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그룹이 금융계열사를 통한 MMT(Money Market Trust) 상품 투자를 지속적으로 확대하고 있다. 이번 투자 결정에 대해 회사는 '수익성 제고'란 공식 입장을 밝혔지만, 일각에서는 또 다른 배경을 의심하고 나섰다.

현대자동차가 HMC투자증권으로부터 500억원 규모의 MMT 상품을 매수했다고 22일 공시했다. 현대차는 앞서 이달 10일에도 800억원 상당의 MMT를 거래하는 등 그룹 계열사인 HMC투자증권으로부터 올해 1조3000억원에 달하는 MMT 상품을 사들였다.
특정금전신탁 상품 중 하나인 MMT는 일반 (요구불)예금처럼 입출금이 자유롭고 시장실세금리 이상을 보장하기 때문에 마땅한 투자처가 없는 여유자금의 유입이 잦다. 저금리 시대에 보다 높은 수익성을 확보하기 위한 단기 투자처로 각광받고 있다.
현대차 1조3000억원, 현대모비스 5400억원, 기아차 5000억원 등 현대차그룹 핵심 계열사 3곳이 올해 HMC증권를 통해 매수한 MMT 상품은 2조3400억원이다. 더군다나 이들이 작년 한 해 HMC증권에서 사들인 MMT 규모는 4조5100억원(현대차 2조5900억원, 현대모비스 9700억원, 기아차 9500억원)에 달한다.
MMT 상품 투자 배경에 대해 현대차를 비롯한 각 사 IR 관계자들은 "안정적인 자금 운용 및 수익성 제고를 위함"이라고 밝혔다. 공시된 내용 역시 마찬가지다.

그러나 업계 일각에서는 현대차그룹의 행보를 두고 '특정 계열사 지원' 혹은 '경영 승계를 위한 자금 운용의 일부'와 같은 의혹을 제기했다. MMT 상품의 경우 투자자가 증권사에게 자금 운용 방식이나 투자 대상 등을 지시할 수 있기 때문이다. 더욱이 거래 대상이 그룹 금융계열사에 집중된 점도 의혹을 높였다.
현대차그룹은 최근 수년간 MMT 투자 규모를 꾸준히 확대해왔다. 업계 일부 관계자들은 '현대차그룹이 풍부한 현금 유동성을 바탕으로 금융수익 외 또 다른 목적을 추구하고 있다'며 의혹의 시선을 보냈다. 현대차그룹 주요 계열사의 금융 투자 행보에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