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아 스팅어, 운전 느낌은 어떤가요"…알버트 비어만에게 묻다
  • 미국 디트로이트=김한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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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17.01.13 14:51
"기아 스팅어, 운전 느낌은 어떤가요"…알버트 비어만에게 묻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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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디트로이트에 위치한 러셀인더스트리얼센터는 겉보기에 좀 으스스했다. 1920년대 포드 등에 부품을 납품하던 거대 자동차 부품 공장으로 지어졌지만, 제대로 빛도 보지 못한 채 디트로이트와 함께 몰락한 건물이다. 7개 건물, 무려 20만 평방미터에 달하는 거대 빌딩이어서 그 자체로도 존재감이 대단하다. 건축물의 규모와 독특한 외관 덕에 전시 공간으로 거듭났으며, 디트로이트의 부활을 의미하는 공간이 되고 있기도 하다.

▲ 기아차 스팅어 (사진=미국 디트로이트 김민범 기자)

기아차가 이곳을 스팅어 신차 발표 현장으로 삼은 것은 결국 침체된 미국 경기의 회복을 의미하는 것으로 해석 할 수도 있겠다. 

이날 스팅어의 발표회에는 현대기아차 고성능 차량 개발 담당 알버트비어만, 디자인 총괄 피터슈라이어, 유럽 디자인센터장 그레고리 기욤 등 외국인 임원들이 참여했다. 기아차 이형근 부회장도 참석했다. 

아래는 알버트 비어만과의 인터뷰 내용

▲ 기아차 스팅어 (사진=미국 디트로이트 김민범 기자)

Q. 외관을 보니 멋진건 알겠는데 운전 감각은 어떤지요. 

기아차는 다양한 경험을 가진 회사잖아요. 중요한건 어떤 타겟 층을 갖고 차를 어떤 캐릭터로 만드냐는 것입니다. 저는 이 차가 특별히 GT에 맞춰졌다는게 명확하게 보입니다. 

스포티, 펀투드라이브(운전의 즐거움)라는 단어로 표현할 수 있습니다. 능력있는 수많은 엔지니어들이 좋은 협조를 통해 파워트레인, 디자이너, 스타일리스트 파워트레인 등이 훌륭한 전체 패키지를 만들어냈습니다. 그로 인해 우수한 핸들링은 물론, 편안한 승차감까지 함께 갖출 수 있었죠.

기아는 원래 펀투드라이브와 퍼포먼스가 매우 높은 수준에 올라선 회사입니다. 물론 상대적인 얘기지만 유럽 프리미엄브랜드들과 비교해 손색이 없다는 뜻입니다.

▲ 기아차 스팅어 (사진=미국 디트로이트 김민범 기자)

Q. 스포츠카, GT카, 세단, 등등 여러가지 분류가 있는데, 이 차는 대체 어떤 분류로 불러야 하나요?

진정으로 스팅어를 표현하는 단어는 그란투리스모(GT)입니다. 전통적으로 추구하는 GT카에 딱 들어맞죠. 먼거리를 가고, 스피드가 높고, 편안한 차. 그게 바로 스팅어의 모든 것을 표현합니다. 

긴 휠베이스, 슬릭한 에어로다이내믹… 긴 휠베이스 덕분에 편안하고 넉넉한 공간이 나오고, 몇시간이고 계속 운전하고도 그저 기름만 더 채우고 계속 더 주행할 수 있는 차라는거죠. 그래서 아주 재미있게 즐길 수 있습니다. 한국의 가다 서다 운전에도 말이죠 ^^

▲ 기아차 스팅어 (사진=미국 디트로이트 김민범 기자)

Q. 그러니까 스포츠카는 맞다는 건가요?

스포츠카를 어떻게 정의하는지에 따라 다르죠. 제 생각에는 ‘GT’가 스팅어를 표현하는 가장 좋은 방법이라고 생각합니다. 전형적인 그란투리스모예요. 

충분한 파워, 충분한 드라이빙 즐거움, 빠른 속도에서의 안정감, 또한 믿을만 하구요. 긴거리를 갈때는 믿을만한 차가 중요한데, 기아야 말로 가장 믿을 수 있는 차를 만드니까요.
 
Q. 현대차도 같은 플랫폼의 차 IK(코드명)를 내놓는데요. 그것과 비교하면 더 스포티한가요?

▲ 기아차 스팅어 (사진=미국 디트로이트 김민범 기자)

 

 

그건 제네시스 브랜드인데요. 죄송합니다만 오늘 언급할 수 없습니다.

Q. 기아차도 현대 제네시스 같은 별도 브랜드를 가져야 한다고 보시나요?

모르겠습니다. 제가 얘기할 입장은 아니예요. 제 개인적인 생각으로는 기아차의 스포티한 차종, 그리고 서브 브랜드인 ‘GT’라인 이들은 기아를 굉장히 높게 오르게 했어요. 그래서 개인적인 입장이지만 기아에 또 다른 브랜드까지 필요하진 않아요.

▲ 기아차 스팅어 (사진=미국 디트로이트 김민범 기자)

Q. GT는 편안함과 스포티함 중 어떤 쪽에 더 초점을 맞췄나요?

 

상위 모델인 GT 모델은 명확히 스포티 쪽입니다. 그립이 높고 스포티한 여름전용 타이어인 미쉐린 PS4를 끼웠구요. 물론 그럼에도 여전히 라이드앤컴포트가 꽤 좋지요. 

스팅어는 일반모델은 GT모델에 비하면 그렇게 스포티하지는 않습니다. 그러나 또한 정교하고 즐길 수 있는 핸들링에 아마 깜짝 놀랄겁니다. 4계절용 타이어를 끼웠는데도 말이죠. 

▲ 기아차 스팅어 (사진=미국 디트로이트 김민범 기자)

Q. 한국에서의 타이어 옵션은 여기와 똑같은가요?

한국도 같습니다. 일반 모델은 2.0리터 가솔린 터보인데 여기는 4계절용 타이어를 끼우지만 18인치와 19인치에 옵션으로 썸머 타이어가 들어갑니다. 

Q. 2열 헤드룸공간은 좀 제한적이던데

▲ 기아차 스팅어 (사진=미국 디트로이트 김민범 기자)

당연하지요. 좀전에 독일 저널리스트와 인터뷰했는데, 저보다 조금 작은 사람이었는데 운전석에서 좌석을 세팅하고 뒤로 가서 좌석에 앉아 보더니 머리 위로 손바닥 들어갈 공간이 있다고 했어요. 거의 대부분 독일차들은 그런 공간이 전혀 나오지 않는다면서 굉장히 기뻐하더라구요.

저 또한, 저는 키가 193센티미터인데도 딱 맞았어요. 물론 앞에 앉아서 운전하는게 훨씬 좋긴 합니다. ^^

아래는 피터슈라이어와의 인터뷰

▲ 기아차 스팅어 (사진=미국 디트로이트 김민범 기자)

Q. 처음 봤을때 이 컬러가 아주 특별해 보이는데요. 

스팅어를 선보이면 다들 그 얘기를 하더라구요. 

Q. 레드 컬러가 너무 잘 어울려요.

암요. 기아는 레드죠.

Q. 대체 어떤 과정을 거쳐서 만든건가요?

페인트 칠한거죠.(웃음) 사실 이건 복잡한 프로세스를 거쳐서 만드는 특별한 컬러입니다. 최고 경영진 디자인 품평회를 여러차례 했는데, 모든 임원들이 미소를 지으면서 이 차 디자인을 굉장히 좋아했어요. 그때 빨간색을 칠했는데, 임원들이 디자인 차이점은 기억 못해도 ‘그 빨간차’라고 기억하는 분들이 대부분이더라구요. 이 컬러가 양산화까지 된게 굉장히 기쁩니다. 

Q. 보는 각도에 따라 펄이 달리 보이는데, 어떤 프로세스로 만드는건가요?

▲ 기아차 스팅어 (사진=미국 디트로이트 김민범 기자)

굉장히 복잡한 프로세스지만 제가 어떻게 설명해야 할지는 잘 모르겠네요.

Q. 뒷좌석 머리공간이 그런대로 괜찮지만 부족한 면도 있던데요.

꽤 괜찮죠? 차체 높이를 낮춘 비율을 갖고 있지만 휠베이스가 굉장히 긴 차입니다. 덕분에 레그룸은 넉넉하고 머리 공간도 나쁘지 않은 차가 나온거죠. 사실 뭐 MPV는 아니잖아요. 공식적으로는 이 차가 쿠페 스타일이니까요. 

Q. 더 긴 휠베이스가 있다면 저절로 더 많은 머리 공간이 생긴다는건가요?

▲ 기아차 스팅어 (사진=미국 디트로이트 김민범 기자)

하이톱에서 H포인트(천장에서 엉덩이 지점)까지는 큰 변화가 없죠. 하지만 긴 휠베이스면 시트 등받이를 더 기울일 수 있어요. 짧으면 시트를 더 세워야 하니까. 그런 이유로 긴 휠베이스 차는 머리공간이 늘어납니다.

Q. 기아 GT에는 이 부분에 크롬이 더 길게 들어갔는데 삭제된 이유가 왜인지 궁금합니다.

왜 삭제하면 안되죠? (웃음) 콘셉트 모델에서 몇몇 부분은 양산 모델이 될 때 변화됩니다. 어떤 경우는 기술적인 문제로, 어떨때는 비용적으로, 또 어떨때는 디자인 그 자체가 바뀌어야 한다고 생각할 때도 있어요. 콘셉트에선 더 두껍고 길었지만 우리가 맞게 변화시켰다고 생각합니다.

Q. 윈도우 라인이 구형 K5와 비슷한데요.

이건 말하자면 우리 브랜드의 정체성이다. 기아만의 공통적인 이미지를 주기 위해 그렇게 했다. 

▲ 기아차 스팅어 (사진=미국 디트로이트 김민범 기자)

Q. 그런데 신형 K5는 전혀 다르지 않나. 이 차는 두번째가 아니라 첫번째 K5와 비슷하한데요. 왜 그런가요. 

음... 그게 핵심이 아닌것 같다.(웃음) 그러면 안되는 이유가 있나? BMW도 독특한 윈도우 라인을 갖고 있는걸 알것이다. 호프마이스터킥이라고 부르는것 말이죠. 아우디도 갖고 있고, 윈도우라인은 브랜드를 위해 필수적인 것입니다.  그래서 우리가 이렇게 통일성 있는 윈도우 라인을 만드는 것입니다. 이건 굉장히 독특합니다. 이런 윈도우 라인 그래픽을 만드는 회사는 어디도 없습니다.

Q. 말씀하신대로 윈도우라인이 굉장히 독특한데 이름이 있나요?
이름은 없죠. 하나 정해주세요. (웃음)

Q. 기아차도 이 차를 내놓으면서 현대차 제네시스 브랜드 처럼 자신만의 고급 브랜드를 만들기 위해 검토했던 것으로 아는데, 그러지 않았던 이유는 뭔가요.

난 새 브랜드가 필수적이라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 기아차 스팅어 (사진=미국 디트로이트 김민범 기자)

Q. 왜요? 기아차 브랜드면 충분하다는건가요?

기아는 강력한 브랜드입니다. 내게 기아는 터치스톤(시금석) 같은 브랜드입니다. 또한 기아는 좋은 평판을 갖고 있고…

Q. 미국이나 유럽에서 말이죠?

전세계 모두에서 말입니다. 환상적인 수준의 브랜드예요. 지난 10년을 보세요. 기아는 그 이름을 확고하게 다졌어요. 스팅어로 인해 그 브랜드 이미지는 더욱 굳건해질겁니다. 

▲ 기아차 스팅어 (사진=미국 디트로이트 김민범 기자)

Q. 그럼 뒤쪽으로 시선을 옮겨보죠. GT 뱃지가 스팅어라고 쓰여진 글씨보다 더 크게 보이는데, GT 브랜드를 차별화하고 강조하기 위해선가요?

그런 이유는 아니죠. 대신 스팅어는 더 길잖아요.

Q. 그러면 GT가 크게 쓰여진 이유는 뭔가요?

그건 전혀 생각 안해봤는데요. 아마 GT는 두글자라서 더 크게 보이는 효과가 있을겁니다. 만들어놓고 양쪽의 밸런스를 잘 살펴야해요. GT는 짧고 스팅어 긴 글씨니까 그런 저런 이유로 크기가 결정됩니다. 한번도 생각해보지 않아서 잘 모르겠네요. 

Q. 뒤쪽 끝이 마치 날개처럼 보이는데요.

이 끝 부분이 매우 중요합니다. 각도와 길이를 세밀하게 조정해서 스포일러처럼 와류가 생기는걸 막아줍니다. 이게 없다면 뒷부분에서 소용돌이가 생겨서 저항이 커지죠. 그런데 GT가 스팅어보다 커보이지 않는데요. 스팅어 글씨보다 작은것 같은데?

▲ 기아차 스팅어 (사진=미국 디트로이트 김민범 기자)

Q. 라이트 중앙이 연결돼 있어서 이 부분에도 라이트가 들어 올 수도 있겠다고 생각했는데요.

동그라미 두개가 보여주는 그래픽도 개성이 있고 좋아요. 기아차의 특징적인 그래픽이죠. 

Q. 어떤 이들은 테일램프가 다른 차와 비슷하다는 생각도 할 것 같아요. 이를테면 마세라티 같은 차.

뭐 마세라티 같다면 칭찬으로 받아들여야죠. (웃음)

2017 디트로이트 모터쇼 기아차 스팅어 화보 - 모터그래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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