어 앞쪽 혹은 A필러 쪽에 위치했다. 문짝은 A필러의 각도대로 비스듬하게 위로 열린다. 페라리 엔초, 메르세데스-벤츠 SLR 맥라렌, BMW i8 등이 버터플라이 도어를 갖고 있다. 또 맥라렌은 모든 차종을 버터플라이 도어로 만들기도 한다.

▲ BMW i8

# 수어사이드 도어(Suicide)

코치 도어라고 불리기도 한다. 일반적인 문짝의 형태와 비슷하나 앞문짝과 뒷문짝이 서로 마주보며 열린다. 수어사이드 도어는 공간이 협소하면 아예 승하차가 불가능한 단점이 있다. 하지만 항상 누군가 밖에서 문을 열고, 닫아주는 롤스로이스에겐 문제될 것이 없다. 오히려 더 우아하게 차에 타고 내릴 수 있다. 또 수어사이드 도어는 쿠페에서도 많이 쓰인다. 마쯔다 RX-8의 경우 작은 뒷문짝이 달려 뒷좌석 공간의 활용성을 높였다. 

▲ 롤스로이스 고스트

# 그밖에 더 독특한 문짝

마치 전투기 조종석처럼 지붕이 통째로 열리는 ‘캐노피 도어(Canopy)’는 오래전부터 여러 콘셉트카를 통해 선보여지고 있다. 슈퍼카 브랜드 코닉세그는 자체적으로 개발한 ‘다이히드럴 싱크로 헬릭스(Dihedral Synchro-Helix Door Actuation) 도어’를 적용하고 있다. 또 BMW는 2인승 로드스터 Z1을 통해 문짝이 차체 밑으로 들어가는 ‘드롭(Drop) 도어’를 선보인적도 있다. 

▲ 코닉세그 레제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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