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형 캠리, 쏘나타·그랜저 둘 다 잡을까…'신차급 변화'에 관심 집중
  • 전승용 기자
  • 좋아요 0
  • 승인 2014.10.22 18:27
신형 캠리, 쏘나타·그랜저 둘 다 잡을까…'신차급 변화'에 관심 집중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캠리 페이스리프트 출시를 앞두고 현대차와 도요타의 보이지 않는 신경전이 흥미롭다. 현대차는 캠리를 쏘나타급으로 규정하고 그랜저의 경쟁 모델이 아니라고 선을 그었지만, 한국도요타는 그랜저급으로 포지셔닝해 그랜저와 쏘나타 소비자층을 모두 공략하겠다는 전략이다.

▲ 도요타 캠리 페이스리프트

국내 시장에서 캠리는 쏘나타와 그랜저 중간급에 위치한 모델로 볼 수 있다. 차체 크기는 쏘나타보다 작지만, 탑재된 엔진의 배기량은 그랜저보다 크기 때문이다.

이번에 출시되는 페이스리프트 모델의 경우도 길이와 너비가 각각 45mm, 10mm 늘었지만, 여전히 쏘나타보다 5mm, 44mm씩 짧고 좁다. 휠베이스도 2776mm로, 29mm 작다.

▲ 쏘나타, 캠리, 그랜저 제원 비교표

배기량은 2.5ℓ급과 3.5ℓ급으로 그랜저(2.4, 3.0)보다 크지만, 제원상 성능은 178마력과 268마력으로 다소 떨어진다. 연비는 11.5km/l와 10.4km/l로, 각각 쏘나타 2.4와 그랜저 3.0과 같다.

하이브리드 모델의 경우 최고출력 203마력과 복합 연비 16.4km/l로, 그랜저 하이브리드(204마력, 16.0km/l)와 비슷한 수준이다.

▲ 도요타 캠리 페이스리프트

일단 캠리 페이스리프트가 소비자들의 관심을 모으는 데는 어느 정도 성공해 보인다. 부분 변경 모델이지만 외관 디자인이 완전히 새롭게 바뀌었으며, 2000여개의 새로운 부품을 사용하는 등 풀체인지에 버금가는 변화가 있었기 때문이다.

새로운 캠리 출시 소식에 현대차도 바짝 긴장하는 분위기다. 가뜩이나 LF쏘나타 실적이 저조한데 캠리 페이스리프트까지 나오면 판매량이 더 떨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LF쏘나타의 가격이 크게 올라 풀옵션 선택 시 3405~3411만원으로, 캠리 2.4(3350만원)보다 비싸다. 그만큼 LF쏘나타에서 캠리로 눈을 돌릴 가능성이 더욱 높아졌다는 것이다.

게다가 LF쏘나타는 지난 3월 출시 이후 4월 1만1904대, 5월 1만324대 등 2달간 1만대를 넘겼으나, 6월부터는 달마다 6925대, 6366대, 5596대 팔리며 신차 효과가 급속히 줄어들어 현대차의 고민은 더 심각한 상황이다.

▲ 현대차 LF쏘나타

반면, 한국도요타 입장에서는 캠리 페이스리프트를 통해 줄어든 판매량을 만회하는 것이 절실하다. 한국도요타의 올해 1~9월 판매량은 4825대로, 전년 대비 20%가량 하락한 상황이어서 주력 모델인 캠리 판매량을 늘려야 할 필요가 있다. 특히, 캠리의 월평균 판매량은 2012년 626대로 매우 높았으나, 작년 367대로 40%가량 줄어들었으며, 올해 9월까지도 212대로 40% 이상 감소해 캠리 페이스리프트의 역할이 더욱 중요해졌다.

이에 한국도요타는 2.4, 3.5, 하이드리드 등 캠리 페이스리프트의 다양한 라인업을 경쟁력 높은 가격에 출시해 쏘나타와 그랜저 등 국산 중형·준대형차 소비층을 공략하는데 총력을 기울인다는 계획이다.

▲ 도요타 캠리 페이스리프트 실내

그러나 캠리가 기대만큼 열풍을 일으킬지는 조금 더 지켜봐야 할 필요가 있다. 

우선, 출시 전부터 기대 가격이 너무 낮게 형성된 점은 신차 효과에 부정적인 영향을 줄 수도 있다.  일부 매체들은 미국 가격을 근거로 캠리 페이스리프트가 국내에 2000만원대에 출시될 가능성도 높다고 보도해 소비자들의 기대 심리를 한껏 높여놨다. 그러나 국내에 출시되는 캠리는 미국 판매 모델 중에서도 최고급 트림으로, 현재 가격인 3350~4270만원과 큰 차이가 없을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한국도요타 측은 "풀체인지에 가까운 대대적인 상품성 개선이 있었지만, 최대한 경쟁력 있는 가격에 내놓을 계획"이라 밝혔지만, 사전 계약에 앞서 딜러에게 배포한 자료에 의하면 2.5 모델의 가격은 3390만원 수준으로, 40만원가량 오를 것으로 전해졌다.

▲ 도요타 캠리 페이스리프트

파격적인 디자인 변화가 소비자들에게 어떻게 받아들여질지도 관건이다. 캠리 페이스리프트는 렉서스의 스핀들 그릴을 연상시키는 라디에이터 그릴과 대형 공기 흡입구, LED 주간주행등 등 기존 캠리와 달리 강렬하면서도 공격적인 디자인이 적용됐다. 보다 젊은 소비층을 공략하기 위한 변화로 풀이되지만, 다소 보수적인 캠리 소비자층에게도 어필할 수 있을지는 의문이라는게 업계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일본 브랜드들의 전반적인 침체 분위기도 캠리 페이스리프트 판매량에 영향을 줄 것으로 예상된다. 닛산의 경우 전년 대비 36.4% 증가했지만, 도요타와 혼다는 각각 19.9%, 30% 감소했다. 특히, 캠리를 비롯해 알타마와 어코드 등 높은 비중을 차지하는 중형 세단의 판매량이 점차 줄어드는 추세다. 올해 1~9월 알티마 판매량은 전년(1607)과 비슷한 수준이었으나, 캠리는 3788대에서 1906대로 절반가량 줄었으며, 어코드도 2200대에서 1567대로 30%가량 감소했다.

한편, 캠리는 올해 초 미국 시장에서 알티마에 밀려 세단 판매량 1위를 내주기도 했으나, 페이스리프트 모델 출시 이후 판매가 증가해 다시 1위 자리를 되찾았다.

올해 9월까지 미국 중형세단 판매량은 캠리가 33만4978대로 1위를 차지했으며, 30만4382대의 어코드와 25만6935대의 알티마가 뒤를 이었다. 또, 포드 퓨전은 24만585대로 4위, 쏘나타는 16만4934대로 5위, 쉐보레 말리부는 14만8574대로 6위를 기록했다.


관련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