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월 국내 완성차 업계는 전년대비 14.2% 감소한 12만3136대를 판매했다. 지난 10월(10만6424대)에 이어 11월에도 월 10만대를 넘겼지만, 차량용 반도체 수급난에 따른 생산 차질은 여전히 지속되고 있다.

차종별로 기아 스포티지가 무려 17년 만에 월별 베스트셀링카 1위 자리를 차지했다. 상대적으로 한국GM의 극심한 부진이 극명한 대조를 이뤘다.

현대차는 11월 한달간 내수 시장에서 5만315대를 판매했다. 이는 지난해 같은 달보다 16.8% 감소한 성적이다.

앞서 두 달 연속 월 4000대에 그쳤던 포터(7288대)가 세 달만에 월 7000대선을 회복했다. 다만, 기아 스포티지(7540대)에게 밀려 1위 자리 탈환에는 실패했다.

이어 그랜저 6918대, 아반떼 5441대, 쏘나타 5179대 등 세단 라인업이 브랜드 실적을 이끌었다. SUV는 팰리세이드 4503대를 필두로, 캐스퍼 3965대, 투싼 3861대 등이 선전했다. 주력 SUV인 싼타페는 2895대에 그치며, 20위권 밖으로 밀려났다.

기아는 지난달 내수 시장에서 전년대비 8.9% 감소한 4만6042대를 판매했다.

지난달 가장 많이 팔린 차량은 스포티지(7540대)다. 스포티지는 그랜저(6회), 포터 II(3회), 아반떼(1회) 등을 제치고, 기아에서 올해 처음으로 1위 자리에 올랐다. 월 판매량도 2015년 12월 9541대(4세대 QL) 이후 무려 71개월 만에 7000대를 돌파했다.

이어 봉고III 5916대, 쏘렌토 4903대, K5 4483대, K8 4417대 등이 11월 베스트셀링카 탑10에 자리했다. 이와 함께 카니발 3395대, 레이 3028대, 셀토스 3012대 등이 브랜드 실적을 뒷받침했다. 

K8은 하이브리드 모델이 1682대로, 전체 판매량의 38%를 차지했다. 이는 K5(하이브리드 1218대, 27.1%)보다 훨씬 더 높은 비중으로, SUV 시장에 이어 비즈니스 세단 시장에서도 친환경 바람이 강하게 불고 있다. 

이외 레이가 10월 3399대에 이어 두 달 연속 월 3000대를 달성하며 역주행의 아이콘으로 떠올랐다. 

제네시스 브랜드는 앞서 10월에 이어 11월에도 월 1만대를 넘겼다. 11월 판매량은 1만1756대로, 전년대비 22.9% 증가했다. 1~11월 누적 판매량은 12만3884대로, 올해 13만대 돌파가 확정적이다.
 
제네시스는 지난달 G80(3946대)과 GV70(3379대), GV80(3233대) 등이 나란히 월 3000대를 기록했다. 

지난달 전기차 GV60(406대)의 출고가 본격적으로 시작됐고, 이달 플래그십 세단 G90의 4세대 풀체인지 모델이 론칭됨에 따라 브랜드 실적은 국내 시장에서 새로운 도약을 노리고 있다.

다만, 앞서 예고했던 유럽 및 중국 시장의 진출은 난항을 겪고 있어 글로벌 브랜드 전략의 방향성에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쌍용차는 11월 한 달간 내수 시장에서 6277대를 판매했다. 

지난달 내수 판매량은 전년대비 32.3% 감소했다. 하지만 이는 올 들어 가장 높은 판매 실적으로, 앞서 10월 대비 91.4%나 급증한 모습이다.

렉스턴 스포츠(칸 포함)가 올해 월 최대 판매인 3159대를 기록하며, 지난달 브랜드 실적을 견인했다. 렉스턴 스포츠는 지난 10월(1670대)과 비교해 90%에 달하는 성장세를 보였다. 여전히 4000여대 이상 출고 대기 물량이 남아 있는 점도 긍정적이다.

이어 오랜만에 티볼리(에어 포함, 1847대)가 효자 노릇을 했다. 

쌍용차는 작년 12월 법정관리 신청 이후 반도체 및 일부 부품 수급에 어려움을 겪으며 공장 가동에 차질을 빚어왔다. 최근 주요 협력사를 중심으로 부품 공급이 원활해짐에 따라 생산 라인의 가동률이 빠르게 상승하는 모습이다.

쌍용차는 수출 물량을 포함해 1만대 이상 계약 물량이 쌓여있어 연말 특근 및 잔업이 이어지고 있다. 다만, 우선협상대상자인 에디슨모터스컨소시엄의 행보가 주춤함에 따라 회사 안팎으로 긴장감이 고조되고 있다.

르노삼성은 지난 11월 내수 시장에서 6129대를 판매했다. 이는 지난해 같은 달보다 15.0% 감소한 성적이다.

차종별로 QM6가 전년대비 2.8% 증가한 3748대를 기록하며 꾸준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QM6는 LPe 모델(2373대)이 전체 판매량의 63.3%를 차지하며 틈새 시장을 제대로 공략했다는 평가다. 신형 스포티지 LPi 모델 출시가 계획보다 더 늦춰짐에 따라 QM6의 LPG SUV 시장 독점은 한동안 지속될 전망이다. 

이와 함께 XM3(1645대)가 월 1000대선을 회복했다. 보다 합리적인 가격대를 앞세운 1.6 GTe 모델이 1070대를 달성하며 전체 판매의 65%를 차지했다. 르노삼성은 XM3가 지난달 유럽 수출 5만대를 돌파한 만큼, 연말에는 국내 물량 공급에 조금 더 신경쓰겠다는 입장이다.

지난달 한국GM은 전년대비 60.1% 감소한 2617대를 파는데 그쳤다. 지난 10월(2493대)보다 판매가 소폭 늘었지만, 국산차 꼴찌 자리를 벗어나지 못했다.

우선 주력인 스파크(1120대)와 트레일블레이저(628대)의 성적이 반토막 났다. 한때 경차 시장을 이끌던 스파크는 모닝·레이·캐스퍼 등에게 밀려 세그먼트 최하단에 위치한다. 트레일블레이저 역시 소형 SUV 시장에서 맥을 추지 못하고 있다. 또 다른 한 축인 말리부(326대)도 끝없는 부진이 이어지고 있다.

작년 11월보다 판매량이 늘어난 차종은 미국에서 수입하는 트래버스(318대)가 유일한 실정이다. 한국GM은 내년 쉐보레 타호와 GMC 시에라 등 수입 라인업을 한층 늘릴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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