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 양웅철 부회장이 세계자동차공학회 학술대회(FISITA 2016)에 끝내 모습을 나타내지 않았다. 양 부회장은 그간 바쁜 일정 속에서도 틈틈히 대회를 신경써왔지만, 최근 발생한 회사 내홍에 발목을 잡힌 것으로 전해졌다.

▲ 제36차 세계자동차공학 학술대회 및 전시회(FISITA 2016)에 참관한 현대차 부스 일부.

부산에서는 이달 26일부터 30일까지 ‘제36차 세계자동차공학 학술대회 및 전시회(FISITA 2016 World Automotive Congress 이하 FISITA 2016)’가 진행된다. 전 세계 각국의 자동차 전문가와 석학들이 모여 다양한 논문 발표와 토론을 펼치고, 차세대 신기술을 소개한다. 국내에서는 지난 2000년 서울 대회 이후 무려 16년 만에 두 번째 대회를 개최하게 됐다. 올해 국내외 참석자는 1500명 내외로 집계되며, 1000명의 심사위원을 거쳐 발표된 논문만 400여편에 이른다.

현대차 양웅철 부회장은 FISITA 2016 대회장을 맡으며, 성공적인 개최를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인 것으로 알려졌다. 양 부회장뿐 아니라 현대차 권문식 부회장이 행사 주최인 한국자동차공학회(KSAE) 회장직을 맡고 있는 만큼 현대차그룹 연구개발 조직이 그 어느 때보다 더 적극적이고 주도적으로 대회를 준비했다.

▲ 현대차 양웅철 부회장을 대신해 현대차 지요한 수석연구위원이 FISITA 2016 기조연설에 나섰다.

그러나 27일 개회식과 함께 예정된 양웅철 부회장의 기조연설이 무산됐다. 권문식 부회장도 자리를 비웠다. 현대차 지요한 수석연구위원이 기조연설에 나섰지만, 둘의 빈자리를 채울 수는 없었다. 현대차측 관계자들은 “회사 내 갑작스럽게 생긴 중요한 회의로 인해 개회식에 참석하지 못했다”고 전했다. 

개회식에는 두 부회장뿐 아니라 행사 참석이 예정된 다른 고위 임원도 불참했다. 당일 현대차가 마련한 별도 포럼에도 일부 발표자가 교체됐다. 현장 관계자들도 정확한 불참 배경에 대해 알지 못했다.

이와 관련해 현대차 한 관계자는 “(연구개발 고위 임원들의 불참은) 최근 회사 내부적으로 발생한 여러 품질 이슈 때문인 것 같다”고 조심스럽게 말을 전했다. 현대차그룹은 최근 내부고발로 리콜 은폐 및 기술 결함 의혹이 제기됐다. 여기에 쏘렌토 엔진오일 이슈 등 각종 품질 문제가 연이어 터졌다.

▲ 2016 파리모터쇼에서 르노 부스를 둘러보는 현대차 양웅철 부회장(가운데)

현대차그룹 연구개발을 총괄하는 양웅철 부회장은 지난 2012년 미국에서 연비과장 사태가 발생하자, 본인 명의로 사과문을 발표하고 사태 수습에 나섰다. 연구개발본부장인 권문식 부회장도 2013년 국내외 시장에서 연이어 발생한 제품 결함 및 리콜로 자리를 잠시 떠난 적이 있다. 

한편, 권문식 부회장은 개회식 다음날인 28일 부산 벡스코를 방문한 것으로 알려졌다. 양웅철 부회장은 2016 파리모터쇼 참관 일정으로 프랑스로 떠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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