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년 1월부터 6월까지 현대차, 기아차, 쌍용차, 한국GM, 르노삼성차, 제네시스 등 여섯개의 완성차 브랜드는 총 75만7003대를 판매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76만973대)에 비해 국산차 판매는 0.5% 줄었다. 판매는 소폭 감소했지만, 중요한 변화는 많았다. 올해 상반기 국산차 판매량을 토대로 중요한 자동차 트렌드와 키워드 등을 살펴보자.

# 국산차 점유율의 변화

올해 상반기에 가장 눈에 띈 변화는 국산차 브랜드의 순위 바뀜이었다. 여전히 현대차와 기아차는 확고한 선두그룹을 형성했다. 현대차는 올해 상반기 32만2474대를 판매했다. 점유율은 42.6%를 기록했다. 기아차는 26만7700대를 팔아, 35.3%의 점유율을 보였다. 둘이 합쳐 77.9%의 지분을 챙겼다. 제네시스까지 더해지면, 현대차그룹의 점유율은 80%를 넘는다.

한때 한국GM의 점유율이 10%까지 근접한 적도 있었지만, 올해 상반기에는 바닥으로 곤두박질쳤다. 군산공장 철수 등으로 큰 위기를 겪었고, 그 사이 쌍용차가 한국GM를 추월했다. 쌍용차는 상반기에 5만1505대를 팔아 6.8%의 점유율을 기록했다. 3위의 성적이다. 한국GM의 점유율은 5.6%, 르노삼성차는 5.4%의 점유율을 기록했다.

# 가장 많이 팔린 차 & 가장 적게 팔린 차

그랜저는 5만8468대가 판매되며, 상반기 베스트셀링카가 됐다. 작년에 이어 2년 연속 가장 많이 팔린 차가 됐다. 다만, 지난해에 비해 1만4천대 정도 판매는 줄었다. 여전히 고공행진을 이어가고 있지만, 그랜저보다 더 높게 나는 차가 나타나서다. 3월부터 본격적인 출시가 시작된 신형 싼타페는 그랜저의 판매를 넘어서며 국내 SUV 판매 기록을 전부 갈아치우고 있다.

프라이드는 단종되면서 올해 단 한대도 팔리지 않았다. 아슬란 역시 상반기 중에 단종되면서 총 20대만이 판매됐다. 국내 시장에 뒤늦게 소개된 ‘주행거리연장 전기차’ 볼트(Volt)는 제도의 그늘 속에서 제대로 된 보조금을 받지 못해 77대가 판매되는데 그쳤다. i40는 한달에 약 14대 꼴로 판매됐고, 카마로는 올해 상반기에 105대가 팔렸다.

# 뉴페이스의 성적표

올해 상반기에 출시된 신차 중에서 가장 좋은 성적은 거둔 모델은 단연 싼타페다. 싼타페는 ‘SUV 대세’라는 흐름 속에서 독보적인 자리를 차지했다. 출시되지마자 폭발적인 판매대수를 기록했다. 어렵지 않게 월 1만대 이상 판매되면서 가장 두드러졌다.

쌍용차가 1월에 출시한 렉스턴 스포츠도 돌풍의 핵이었다. 코란도 스포츠보다 판매 볼륨이 훨씬 증가했다. 생산하는 족족 판매되고 있으며, 월 4천대 가량씩 팔리고 있다. 렉스턴 스포츠의 인기 때문에 국산차 브랜드는 물론이고 수입차 브랜드까지 픽업트럭을 국내에 들여 올 움직임이 보이고 있다.

르노삼성차의 클리오는 다소 가격이 높다는 비판 속에서도 기대 이상의 성적을 거뒀다. 본격적인 판매가 시작된 첫달 756대가 팔렸고, 지난달에는 549대가 판매됐다. 큰 볼륨은 아니지만, 단숨에 엑센트를 넘어섰다. 한국GM도 5월 스파크 페이스리프트를 선보였고, 판매량이 눈에 띄게 증가했다.

모두가 웃은 것은 아니다. 쌍용차는 1월, 디자인이 달라진 코란도 투리스모를 선보였다. 하지만 판매는 늘지 않았다. 신차효과를 전혀 보지 못했다. 카니발과 스타렉스 등 다른 MPV가 승승장구하는 동안 제자리에 머물렀다.

# 세단의 나라에서 SUV의 나라로

한국은 세단의 나라였다. 자동차는 곧 세단이었다. 그런데 이제는 SUV의 판매 비중이 세단 못지 않게 됐다. 현대차도 승용 및 해치백·왜건의 판매와 SUV 및 MPV의 판매가 비슷해졌다. 기아차는 하반기 중으로 SUV 및 MPV의 판매가 승용차의 판매를 넘어설 것으로 예상된다.

세부적인 판매에서도 ‘큰 차’의 판매가 훨씬 높아졌다. 시장을 주름잡던 아반떼, 쏘나타의 판매보다 준대형 세그먼트인 그랜저의 판매가 압도적으로 높아졌다. SUV도 마찬가지다. B세그먼트 SUV의 큰 인기를 끌긴 했지만, 싼타페, 쏘렌토, 카니발 등의 판매가 가장 두드러졌다.

# 국내 생산과 해외 생산

올해 상반기에는 해외에서 수입하는 모델의 수가 크게 늘었다. 불과 몇년전만 해도 르노삼성차의 QM3가 유일했지만, 한국GM만 해도, 핵심 모델은 미국에서 수입해 판매하고 있다. 전기차 판매 1위를 기록 중인 쉐보레 볼트 EV도 미국에서 수입되고, 6월부터 본격적인 판매가 시작된 한국GM의 기대주 쉐보레 이쿼녹스도 전량 미국에서 수입된다. 한국GM은 향후 국내에 도입되는 대부분의 신차를 이처럼 미국에서 들여올 계획이다.

르노삼성차는 QM3를 수입·판매하면서 큰 성장을 거둔 브랜드다. 5월 출시된 클리오 역시 유럽에서 수입됐다. 르노삼성차는 앞으로도 독자적인 신차 개발보다는, 유럽에서 르노 판매되고 있는 모델을 수입·판매하는 것에 중점을 둘 것으로 예상된다.

# 반갑다, 하반기!

하반기에도 다양한 신차가 출시될 예정이다. 현대차는 ‘국민차’ 아반떼의 페이스리프트 모델을 내놓으며, 세단 판매를 높일 계획이다. 부산모터쇼에서 공개된 투싼 페이스리프트도 출시될 예정이고, 싼타페보다 큰 대형 SUV도 모습을 드러낼 전망이다. 또 제네시스는 새로운 디자인과 첨단 기술로 무장한 EQ900 페이스리프트를 선보일 예정이다.

기아차는 스포티지 페이스리프트로 SUV 라인업을 견고하게 세울 예정이다. 또 새로운 성격을 부여받은 신형 쏘울도 준비 중이다. 한국GM의 쉐보레 이쿼녹스는 하반기부터 본격적인 판매가 시작되며, 부산모터쇼에서 공개된 트래버스도 출격 준비 중이다. 또 여러 세단과 SUV가 상품성 개선을 앞두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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