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해 첫 달 국내 완성차 판매량은 10만2719대로 전년대비 2.3% 늘었다. 일부 생산시설의 가동 중단이 있었지만, 설 연휴가 1월에 있었던 2022년과 비교해 전체 대수는 늘었다.

#반 년 만에 1위 '기아'

기아 쏘렌토 하이브리드
기아 쏘렌토 하이브리드

기아는 작년 1월보다 15.3% 늘어난 4만4683대를 판매하며 1위로 산뜻하게 새해를 시작했다. 보조금 지급이 중단되며 전기차가 급감했지만, 꾸준한 모습을 보이는 쏘렌토와 신차 효과를 입은 K5 덕분에 전체 숫자는 늘었다.

지난달 가장 많이 팔린 국산차는 쏘렌토(9284대, 전년대비 101.3%↑)다. 작년 8월부터 지난 달까지 6개월째 선두다. 부분변경임에도 풀모델체인지 된 신형 싼타페를 압도하고 있다는 점도 인상적이다. 특히, 하이브리드(6959대)가 내연기관(2325대)의 3배에 달하며 수익성 면에서도 긍정적이다.

기아 카니발
기아 카니발

쏘렌토 뒤를 카니발(7049대, 2.1%↑)과 스포티지(5934대, 8.0%↑)가 이어 갔다.  두 차종 모두 하이브리드가 힘을 냈는데, 카니발은 3744대로 내연기관보다 많이 팔렸고, 스포티지(2504대)도 거의 절반에 달한다.

끝없이 이어지는 레이의 흥행도 흥미롭다. 고금리, 고물가에 의한 경기 침체 여파가 보다 실용적인 경차 판매로 이어진 결과다. 지난달 레이는 4130대를 기록하며 15.2% 늘어난 실적을 보였다. 특히, 전기차 보조금 미지급으로 판매 대수 110대에 불과한 레이EV의 성적표에도 불구하고 지난 12월(4254대)과 큰 차이를 보이지 않았다. 

#그랜저 생산 중단 여파로 6개월 만에 2위 '현대차'

현대차 싼타페 하이브리드
현대차 싼타페 하이브리드

현대차는 3만8461대로 10.9% 감소하며 여섯 달 만에 2위로 내려왔다. 주력인 그랜저가 크게 줄었기 때문이다.

현대차에서는 싼타페(8016대)가 가장 많이 팔렸다. 쏘렌토와 마찬가지로 하이브리드 판매량(5028대)이 압도적인데, 디젤이 없다는 점을 고려하면 나쁘지 않은 실적이다. 그러나 커진 차체, 디자인 호불호 논란 등이 겹치며 여전히 쏘렌토보다는 아래 있다.

현대차 그랜저
현대차 그랜저

한동안 부동의 1위 자리를 지키던 그랜저는 3635대로 60.2%나 급감했다. 이는 지난 12월31일부터 그랜저를 생산하는 아산공장이 가동을 멈췄기 때문이다. 현대차는 이달 13일까지 아산공장 문을 닫고 대형 전기 SUV, 아이오닉7 생산 라인을 설치하고 있다. 생산 라인 증설로 인한 이슈 탓에 같은 공장에서 만드는 쏘나타(496대)도 80.5% 급감했다. 

또한, 그랜저와 함께 현대차 실적을 이끌던 포터(4927대)는 전기차 판매가 사실상 중단되며 5000대 밑으로 내려갔다. 

#제네시스, 'GV80 신차효과 제대로'

제네시스 GV80 쿠페
제네시스 GV80 쿠페

제네시스는 1만1349대로 세 달 연속 1만 대를 넘겼다. 페이스리프트로 돌아온 GV80(쿠페 포함)이 신차 효과를 제대로 받으며 4596대를 기록했는데, 이는 2020년 1월 첫 출시 이후 사상 최대치다. 

비슷한 시기 부분변경된 G80도 3494대로 좋은 성적을 얻었다. 12월과 비교하면 64.1% 증가한 수치다. 다만, 2023년 1월 판매 성적이 워낙 좋았던 탓에 작년에 비하면 13.9% 줄었다.

#전기차 보조금을 기다리는 'KG모빌리티'

KGM 토레스
KGM 토레스

KG모빌리티는 3762대로 4위를 지켰지만, 2022년보다 47.2% 줄었다. 연초 보조금 지급 중단으로 새로운 주력 제품인 토레스 EVX 판매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기 때문이다. 

지난해 KG모빌리티를 먹여 살렸다 해도 과언이 아닌 토레스는 1462대로 크게 줄어든 상태다. KG모빌리티의 스테디셀러인 렉스턴 스포츠(칸 포함)가 1362대로 버텼지만, 이전의 기세는 찾아볼 수 없다. 3월 보조금 지급이 재개돼 토레스 EVX가 원활하게 출고될 때까지는 버틸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버티는 트랙스, 무너진 트레일블레이저 '한국GM'

쉐보레 트랙스 크로스오버
쉐보레 트랙스 크로스오버

한국GM은 183.4% 늘어난 2894대로 5위다. 다만, 이는 지난해 1월 1021대로 극심한 부진을 겪었던 탓이다. 

트랙스 크로스오버가 2246대로 자존심을 지키고는 있지만, 트레일블레이저가 461대로 낮은 성적을 보였다. 한때 셀토스를 위협할 만큼 인기 모델이었던 만큼 아쉬움이 더 크다. 한국GM은 트랙스 크로스오버 출시 당시 트레일블레이저와 판매 간섭이 없을 것이라고 자신했지만, 결과는 그렇지 않았다.

#XM3 하이브리드 가격 인하 효과 '르노코리아'

르노코리아 XM3 E-테크 하이브리드
르노코리아 XM3 E-테크 하이브리드

르노코리아는 1645대로 최하위를 차지했다. 세 차종 모두 판매량이 1000대 미만이다. 하지만 XM3가 974대를 판매하면서 고무적인 성적표를 얻었다. 12월과 비교하면 38%나 오른 것이다. 새해를 맞이하며 XM3 하이브리드 가격을 최대 400만 원 낮추면서 만회에 나선 르노코리아의 전략이 긍정적으로 확인된 셈이다. 영업 일선에 따르면, 가격 인하 후 문의와 계약 건수 모두 의미있을 만큼 늘어난 것으로 전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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