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승기] 현대차 LF쏘나타, '환골탈태'…세계에 내놓을 세단
  • 전승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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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14.09.11 09:48
[시승기] 현대차 LF쏘나타, '환골탈태'…세계에 내놓을 세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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쏘나타가 이렇게 달라졌을 줄은 몰랐다. 2009년 YF 출시 이후 불과 5년. 꽤 빨리 나온 셈이지만 그새 몰라보게 좋아졌다. 무엇보다 현대차의 고질병으로 지적되던 부족한 직진 안정성과 핸들링이 크게 개선됐다는 점이 다행스럽다. 

시승 모델은 2.0 CVVL 풀옵션 모델로, 가격은 3405만원에 달한다. 중형차 치고는 높은 가격이 마음에 걸리지만, 여기 실린 다양한 안전·편의사양들은 풍요로운 정도다.

▲ 현대차 LF쏘나타

다만, 제원표에 쓰여진 숫자에는 미치지 못하는 느낌의 동력 성능, 시대에 뒤떨어지는 듯한 6단 자동변속기 등 파워트레인 부분이 아쉽지만 현대차는 신차 효과를 극대화 하기 위해 파워트레인 변경과 외관 변경을 번갈아 진행 한다는 전략이다. 

◆ 바르게 가는 쏘나타…주행 안정성 대폭 개선

직선 도로에서 핸들에서 손을 떼도 한쪽으로 쏠리는 일 없이 수백미터를 올곧게 직진한다. 사실 당연한 것인데, 그동안 현대차가 좀 소홀했던 부분이다.

▲ 현대차 LF쏘나타

특히 스티어링휠의 감각은 이전에 비해 훨씬 마음에 든다. 돌아가는 움직임은 독일차처럼 묵직하다. 좌우로 이리저리 흔들어봐도 중간의 유격 구간이 그리 느껴지지 않았다. 스티어링휠의 무거운 정도를 조절하는 '플렉스 스티어' 기능은 드라이브 모드와 결합됐다. 에코·노멀·스포트 모드에 따라 변속 반응과 스티어링휠의 움직임이 조금씩 달라졌다.

고속 주행 안정성도 한층 개선됐다. 차체가 묵직하고 서스펜션 세팅도 단단해 과속방지턱이나 불규칙한 도로를 달릴 때 발생하는 잔진동을 잘 잡아주고 안정감이 느껴졌다. 실내로 유입되는 소음·진동도 잘 차단했다.

▲ 현대차 LF쏘나타

특히, 고장력강판(AHSS)을 51% 적용했다는 차체는 이전에 비해 한층 진중하게 움직였다. 덕분에 코너링도 좋아졌다. 쏠린다는 느낌이 거의 들지 않고 움직임도 날렵했다. 속도를 높여 코너에 진입해봐도 의외라는 느낌이 들 정도로  능숙하게 빠져나왔다. 무게가 이전에 비해 60~64kg 무거워졌다는 점에선 아쉬움이 없지 않지만, 비틀림 강성 등 차체 안전성과 주행 감성을 향상시켰다는 것에 높은 점수를 준다. 

▲ 현대차 LF쏘나타 앞바퀴

다만, 이번에도 제동페달과 가속페달이 좀 문제다. 제동페달은 제동력이 너무 초반에 몰려있어 살짝만 밟아도 급정거를 했다. 부드럽게 다루기가 더 힘들었다. 현대차는 "브레이크 시스템의 부스터 증대 및 페달비 변경을 통해 제동 응답성을 향상시켰다"고 밝혔지만, 정작 국토부 KNCAP이 내놓은 제동거리를 보면 42m 정도로 경쟁모델에 비해 그리 잘 서는 브레이크는 아니다. 

가속페달의 '힘'도 지나치게 초반에 몰려있는건 마찬가지다. 약간만 밟아도 차가 튀어나가는 듯한 느낌으로 만들어놨는데, 이런 패턴은 차가 잘나간다는 느낌을 줄수는 있지만, 서툰 운전자들이 급발진으로 오인해 사고를 불러올 수 있는 만큼 꼭 개선돼야 할 부분이다. 

◆ 파워트레인 개선해야…엔진·변속기 변화는 필수

▲ 현대차 LF쏘나타

차체가 무거워져선지 치고 나가는 맛은 부족했다. 재미를 느낀다기 보다는 일상 생활에서 큰 불편 없이 탈 수 있는 패밀리 세단, 딱 그정도 수준이다. 

쏘나타에 탑재된 2.0리터급 4기통 CVVL 엔진은 6500rpm에서 최고출력 168마력, 4800rpm에서 최대토크 20.5kg·m를 낸다. 제원상 동력 성능은 쉐보레 말리부 2.0 모델(141마력, 18.8kg·m) 보다 훨씬 우수하지만, 묵직하게 속도를 올리는 능력은 오히려 더 부족하게 느껴진다. 고회전형 엔진이다 보니 충분한 힘을 발휘하기 위해서는 많은 회전수까지 올려야 해서 실 도로에서의 가속감은 떨어졌다. 가속 페달을 조금만 깊게 밟아도 엔진음은 금세 카랑카랑해져 버린다. 

▲ 현대차 LF쏘나타 엔진룸

◆ 놀라운 안전·편의사양…이 가격에 이런 기능이?

▲ 현대차 LF쏘나타 실내

쏘나타에 적용된 다양한 안전·편의 사양들은 호화롭다. 물론 쏘나타의 가격이 예전에 비해 많이 올랐고 대부분의 사양은 추가 비용을 내야 하는 옵션이지만 이보다 더 비싼 수입차에도 찾기 힘든 기능이 많다.

시승한 풀옵션 모델에는 어드밴스드 스마트 크루즈 콘트롤이 장착됐는데, 고속도로 뿐 아니라 막히는 길에서 스스로 가다서다를 대신해줘 매우 편리하다. 고속에서 갑자기 끼어드는 차들이 있더라도 꽤 신속히 반응하면서 부드럽게 속도를 줄여주는 등 완성도는 최고 수준이다. 후측방 경보 시스템과 차선이탈 경보 시스템 등의 완성도도 매우 높았다.

여기 직각·평행 주차 시스템, 전자식 파킹 브레이크, 스마트 하이빔, 스마트 트렁크 시스템, 전방 추돌 경보 시스템 등 첨단 안전·편의 사양이 적용됐다.

◆ 확 달라진 실내외 디자인…YF와 관계 끊었다

▲ 현대차 LF쏘나타

현대차의 '플루이딕 스컬프쳐 2.0'은 쏘나타보다 제네시스에 더 잘 어울린다고 생각되지만, 과하다 싶었던 이전 디자인보다 훨씬 낫다. 다만, 기아차를 보는 것 같은 후면부는 쏘나타의 정체성이 사라진 듯해 아쉽다.

실내도 개선 됐다. 장난감 같던 YF의 모습을 과감히 뜯어고쳐 신형 제네시스처럼 진중하게 바뀌었다. 손이 자주 닿는 부분 플라스틱을 최소화하고 대부분 우레탄을 적용했으며, 도어 트림에 우드 느낌의 플라스틱을 사용해 차분한 느낌을 준다.

▲ 현대차 LF쏘나타 실내

센터페시아는 T자 레이아웃을 기본으로, Y자 모양의 YF와 달리 계기반과 수평을 이루게 만들어 시인성이 좋아졌다. 다소 날카롭게 마무리 됐던 디자인도 둥글게 다듬었으며, 내비게이션 밑에 모여있었던 각종 조작 버튼들도 용도에 맞게 가로로 배치됐다. 자주 사용하는 오디오, 주행정보창 등의 조작 버튼들은 스티어링휠에 적절히 집어 넣어 사용하기 편하게 만드는 등 세심하게 신경썼다. 또, 앞·뒤 공간이 모두 넉넉해 5명이 타기에 부족함이 없었으며, 시트에 앉은 느낌도 편안했다.

▲ 현대차 LF쏘나타 실내

사실 이전부터 현대차 쏘나타의 기능과 옵션은 비슷한 가격대의 어떤 차도 따라오지 못할 정도로 우수한 편이었다. 하지만 부족한 주행성능으로 인해 가치가 크게 낮아져왔다. 이번 LF쏘나타는 이전부터 반드시 갖췄어야 할 주행성능을 개선하고 고급차 수준의 상품성을 더해 만족감이 크게 높아질 수 있었다. 현대차가 이렇게 만들 수 있다는 점에 놀랄 따름이다. 

▲ 현대차 LF쏘나타와 YF쏘나타

* 장점

1. 몰라보게 향상된 주행 안정성과 조향감.

2. 화려한 안전·편의 사양

3. 차분하게 안정된 실내외 디자인

* 단점

1. 점점 올라가는 가격. 아무리 좋아졌어도 쏘나타가 3405만원이라니.

2. 엔진·변속기의 개선은 절실하다.

3. 경량화에 목숨거는 시대에 더 무거워진 차체. 11.6km/l의 연비는 아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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